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서 검토 중…2013년 냉연 사업 이전 이후 성장성 ‘업’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애널리스트가 펴낸 ‘데자뷔-합병 이슈’를 선정했다. 방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의 철강 산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마무리될 것이고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냉연 사업을 현대제철로 이전하는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강관·해외코일센터·차량부품사업만 현대하이스코에 남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면 현대하이스코의 성장성은 생각보다 좋았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공장보다 해외 공장을 늘림에 따라 현대하이스코 해외코일센터의 양적 성장이 이뤄졌다. 게다가 최근 현대차는 연비 등의 목적으로 차량 경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국 차량 경량화를 위한 현대차의 선택지 중 하나는 현대하이스코에서 투자 중인 차량 강판 및 부품 가공법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제철에 합병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이미 현대제철은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하이스코의 사업 인수 시너지가 2014년 하반기부터 실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또 현대하이스코는 잔존 사업부의 이익 성장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즉 앞으로 두 회사가 합병된다면 현대제철의 장기 성장성이 더 커진다는 뜻이다.
현대제철, ‘고로’ 경쟁력 본격적으로 발휘
향후 철강업과 비철금속업 중에서 상대적 매력은 철강업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제철과 같이 고로를 보유한 기업의 투자 매력이 더 높아 보인다. 최근 들어 고로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철강사들의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는 지난해 연간 이어졌던 원료와 제품의 마진 개선세로 고로를 보유한 철강사들의 전년 동기 대비 이익 증가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분기 역시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자재의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반면 제품 가격이 높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부터 1분기까지 이어진 대폭적인 마진 개선세는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이 크게 높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한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는 원재료 가격이다. 현재 철광석 가격이 50달러 중반까지 떨어지면서 중소형 광산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광산업협회 회장은 현재 중국 광업 기업의 75%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1~2월 철광석 생산량은 1억76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적용이 느슨해진다면 고로 가동률과 철광석 수요가 급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지금과 같이 철광석 재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 제품 가격이 단기적으로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비철금속 기업들의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을 하려면 제품 가격의 추세적인 반등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물론 2분기 달러화 강세가 속도를 늦춘다면 귀금속 및 산업용 금속 가격의 단기 랠리 가능성은 있다. 다만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는 하반기부터는 달러화 강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비철금속 가격이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실수요가 확실히 개선된다는 증거가 나와야 한다. 종합해 보면 비철금속 기업에 비해 철강 기업의 투자 매력은 확실히 높다. 상반기는 이익 모멘텀과 낮은 밸류에이션이 주가의 하단을 지지할 것이고 중국의 환경 규제가 완화된다면 단기 랠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철강 및 비철금속 업종 내 최선호주로 현대제철(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9만2000원)과 현대하이스코(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10만 원)를 제시한다. 현대제철은 상반기 이익 모멘텀이 뚜렷하고 현대차 등 내부 시장 수요에 기반 해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 확대와 차량 경량화에 따른 수혜가 유효할 전망인 가운데 주가도 저점에 와 있다는 판단이다.
먼저 현대제철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 현대차그룹의 밸류체인 측면에서 볼 때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업황 부진 가운데서도 현대제철의 그룹 내 역할이 커지면서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목표가 9만2000원은 이러한 현대제철의 중·장기적 성장성을 포함한 것이다.

2분기 현대제철의 가장 큰 리스크가 해소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에서 마진 확대를 위해 현대제철에 차 강판의 단가 인하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1분기 고로 부문의 투입 단가 하락세가 멈춰 현대제철이 단가 인하 요청을 방어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건설 현장에 쓰이는 봉형강이 성수기에 들어서 현대건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하이스코 주가는 지금이 바닥
현대하이스코의 1분기 연결 매출은 1조700억 원(전 분기 대비 -1.8%, 전년 대비 +0.3%), 영업이익은 774억 원(전 분기 대비 -15.3%, 전년 대비 -20.4%)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도의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전년 대비 37%나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기아차 3공장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 해외코일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이익이 나기 때문이다.
지난 4분기 이후 현대하이스코의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에너지용 강관의 매출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에너지용 강관 매출이 제로가 되더라도 기존 예상치 대비 매출은 13.4% 정도 줄어드는 것에 그친다. 즉 해외코일센터 매출이 예상치 정도만 나오면 현재 주가는 바닥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제철과의 합병을 고려하면 지금의 주가는 강력한 지지선이 될 전망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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