1분기 실적 따라 차별화 전망…각국의 정책 수혜주 찾아야

지수가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라
2015년 글로벌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훈풍은 점차 열풍으로 바뀌어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훈풍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 열풍의 흐름에 소외되지 않고 투자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1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채권 가격 강세, 주식 가격 강세’다. 채권 투자자도 큰 수익을 얻었고 주식 투자자도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의미다. 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일까. 글로벌 각 국가들이 2008년 이후 지속돼 온 경기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 따라 하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정책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이것도 모자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3차에 걸쳐 양적 완화를 단행했다. 양적 완화를 단행한 지 7년째를 맞은 미국은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됐고 고용과 소비도 회복되고 있다. 양적 완화를 멈춘 미국은 이제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금융 위기 이후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각 국가들이 미국 따라하기에 나섰다. 장기 침체를 보여 온 일본은 2012년 말 정권을 잡은 아베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제한 금융 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유럽중앙은행도 유럽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1월 1조 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를 발표했고 3월부터 국채 매입이 시작됐다. 중국 인민은행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월 말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3번째다. 한국도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격적으로 정책 금리를 인하했다.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세
글로벌 각국의 정책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채권 가격이 상승했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절대적으로 낮아진 금리 수준으로 주식 배당수익률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채권 가격도 오르고 주가도 오르는 유동성 장세, 이것이 1분기에 나타난 훈풍의 원인이다. 1분기 글로벌 증시에 나타난 첫째 특징은 환율의 향방에 따라 국가별로 주가 상승 폭이 엇갈렸다. 미국은 달러 강세로 주가상승 폭이 미미했던 반면 통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된 유로존은 높은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환율 약세 폭이 미미했던 일본과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한 자릿수의 상승세에 그쳤다. 중국 위안화는 강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증시 살리기 정책(증시 개방, 일대일로 정책, 국영기업 개혁 등)과 가계 자산의 증시 유입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둘째 특징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였다. 대형주들은 성장 정체와 이익 둔화로 주가 상승률이 낮았던 반면 중소형주들은 독자적인 수익 모델로 매출 성장과 이익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낮은 금리와 높은 유동성으로 중소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줄어들고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위험 선호형 투자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우보다 나스닥, 홍콩H보다 선전, 거래소보다 코스닥의 주가 상승률이 월등히 높게 나타난 것이 이의 방증이다.

글로벌 증시가 단기에 급등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지수 상승에 부담스러운 국면에 이르렀다. 2분기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가능할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어떤 투자 전략을 짜야 할지,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본다.

체크포인트 1 기업 실적 : 2분기 중에 핵심 모멘텀은 1분기 기업 실적 발표다. 삼성전자·알코아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실적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1분기가 유동성에 의한 지수 상승이었다면 2분기는 실적에 따른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수 상승 장에는 인덱스 투자가 유리한 전략인 반면 실적 및 종목 차별화 정세에는 종목 투자가 바람직한 투자 전략이다. 2005년에 나타난 해외 주식 투자 붐은 해외 펀드 투자였다면 10년 만에 재개된 해외투자는 직접 주식 투자로 바뀌었다. 2분기 주식시장에 가장 적합한 투자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지수에 투자하지 말고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이 2분기 전략이다.

체크포인트 2 유동성 : 글로벌 유동성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1분기에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윈-윈하는 국면이었다. 2분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기를 살리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1분기와 같은 유동성 장세의 연장선상에서 금융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채권 금리 수준이 역사적 저점에 있어 하락률 체감의 법칙 상황에 있다. 또 주가가 많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편이다. 또한 저금리로 배당수익률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져 주식시장으로 더 많은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가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라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금리 인상 시점이 유동성의 변동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일시적인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주식과 채권에서 일시에 자금이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만하게 개선되는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 시점이 9월께 이뤄질 전망이어서 2분기는 유동성 잔치를 더 즐겨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채권보다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라’는 것이 전략이다.

체크포인트 3 환율 : 각국 환율의 방향성도 주목해야 한다. 1분기는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로 유럽 기업들이 환율의 수혜를 본 반면 미국의 기업들은 해외 진출 기업들의 송금 및 평가익 감소로 실적 둔화를 경험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국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국가가 유리한 상황이다.

2분기에는 달러 강세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분기 단기적으로 달러 환율이 빠른 강세를 보였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 미진한 경제지표, 미국 금리 인상 시점 지연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달러 환율은 약세를 보이면 쉬어 갈 공산이 커 보인다. 지역별로는 미국, 실물 투자는 달러 약세 국면에서 유리한 원자재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리하다.

체크포인트 4 정부 정책 : 각국 정부의 정책은 투자 업종 선택의 핵심이다. 글로벌 성장 동력은 헬스 케어 산업과 소비재 산업이다. 각국 정부가 금리를 낮춰 경제 살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 정책의 수혜가 어디로 돌아 갈 것인지 생각해 보자. 금리를 낮춰 개인의 소비 여력을 높여 주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 고용을 늘리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소비 증가를 통한 경기 회복이 수순이므로 소비재(여행·항공·온라인쇼핑·광고·엔터테인먼트·자동차·IT기기 등) 업종에서 투자 종목을 찾는 게 유리한 전략이 될 것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베이비붐 세대가 늙어 가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올해 무디스는 대다수의 선진국들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7% 이상이 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오와 헬스 케어 산업의 성장은 자명한 사실이다. 과거와 다른 점은 지속적인 투자와 임상 진행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다. 또한 치료 시장에서 예방 시장으로 의료의 질이 바뀌면서 바이오 헬스 케어 산업의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정부의 정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다. 일대일로 계획 실행에서 인프라 연결이 우선순위로 정해져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기업들이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어 중국 인프라 및 건설 장비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이 예상된다.


오성진 써치엠글로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