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연봉킹’, 코스닥 시장에서도 고액 연봉자 속출

전문 경영인 1~3위는 모두 삼성전자 차지였다. 삼성전자 DS(부품) 부문장인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93억9000만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CE(소비자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은 54억 9500억 원을 받았다. 이 밖에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38억6400만 원, 박상진 삼성SDI 전 사장이 34억4000만 원, 김신 삼성물산 대표가 24억4000만 원 등으로 높은 연봉을 받았다. 오너 경영인이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 고소득을 얻는 ‘샐러리맨 신화’를 보여준다.
오너 부문에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연봉만 놓고 보면 121억 원 정도로 전년에 비해 23.2% 줄었다. 하지만 퇴직금으로 94억9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 받아 총급여는 215억7000만 원이다. 정 회장은 9년간 현대제철의 사내이사직을 맡다가 지난해 2월 물러났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연봉이 상승했다. 2013년 19억 원에서 두 배 많은 44억3500만 원을 받아 133%의 연봉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주가가 300만 원을 돌파하는 파죽지세를 연봉으로 또 한 번 증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시가총액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1년 전의 2.6배로 불어났다.
전문 경영인 상위 1~3위 삼성전자 차지
연봉 랭킹을 살펴보면 매년 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유명인들 이외에도 ‘숨어 있는 연봉킹’들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기업 오너 못지않게 고소득을 올린 이들이다. 이봉관 유성티엔에스 이사는 퇴직금 47억 원을 포함해 총 52억4000만 원의 연봉을 챙겼다. 퇴직금이 눈에 띄게 많아 보이는데, 이는 이 이사가 서희그룹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대 주주여서다.
서희건설은 ‘서희스타힐스’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 아파트보다 교회 공사의 강자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교회들인 명성교회·삼일교회·청운교회·포항중앙교회 등 전국 1만 명 이상 초대형 교회가 이 회사의 작품이다.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건설의 지주회사 격이자 자회사로, 최근 2세 경영 체제로 전환 중이다. 세 명의 딸인 이은희 부사장(5.34%), 이성희 이사(3.96%), 이도희 씨(검사 재직중·4.88%) 등이 이봉관 회장의 지분 보유 수량(12.08%)을 넘어서고 있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에서도 9억 원의 연봉을 받아 모두 61억4000만 원을 챙겼다.
조성철 제로투세븐 사장도 이에 못지않게 많은 연봉을 받은 숨은 스타다. 지난해 총 50억8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제로투세븐은 유아·아동 전문 기업으로 수유·이유 브랜드 ‘토미티피’를 독점 수입·유통하고 있다.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회장이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연봉 자체보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대박’이 난 케이스다. 급여 2억7800만 원, 스톡옵션 행사 이익 48억500만 원을 받았다. 원래 조 사장은 월급쟁이 사장이었지만 회사 공개 상장(IPO)과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2013년 10월 전무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부 승진했다. 제로투세븐은 2009년 조 사장에서 75만 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고 조 사장은 스톡옵션 행사로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기업 연봉도 살펴볼 만하다. 코스닥 상장 기업 임원 중에서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42억5000만 원 연봉을 받았다. 급여 1억8000만 원, 상여금 6500만 원에 스톡옵션 행사 이익 40억 원이 포함된 액수다. 이 대표는 인터넷·게임 업계 연봉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은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인터넷·게임 분야의 엔씨소프트는 이희상 부사장이 스톡옵션 행사 이익을 포함해 32억8600만 원을 받아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를 제치고 회사 내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코스닥 1위는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코스닥에서 또 다른 대박 연봉은 파라다이스의 전필립 회장의 몫이었다. 지난해 33억6500만 원을 받았다. 급여 9억6000만 원, 자녀 해외 유학 학자금 500만 원, 상여금 24억 원이 포함됐다. 파라다이스는 국내 대표 카지노 기업으로 올해 창립 43주년을 맞는다. 전 회장은 카지노 업계 대부로 불리는 고(故) 전락원 선대 회장의 장남이다. 파라다이스는 또한 이혁병 사장에게 6억24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지난해 3명의 등기 이사에게 총 44억4300만 원을 지급했다. 등기 임원 평균 연봉은 10억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파라다이스는 중국 정부의 카지노 관광객 규제 등 악재가 겹쳐 지난해 영업이익이 40.3% 줄어들어 실적 악화 속 연봉 잔치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는 11억85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메디톡스는 ‘보톡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2008년 코스닥 상장 이후 올해 주가가 15배 이상 뛰는 등 바이오벤처 성공 사례로 불린다. 최근 ‘K뷰티’의 수혜를 보는 코스닥 화장품 기업으로도 분류된다. 메디톡스는 올해 배당을 실시하며 정 대표는 103만여 주(지분율 18.35%)를 가져 10억 원 정도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시가총액 톱 10 기업 중에서는 허태수 GS홈쇼핑(코스닥 8위) 대표가 15억5600만 원을 받았다. 같은 홈쇼핑 업계에서 변동식 CJ오쇼핑(코스닥 7위) 대표가 8억2100만 원, 이해선 대표가 7억2800만 원을 받았다. 코스닥 4위인 CJ E&M의 강석희 대표가 9억2200만 원, 김성수 대표가 6억8900만 원을 수령했다. 코스닥 1위인 셀트리온, 3위인 동서, 6위인 컴투스, 10위인 이오테크닉스에는 지난해 5억 원 이상 연봉을 받은 임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닥 5위와 7위는 앞서 언급한 파라다이스와 메디톡스다.
코스닥 52위인 메디포스트는 황동진 사장이 11억1521만 원을 받았고 오원일 부사장이 11억7185만 원으로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및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대표적인 바이오 관련주로 꼽힌다. 올 들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주목 받았지만 실적에서 지난해 해외 자회사 사업비용 증가와 사옥 이전 등으로 영업손실 18억 원을 기록해 적자 속 고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사 중 지난해 눈부신 실적을 거둔 곳들은 비교적 연봉도 높았다. 플라스틱 원료 제조업체 대한유화 이순규 회장은 지난해 20억6600만 원을 받아 전년도 15억1200만 원에 비해 5억 원 이상 더 받았다. 대한유화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83억 원에서 706억 원으로 오르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20억3700만 원을 받았다. 2013년 13억6300만 원을 받았던 것에 비해 7억 원 가까이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호황으로 영업이익이 137억 원에서 491억 원으로 늘었다. 최근 실적과 주가에서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샘의 최양하 회장은 17억6600만 원으로 업계 최고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다. 지난해 가구 업계 1위였던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은 연봉이 동결되면서 올해 17억4000만 원을 받아 2위로 밀려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4년 회계 기준 임원 보수 공개 대상 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으로 상장사와 외감 대상 비상장사를 포함해 총 2306개, 대상 임원은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등기 임원 662명이다. 2013년 회계 기준 공개(2148개사, 699명) 때에 비해 대상 기업은 늘었지만 대상 임원은 줄었다.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연봉 공개를 꺼려 등기 임원에서 빠지면서다. 공개 내용은 보수 총액(급여·상여·퇴직금·위로금·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 등), 미실현 보수(행사하지 않은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현황 등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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