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달리 수입국 반감 커…입지 확보·직원 채용도 난관

‘감동 서비스’가 해외서 통하지 않는 이유
고객 감동이 지갑을 열어젖힌다. 단순 서비스가 아닌 감동 서비스의 파워다. 서비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나라가 일본이다. 온몸으로 체화된 일본 특유의 섬세한 감동 서비스는 환율 수혜에 힘입어 외국인의 일본 방문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방사능 등 치명적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일본행을 결심하는 주요 뼈대 중 하나로 안착됐다. 2014년부터 본격화된 ‘열도 여행’ 붐에 거침이 없다. 외국인 소비는 ‘환율 상승→물가 인상(수입 물가)→소비 하락→내수 침체’ 우려도 벌충해 준다.

외국인 관광객은 2014년 1000만 명을 넘겼다. 1~10월 1100만 명으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이들 때문에 매출이 늘어난 곳이 많다. 거액 소비 등 평균 단가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이쯤 되자 기세를 몰아 일본의 감동 서비스를 해외에 내다 팔자는 낙관적 아이디어까지 제시된다. 특집 방송·기사가 줄을 잇는다. ‘감동 서비스=일본 브랜드’라며 성장 침체의 활로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유다. 반론도 적지 않다. 제조업처럼 손쉽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매·음식·숙박·생활·레저 등 상장 기업 서비스업의 해외 비중(매출)은 10~20%에 불과하다. 제조업(47%, 2011년)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낙관론을 조목조목 경계한 칼럼을 내보낸 ‘주간 다이아몬드’는 7가지 이유로 감동 서비스의 해외 진출이 불가하다고 설명해 화제를 모았다. 논리 맥락을 보면 감동 서비스에 꽂힌 한국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이 있다. 먼저 진입 한계다. 고용 창출에 우호적인 제조업의 해외 진출은 수입 국가로서도 반갑지만 대면 서비스업은 고용 효과가 미미한 대신 토종 메이커와의 경합 갈등이 불가하다. 중국처럼 법률로 진입을 제한하는 곳도 적지 않다. 현지 동업이면 감동 서비스의 변질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동시 진출도 걸림돌이다. 제조업이면 ‘생산→유통→판매’를 단계적으로 실시하며 의사 결정에 시간을 벌지만 대면 서비스는 제공과 소비가 동일 시점·공간에서 동시에 발생한다. 즉 기능 분담이 불가능하다. 판단 미스로 사업 전부가 위험해질 수 있다. 입지 확보와 직원 채용 등 필요한 경영 자원의 조달도 힘들다. 서비스의 성공 관건은 입지가 전부다. 여기서 밀리고 현지 지명도가 낮으면 직원 확보가 어렵다. 재료·비품·전기·수도·물류 등도 무난히 확보될지 미지수다. 일본에선 당연한 게 해외에선 난관이 될 수 있다. 가령 태국에 진출한 세븐일레븐은 빠르고 잦은 제품 공급이 필수인데 교통 규제 때문에 배송 체계가 1일 1회로 떨어져 적시 보충이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모방 쉬워 경쟁력 유지 한계
직원 육성도 빼놓을 수 없다. 대면 서비스는 직원에게서 완성된다. 최종 접점으로 감동 서비스는 순전히 여기서 나온다. 그런데 해외 사업의 최대 장애는 대부분이 직원 문제로 요약된다. 언어·가치관·생활 습관이 다른 직원에게 일본식 서비스를 가르친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형적인 업무 매뉴얼조차 어겨지기 일쑤다. 특히 서비스 품질은 반복과 업력이 중요한데 인재 유출이 잦아지면 숙련이 어렵다. 가격 경쟁력의 열세도 문제다. 국내에선 저가격인데 개도국에선 가격 부담이 크다. 일본 서비스의 현지 재현에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규제 비용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마지막 이유는 손쉬운 모방이다. 힘들게 성공해도 곧 현지 경쟁자가 출현하고 모방 전략을 취해 선도 이익을 유지하기 힘들다. 퇴직 후 창업 사례도 흔하다. 가령 음식업은 비슷한 메뉴·간판을 내걸어 경합이 치열해진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