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남자들의 로망·90년대 간절 보이스 ‘플라워’ 고유진, 파리넬리로 변신!
‘널 사랑해 눈을 감아도~ 단 한번만 볼 수 있다면~’(플라워/Endless) 데뷔 16년차임에도 불구하고 플라워 노래가 흘러나오면 남자들의 떼창은 기본이다. 2000년대 초반 학창시절을 보낸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노래방에서 목청껏 부르짖었던 플라워의 노래에는 고유진만의 독특한 매력이 담겨져 있다. 특유의 바이브레이션과 깊은 보이스로 여심보다 남심을 흔들었던 플라워의 고유진이 뮤지컬 배우로서 다시 한 번 대중 앞에 선다.

-올해 1월 뮤지컬 ‘파리넬리’ 초연 이후 앙코르 공연에도 참여하게 됐다. 뮤지컬 배우로 전향하는 건가?
그런 건 아니지만, 뮤지컬의 매력에 푹 빠지긴 했다. 지난 1월에 초연할 때 반응이 좋아서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초연보다 이번 앙코르 공연이 더 떨린다. 기분 좋은 흥분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이번에 맡은 캐릭터와 공연을 소개해 달라.
18세기 유럽 무대를 풍미했던 까를로 브로스키라는 한 카스트라토(소년의 목소리를 유지하는 남자 가수)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에서 까를로 브로스키 파리넬리 역을 맡았다. 화려한 삶을 살았지만, 한편으론 불행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카스트라토였던 파리넬리의 비극적인 삶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나?
파리넬리가 어떻게 보면 내 삶과 비슷한 점이 많다. 16년 가수 활동을 하면서 화려한 조명 속의 삶을 살았지만 그 뒤에는 공허함과 적막함이었다. 음악적으로 타고난 부분도 비슷하고 그 안에서의 부담감 또한 있었기에, 파리넬리의 연기를 하면서 비슷한 부분을 느꼈고 또 찾으려고 애쓰기도 했다.


“파리넬리의 화려함 속 적막한 삶이 16년 가수 생활을 한 나와 닮아 있다”


-플라워 데뷔 앨범 타이틀곡이었던 ‘눈물’의 도입부에 헨델의 ‘울게 하소서’가 나오지 않나. 예전에 모창도 많이 했었는데, 그게 이번 작품 캐스팅과 연관이 있나?
큰 영향을 미쳤다. 공연 제작 측에서도 이번 공연에서 카스트라토를 표현해야 하는데, 국내 배우들 중에서 이 소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를 찾기 힘들었다고 들었다. ‘눈물’의 도입부인 ‘울게 하소서’를 당시에 직접 녹음했기 때문에 그걸 들려줬더니 바로 계약하자고 하더라. 사실 이번 공연에 파리넬리 역이 전문 카운트테너가 아닌 이상 소화하기 힘든 음역대다.

-파리넬리 역을 루이스초이와 더블 캐스팅인데, 각자의 장점을 꼽는다면?
일단 루이스 초이는 소프라노 음역대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카운트테너다. 그리고 공연 장면에서의 퀄리티는 굉장하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파리넬리로 부각되지 않나 싶다. 어릴 적에 성악을 했기 때문에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매력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황에 맞게 목소리를 변할 수 있는 팔색조의 매력을 기대하셔도 좋다.

-뮤지컬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2012년도에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이하 모차르트)’이 시작이었다. 그전에 몇 번의 제의는 들어왔다. 관심은 있었지만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감히 도전할 생각도 못했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플라워 활동도 많았기 때문에 연습량이 많은 뮤지컬에 도전을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모차르트’ 작품이 들어왔는데 욕심이 나더라.

-그 이후에 어떤 작품을 했나?
‘모차르트’ 이후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와 고(故)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사랑해 톤즈’, 그리고 ‘파리넬리’다.

