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강성부 외 지음┃한국경제매거진┃660쪽┃3만7000원

기업의 지배 구조(Corporate Governance)는 기업집단을 이해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며 반드시 알아야 할 주제다. 기업의 지배 구조가 곧 기업의 의사 결정 구조이기 때문이다.

저자인 강성부 LK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얼마 전까지 신한금융투자의 채권 부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국내 기업의 지배 구조 연구에 천착해 왔다.

이 책은 한국의 100대 기업집단과 함께 글로벌 200대 기업집단의 지배 구조를 다뤘다. 한국과 글로벌 기업의 지배 구조를 총망라한 것은 최초의 시도다.

한국은 이제 저금리·저성장에 들어섰다. 그럴수록 주식이든 채권이든 해외투자는 늘어갈 수밖에 없다. 국내에 먹을거리가 없으면 해외에서라도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 국내 기업이 배당과 이자를 안 주면 해외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불고 있는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선강퉁(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일본·미국 등 선진국 주식, 해외 채권 투자 열풍은 한순간에 끝날 바람이 아니다. 그런데 해외투자에서 가장 힘든 것은 바로 정보의 비대칭이다. 환율도 문제지지만 한국 기업과 해외 기업이 ‘어떻게 무엇이 다른지’ 비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는 ‘지배 구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국내외 기업집단의 역사, 재무 상태, 사업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도한 자료다.

‘기업집단을 가장 빨리, 가장 정확하게, 가장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시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지배 구조 연구다.

한국의 대기업집단은 현재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후진국에서 가장 빨리 선진국의 문턱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지배 구조가 자리 잡는 부작용을 낳았다. 순환 출자나 일감 몰아주기 등이 대표적인 폐해다. 게다가 경영권이 2~4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영권 유지는 더욱 어렵게 됐다. 상속세만 해도 50%에 달하니 대주주의 지분과 영향력은 기업의 역사가 오래될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일본·독일 기업들의 변신과 중국 기업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경영 능력에 대한 입증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기업이 처한 다양한 고민거리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지배 구조와 사업 구조의 개편이다. 지배 구조를 바꿔 대주주 일가와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같아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 사업 구조를 구경제에서 미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해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종우의 독서노트
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나와 세계 잇는 지식의 다리


채사장 지음┃한빛비즈┃376쪽┃1만6000원

지적 대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할까. 석사? 아니면 박사 수준? 고등학교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때 배우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체계화해 온 것들이다. 이후 축적 과정이 얼마나 부실한지에 관해서는 입시가 끝난 후 국사책을 펴 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천문학이나 물리학 지식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보면 고등학교 때 배운 것만 잘 기억하고 있어도 어디 가서 교양 없다는 얘기를 듣지는 않을 것 같다.

지적 대화를 위해 필요한 지식이란 무엇일까. 지금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세계를 이해하게 되면 거기에 존재하는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 지식이 더 깊어지게 된다.

경제를 예로 들어 보자.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시작되던 시기에 발생한 초기 자본주의는 시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기본 철학으로 하고 있었다. 시장이 뛰어난 자기 조절 능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을 정도였다. 자유시장에 대한 맹신은 대공황이란 실패를 겪으면서 사라졌다. 그 결과 나온 게 정부가 강력히 개입해 시장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수정자본주의였다.

하지만 20세기 후반을 지나면서 이번에는 반대로 정부의 개입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 개입의 대표 주자였던 소련이 붕괴됐기 때문인데, 시장의 자유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대세를 이뤘다. 신자유주의다. 이런 경제 흐름을 그릴 줄 알면 세상에 대한 이해는 얼추 완성되는 셈이 된다. 그다음은 지식을 대하는 개인의 문제로 바뀌게 되는데, 경제구조에 순응하든지 아니면 저항하든지 택해 자기 역할을 정하게 된다.

책은 세상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단순화라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다 보니 지식이 한쪽에 편중되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

책이 만들어진 목적이 세세한 지식보다 이미 알고 있는 걸 체계화하는 데 있는 만큼 부딪칠 수밖에 없는 한계다. 그래서 보다 수준 높은 지적 대화를 위해서는 책에서 얻은 방법론을 이용해 세부적인 부분을 보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식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박사처럼 깊은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문이라면 모르지만 보통은 깊은 지식보다 체계화된 지식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minvestib.com



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왜 우리는 정부에게 배신당할까?

1년 전 4월 한국 사회에 큰 슬픔을 안긴 세월호 참사는 전 국민에게 정부의 역할, 국가의 역할에 깊은 의문을 품게 한 사건이었다. 한국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원로인 이정전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이 이처럼 국민의 요구에 정부와 정치권이 번번이 실망을 안기게 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살폈다. 국민의 의사를 완벽하게 수렴할 수 없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맹점을 짚어보고 정부와 정치권이 힘 있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게 되는 원인을 관료의 행태와 지대 추구 행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정전 지음┃반비┃398쪽┃1만8000원



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나는 어떻게 1등 브랜드를 만들었는가

김웅화 루마썬팅 대표가 후발 주자로 필름 업체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전쟁 끝에 급기야 업계 1위를 하고 1등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마케팅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19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던 그가 규모가 1억 원이나 되는 정부 회의실 내 가전제품 입찰 건에서 1원을 써내 입찰 받은 이야기 등을 통해 시대를 앞선 발상과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 등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달한다.

김우화 지음┃클라우드나인┃244쪽┃1만5000원



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필요한 사람인가

발타자르 그라시안,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장 드 라 브뤼예르 등 17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세 명의 지식인은 현대 자기 계발의 시초로 불린다. 이들은 모두 내일의 안녕을 기약할 수 없는 암흑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는 게 인간다운 것인지를 끝없이 고민하며 인간의 위선과 허영, 이기심 등을 특유의 직관과 통찰로 예리하게 포착해 냈다. 책은 세 현자가 남긴 잠언 가운데 핵심적인 내용만을 추려 틀로 삼고 다양한 에피소드에 동서양의 역사와 철학·심리학·경제학·경영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외 지음┃위즈덤하우스┃280쪽┃1만3000원
기업집단 역사·재무·사업 구조 ‘한눈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