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중국 정부, 대출 규제 완화·세금 감면 등 부양 카드

성장률 비상…믿을 건 ‘부동산’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30일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최근 들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7%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설정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7% 안팎이다. 이번 부동산 부양 조치에서 중국 정부의 다급함이 읽히는 이유다.

중국이 이번에 들고나온 부양 카드는 금융과 세제 등 2개다.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택도농건설부는 지난 3월 30일 공동으로 주택 담보대출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1주택 보유자는 추가로 집을 살 때 집값의 40%까지만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 비율이 60%로 상향 조정됐다. 또 주택공제조합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때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담보대출 비율이 집값의 70%에서 80%로 높아졌다.


1분기 성장률 7% 밑돌 듯
같은 날 재정부는 부동산을 팔 때 내야 하는 거래세(영업양도세)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를 내놓았다. 먼저 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면 거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고가 주택은 2년 이상 보유한 뒤 팔면 양도 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지금까지는 주택을 산 뒤 5년 이상 보유해야 이 같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발 불황이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24년 만의 최저치인 7.4%로 끌어내리자 지난해부터 지방정부별로 외지인에 대한 부동산 구매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이 같은 부동산 완화책과 지난해 11월 이후 두 차례의 금리 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올 것을 예고한 바 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3월 초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한 정부 업무 보고에 지난해까지 포함돼 있던 ‘투기적인 부동산 수요 억제’라는 표현을 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정책 기조를 ‘안정’에서 ‘부양’ 쪽으로 분명히 바꾼 것은 내수 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4년 2분기부터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013년 19.8%였던 부동산 투자 증가율이 10.5%로 반 토막이 났다.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주택 평균가격도 지난 2월 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과 동시에 육·해상 실크로드 추진을 통해 올해 목표 성장률 7%를 지켜낸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28일 ‘일대일로(一帶一路)’로 불리는 육·해상 실크로드 구축을 위한 액션 플랜을 발표했다. 관칭요우 민생증권 연구원장은 일대일로가 중국에 제4차 투자 붐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1993년 세제 개혁을 통해 고정 자산 투자 증가율이 62%까지 치솟았던 게 1차 투자 붐이라면 2차 투자 붐은 2003년에 시작됐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자가 밀려든 데다 저임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세계 공장의 매력이 커지면서 투자가 3년 연속 25% 증가세를 기록했다. 3차 투자 붐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경착륙 우려가 커진 중국이 4조 위안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2009년에 30%가 넘는 고정 자산 투자 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일컫는다. 그러나 3차 붐이 중국의 과잉 산업을 키우고 지방 부채 확대와 부동산 거품을 키웠던 전례를 들어 4차 붐이 몰고 올 리스크에 대한 경고음도 나온다. 중국이 산업 구조 조정과 함께 속도를 조절하며 경기 부양책을 쓸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전문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