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준 율촌 러시아 변호사

율촌 해외투자팀의 변호사인 이화준(35) 러시아 변호사는 러시아사무소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대학은 물론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러시아에서 마친 국내에서 손꼽히는 러시아 전문가다.
“이미 한국 기업은 다양한 사업을 러시아에서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8년 전 율촌에 합류한 이 변호사는 러시아 비즈니스 환경이 외부의 ‘의혹 어린 시선’과 달리 비교적 투명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유럽식 사회 시스템과 법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푸틴 정부 출범 이후 해외 자본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 변호사가 참여해 승리로 이끈 펜자설계연구소(PKBM)와 두산인프라코어·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500억 원대 소송전이다. 과거 러시아의 군사연구소로부터 이전 받은 ‘시뮬레이터 기술’로 촉발된 이 소송은 2심까지 러시아 법원에서 한국 기업들이 모두 패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심 막바지에 참여한 율촌이 대반전을 이끌어 냈다. 3심에서 ‘파기 환송’, 즉 러시아 대법원이 한국 기업의 손을 번쩍 들어준 것이다.
“만약 3심에서도 졌다면 돈은 물론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기술력까지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러시아의 합리적 시스템이 없었다면 승소는 불가능했겠죠.”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 제공
현재 율촌 러시아사무소는 한국 기업의 투자 진출 자문, 사회간접자본(SOC) 및 부동산 개발 등 각종 프로젝트 법률 자문과 투자 분쟁에 관한 법률 자문 등 기업의 러시아 진출과 관련된 모든 법률 자문 업무를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여기에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라는 장점을 덧붙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 전 율촌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는 러시아 정부의 ‘넘버 3’라고 할 수 있는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이 직접 참석하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앞으로 더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율촌은 현재 롯데호텔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호텔 부지 인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롯데그룹의 모스크바 대형 쇼핑몰 인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GS홈쇼핑과 러시아국영통신공사의 홈쇼핑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러시아 비즈니스는 준비하는데 3배 더 힘이 들고 궤도에 오르는 데 3배 더 오래 걸린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10배를 더 벌어간다고 말입니다. 한국 기업도 이 지역에서의 비즈니스를 통해 새 도약의 기회를 잡았으면 합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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