-연기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던 게 사실인데,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가 재미있다’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이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극 중 카운트테너로서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데, 목 관리는 어떻게 하나?
카운트테너의 발성을 장기공연에서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다. 진성 발성법은 힘으로 밀어붙이면 되지만, 가성은 조금이라도 목 컨디션이 안 좋으면 소리가 안 나온다. 소리의 폭도 워낙 좁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루이스 초이도 관리 때문에 10년 이상 성직자와 같은 삶을 살았다고 들었다.(웃음)

공연이 있을 땐 금주, 금연을 하고 목에 좋은 음식을 많이 섭취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물을 많이 먹고 푹 자는 거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숙면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가수가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는 걸 워낙 좋아했다. 또 주위에서 잘한다고 하니까 가수가 되고 싶더라. 요즘에야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가수가 되는 길이 많이 있지만, 당시만 해도 대학가요제나 강변가요제 뿐이었다. 막연히 가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가수 준비를 하던 친구 따라 놀러 간 기획사에서 발탁이 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노래를 하다가 우연치 않게 지금의 멤버 형들을 만나 플라워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최근 90년대 음악과 스타들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는데, 감회가 남다르겠다.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 무한도전 ‘토토가’를 나중에서야 봤는데, 정말 난리가 아니더라. 학창시절에 즐겨 들었던 노래들을 추억할 수 있게 장을 마련해준 것이 굉장히 반가웠다. 예전 음악을 들으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는 것처럼 음악이라는 장르가 추억과 함께 공유하는 것 같다.

-이번 계기로 3040세대들이 플라워의 새로운 노래를 많이 기다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미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이 끝나는 6월 초쯤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 앨범은 어떤 장르인가?
현재 작업 중이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보니 고민이 많이 된다. 너무 어렵지 않고 트렌디한 노래로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
[하이틴 잡앤조이 1618] 남자들의 로망·90년대 간절 보이스 ‘플라워’ 고유진, 파리넬리로 변신!
요즘 20대 장병들도 ‘endless’노래 떼창 가수로서 책임감 느껴


-지금 1020세대는 플라워를 잘 모를 텐데, 어떻게 어필할 계획인가?
너희 이모, 삼촌들이 좋아했던 노래라고 어필해야 하나.(웃음) 근데 참 신기한 게 얼마 전에 군 위문공연을 갔는데, 장병들이 20대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endless’ 노래를 떼창을 하더라. 너무 놀랐다. 장병들이 아주 어렸을 때 나왔던 노래인데 어떻게 알고 불렀을까.

-그런 떼창을 들으면 가수로서 기분이 어떤가?
무척 고맙다. 가수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얼마 전에 지인을 통해 얘길 들었는데, 그분이 아는 언니가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제 노래 ‘걸음이 느린 아이’를 듣고 마음을 고쳐먹었다는 얘길 들었다. 그런 얘길 들으면 ‘노래에 대한 힘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가수로서 책임감도 느낀다.

-플라워 노래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뭔가?
어느 하나 아끼지 않는 노래는 없지만 ‘오빠는’이나 ‘한번 더’, ‘에브리데이’ 같은 사랑받지 못했던 노래들이 더 애착이 간다.

-결혼은 언제 할 건가?
아직 만나는 사람이 없긴 하지만,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이 들면 결혼할 생각이다. 예전부터 천상 여자 스타일을 좋아했다.(웃음) 한 2~3년 안에는 할 계획인데,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진 않더라.

-집에서 쉴 때는 뭘 하나?
가끔 게임도 하고, 야구도 한다. (김)제동이 형이 단장으로 있는 폴라베어즈팀에 소속돼 있다. LG트윈스 팬인데 야구장에 가서 관람도 하고, 드라마도 보고…. 이런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분을 만나고 싶다.(웃음)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은 뮤지컬 ‘파리넬리’에 집중하고 싶다.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리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다. 그리고 조만간 플라워로 방송, 공연도 열심히 할 계획이다.


글 강홍민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장소협찬 – 아씨시비아폰테벨라(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