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하이스코 완전 합병…조강 능력 3000만 톤 육박

‘글로벌 톱 10 철강사’ 꿈 이룬 정몽구
현대제철이 계열사인 현대하이스코와 완전 합병을 결정하며 ‘쇳물에서 완성차까지’를 꿈꾸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쇳물부터 완성차까지.’ 정몽구(77)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제철은 4월 8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하이스코 합병안을 의결하고 5월 28일 주주총회를 거쳐 7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은 원래 현대제철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 강판을 만들면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해 자동차용 냉연 강판을 제조하는 이원 체제였다. 현대제철은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사업부문을 합병하면서 쇳물부터 열연·냉연 강판으로 이어지는 생산공정을 일원화했다. 이후 1년 6개월 만에 남은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와 강관 사업부문을 모두 끌어안은 것이다.


정몽구식 성장 전략의 성과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명실상부한 철강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 일관 제철소로 거듭난 것은 물론 ‘글로벌 톱 10’ 철강 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두 회사의 합병 후 자산 규모는 31조 원, 매출은 20조 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고로 부문과 전기로 부문, 특수강 생산능력을 모두 더한 조강 생산능력은 3000만 톤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은 정 회장에게도 의미가 깊다. 현대제철이 글로벌 종합 제철소로 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정몽구식 현대차 성장 전략’이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평소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소재의 품질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정 회장은 1996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할 때부터 제철 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실제로 정 회장은 그동안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를 통해 현대제철의 몸집을 키우는 데 주력해 왔다.

사실 현대제철은 2004년 정 회장이 경영을 잡고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인수하기 전까지만 해도 규모가 왜소했다.

2013년 현대하이스코 냉연 사업부문을 합병함으로써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을 다진 현대제철은 2014년 자동차 부품 소재 전문 기업인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며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올해 초에는 단조 제품 전문 업체인 SPP율촌에너지를 약 1100억 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해외 영업까지 확대하며 현대차그룹의 소재 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9개국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공장 인근에 자동차 강판을 가공하는 13개 SSC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강판 기술과 품질 관리능력을 강화하고 해외 수요 변화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