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부자들은 대부분이 기업을 경영하거나 주식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다. 월급을 열심히 모아 부자가 된 사람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크건 작건 주식에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당장 주식을 사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1985년 뉴욕대 회계학과 졸업. KPMG 회계사. 라자드에셋 매니지먼트 매니징 디렉터.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현).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철학을 ‘주식 투자 문화(equity culture)’라고 한다. 한국의 주식 투자 문화는 어떨까. 낙제 수준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지 1년 3개월이 지난 가운데 그동안 만났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주식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메리츠자산운용의 직원들조차 메리츠코리아펀드에 가입하지 않고 퇴직연금은 하나같이 확정급여(DB)형으로 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소위 주식 투자 전문가라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고객들에게 주식이나 펀드를 권유하면서 막상 본인들은 투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메리츠자산운용뿐만이 아니다. 필자가 만난 증권회사 직원들이나 주식 전문 기자들도 주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또한 노후에 대한 대책이 막연한 것은 물론 본인들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모르고 있는 이가 허다했다. 방송국 프로그램에서도 부모가 자식이나 며느리에게 주식은 절대 하는 게 아니라는 대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주식 투자는 해도 좋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다. 무조건 해야 한다. 자본주의에서는 노동뿐만 아니라 자본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부자들은 대부분이 기업을 경영하거나 주식을 많이 소유한 사람들이다. 월급을 열심히 모아 부자가 된 사람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크건 작건 주식에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부자가 되는 것 이외에도 주식에 투자하면 좋은 점들이 너무도 많다.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주식처럼 좋은 교육이 없다고 생각한다. 주식을 통해 많은 세계 사람들의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중국을 배우려면 학교에서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그 나라 주식을 사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식은 그 나라의 정치·경제·문화가 주식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저절로 공부가 된다. 회사의 직원들도 임금 협상이 중요하지만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임금이 오르는 속도보다 자본의 이익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퇴직연금도 당연히 확정기여(DC)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신의 노후를 회사나 국가에 기대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다.

필자는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낙관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도박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기회가 많다. 남들이 주식을 외면할 때 주식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처럼 단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면 실패한다. 주식은 여윳돈이 생길 때 그리고 수입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매스컴에 소개되는 전문가처럼 단기 투자로 유혹하는 사람들의 말은 믿지 않는 게 좋다. 그 사람들은 실제로는 가난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를 도박처럼 했기 때문이다. 현재 필자를 포함해 모든 메리츠자산운용 직원들은 퇴직연금을 전원 DC형으로 전환했다. 또한 월급의 일정 부분을 꾸준하게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부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벌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