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끌고 정부가 밀고…투자 매력 더 높아져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박석현 애널리스트 등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이 함께 펴낸 ‘배당 투자 시대, 산업별 유망주 20선’을 선정했다. 최근 저금리로 배당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런 트렌드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구조적 변화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배당 투자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시중금리 하락이 지속되면서 전통적인 은행 금융 상품의 투자 매력이 감소했다. 둘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고 국내 기업의 배당정책이 강화되면서 배당수익률과 시중금리와의 수익률 역전 가능성이 생겼다. 셋째, 중위험·중수익 투자 스타일이 확산되면서 배당 펀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중·장기 핵심 정책으로 정부가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대표적 중위험·중수익 상품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와 총수신 금리(잔액 기준)는 각각 2.02%와 1.83%를 기록하며 역사적 저점 경신을 지속했다.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25bp(1bp=0.01% 포인트) 인하해 기준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하락(1.75%)한 것을 감안할 때 시중금리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반면 올해 국내 증시의 배당수익률은 1.5%로 예상된다. 절대적 수익률 측면에선 매력적이지 않다. 하지만 방향성은 올라가고 있다. 시중금리와 반대다. 점차 올라가고 있는 배당수익률과 중·장기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시중금리를 고려하면 향후 수익률 역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내 증시의 배당수익률이 상승한 이유는 지난해 국내 기업의 배당정책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정부의 정책에 따른 게 크지만 그렇다고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투자 수요가 추세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유보금의 효과적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중심으로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투자자들의 스타일 변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배당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기본적으로 자본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시적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다. 이에 따라 중위험·중수익의 투자 스타일을 대변하는 배당 펀드 수요 확대가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정부 경제팀이 출범과 함께 내수 활성화를 위한 가계소득 증대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를 위한 기업의 배당 확대 유도 정책을 내놓았다.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 초점을 기업 성장에서 직접적인 가계소득 증대로 바꿨다는 점은 획기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기업의 배당성향은 1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주요 20개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선진국(42.5%) 및 신흥국(34.3)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배당 확대를 위한 중·장기적 정부 정책 기조는 국내 증시의 배당성향을 점차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배당 인색하던 대기업도 변화 중
그러면 업종별로 배당주를 찾아보자. 2014년 정부의 배당 장려 정책으로 은행주의 배당성향이 2013년 15%에서 2014년 20% 이상으로 상향됐다. 은행은 자본 적정성이 양호한 편이고 ROE 개선의 필요성 등으로 배당성향을 20% 이상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중 우리은행은 주가순자산배율(PBR) 0.4배에 불과하고 배당수익률은 4%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는 증시 활황으로 이익 증가세가 예상된다. 보험은 금리 하락의 부담을 사업비율과 손해율 개선으로 만회하며 이익 안정성을 유지 중이다. 향후 금리 하락세가 마무리되면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 중 부국·한양·신영증권 등 중소형 증권주는 예상 배당수익률이 4%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2015년 예상 배당수익률이 3.5% 수준이다.
정유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세가 안정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형주 중에서는 S-오일과 SK이노베이션의 배당금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쉘석유와 미창석유 등 윤활유 업체 역시 2015년 호실적이 예상된다.

음식료업의 특징은 이익이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KT&G는 외국인 지분이 많아 배당성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시장점유율이 더 확대되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전망이다.
통신 서비스업에서는 SK텔레콤을 주목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정통적인 고배당주다. SK텔레콤은 2015년 마케팅 비용 통제와 가입자당 이익이 늘어나며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유틸리티 업종은 한전KPS가 핵심이다. 한전KPS는 분당 사옥의 매각 차익 대부분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에서 주목할 곳은 현대차와 S&T모티브다. 현대차는 중간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최근 들어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 이익 환원 정책에 적극적이다. S&T모티브는 친환경차와 방산 부문에서 이익이 꾸준히 개선되는 중이고 배당성향도 높은 곳이다. 기계 및 조선업에선 서전기전과 두산중공업을 주목해야 한다. 서전기전은 현재 주가가 지나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 또 배당성향도 높아 배당주로서 매력적이다. 두산중공업은 화력발전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주율을 기록하고 있고 배당성향도 높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에선 삼성전자·대덕전자·대덕GDS를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주 이익 환원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고 대덕전자와 대덕GDS는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매력적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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