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700개 생활 서비스 선보여…구글도 검색과 연동 채비

방수·방역·배관·전기수리·정원관리 등 지역 홈서비스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전쟁터가 될 조짐이다. IT에서 한참 벗어나 있던 이들 지역 소상공 서비스들이 검색 등과 묶이며 가치 사슬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젠 이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IT 기업의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
물론 IT 기업들이 홈서비스를 직접 운영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들은 기술적 매개 역할만 한다. 타깃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 수단을 제공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 관리 프로그램을 서비스한다. 발생하는 거래에 수수료를 물리며 수익을 확장하는 형태다.
먼저 돛을 올린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이미 뛰어들었다. 지난 3월 31일 출범된 아마존 홈서비스는 개시 초부터 모두 700개의 홈서비스를 상품 목록에 올려 뒀다. 지역 코드(zipcode)를 입력하고 원하는 출장 일시를 선택한 뒤 결제하면 절차가 완료된다.
구글도 준비 중이다. 구글은 조만간 지역 홈서비스를 구글 검색과 연동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구글은 애드워즈와 같은 광고 형태로 지역 홈서비스를 소개해 왔다. 일종의 광고 상품 형태로만 제공해 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의 모습을 갖추게 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영역은 다르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이나 자동차 수리와 같은 홈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배달의 민족·카닥이 주요 사업자로 꼽힌다. 이러한 홈서비스 상품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과거 지역별 업종편 전화번호를 대신할 모바일 서비스가 등장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지역 홈서비스는 온라인 쇼핑의 확장판이다. 아마존이 선수를 치고 나가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워 보인다. 세상의 모든 상품을 온라인에 진열하려는 아마존의 행보와도 어울린다. 물리적 상품에 머무르지 않고 인적 서비스도 상품의 카테고리로 포함해 수익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도 빠르게 도입될 개연성이 높다. 수요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겐 호재다. 위치 타기팅 기술력을 갖춘 포털이나 스타트업이 지역 홈서비스와 손잡게 된다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속적인 광고비 지출도 일정 정도 절감할 수 있다.
문제는 수수료다. 이미 배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서 드러났듯이 높은 수수료율은 오히려 자영업자들의 목을 조일 수 있다. 생태계를 확장하는 관점에서 합리적 수준으로만 책정된다면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내 서비스산업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도 서서히 기술의 울타리 속에 편입되고 있다.
이성규 블로터닷넷 매거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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