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상가·재개발 ‘질주’, 해외 펀드 서서히 회복
![[2015 한국·세계 경제 대전망] 뜨는 부동산 ‘태풍의 눈’…금·파생상품 ‘시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65633.1.jpg)
대표적인 케이스로 주식시장에서는 배당주 펀드가,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증폭할 전망이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에 따르면 2015년 결산 배당부터 적용되는 배당세 감면과 새 배당지수 발표 등 정부의 지속적인 ‘배당 확대 정책’과 저금리에 따른 투자자들의 배당 요구가 맞물리면서 한국 기업들의 배당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배당 확대 정책으로 지주회사 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내수 트로이카로 꼽히는 증권·은행·건설의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주요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이 줄고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멈추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분야는 그나마 소폭 이익 개선일 뿐 전반적인 2015년 코스피 시장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시장은 지난 6년간의 굴레(저항선)를 벗는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조 센터장은 “기술주(소셜 네트워킹 관련)와 바이오주 중심으로 2015년 코스닥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주는 ‘네오팜(아동용 아토피 용품)·오로라(완구)·삼익악기(악기)·미디어플렉스(영화)’ 등이, 한국 내수 관련주는 건자재·인테리어, 헬스 케어 관련 종목을 유망주로 꼽는다. 이와 함께 조 센터장은 새롭게 부각될 테마주로 틈새 내구 소비재와 통신 장비를 꼽았다. 조리용 가전, 오토바이, 로봇 청소기, 난방기 등으로 업체들의 해외 진출 성과가 구체화되고 있다.
갈 곳 없는 ‘여윳돈’은 해외로
꺼져 가는 파생 상품 시장의 희망의 불씨는 ‘제도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정부는 파생 상품 시장 발전 방안을 2014년 12월 본격 시행한다. 핵심은 파생 시장 진입 장벽을 살짝 높이면서 동시에 파생 거래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금융 투자 업계 간 온도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함정이다. 업계는 불법 미니 선물거래 대여 계좌가 성행하는 등 시장이 더 음성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당국은 실질적인 투자 능력을 갖춘 ‘적격 개인 투자자’만 참여하도록 하는 방침을 고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5년은 제도 변화에 따른 파생 상품 시장의 부활을 점검하는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펀드 시장은 어떨까. 이관순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상품기획팀장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펀드 시장은 ‘성장주’의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성장주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소비재·서비스·소프트웨어·콘텐츠·기술혁신 등의 이른바 ‘뉴 이코노미’ 산업을 말한다. 뉴 이코노미 효과는 이머징 중산층의 부상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이커머스의 성장, 새로운 미디어, 게임에서도 발견되고 고령화에 따른 헬스 케어 산업, 자동차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한 부품 업체들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펀드 시장 역시 서서히 회복될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수요 회복 수혜를 볼 수 있는 펀드 투자처는 아시아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자본 시장의 대외 개방 확대로 투자자 구성 개선 등 긍정적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는 모디 정권 출범 이후 정책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
금융시장에 이어 부동산 시장을 살펴보자. 2014년은 2013년에 이어 ‘치솟는 전셋값’이 화두였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는 이에 따라 2015년 부동산 정책은 실수요자를 전세 시장에서 매매 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금리 인하와 저금리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도심 재생 사업, 즉 재건축이나 재개발의 활성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재건축이나 재개발 사업의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를 순차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밖에 종합부동산세 폐지 또는 개선, 양도소득세 한도 상향 등 투자자의 부담을 더는 규제가 완화돼 매매가 활성될 전망이다.
부동산 중 아파트 매매 시장의 활약세가 뚜렷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2015년 아파트 시장이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 상승·저금리 지속·주택 매수 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2014년에 비해 매매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듭되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결정으로 주택 구매 심리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9·1 부동산 대책에서 청약 제도를 개선해 분양 시장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창업 수단으로 각광받는 상가 시장은 혼란이 예고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베이비부머 은퇴 세력의 투자 가세와 금리 인하 등의 배경으로 매수세의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지만 상가 투자에 따른 임대사업이 낙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규 분양 상가 용지의 치열한 낙찰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시장의 혼란이 뒤이을 것이란 예측에서다. 또한 상가 권리금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강화는 2015년 상가 시장의 분야별 희비를 엇갈리게 만들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실률이 높았던 오피스 시장의 2015년 전망은 밝다. 공급이 줄고 기존 신규 공급된 빌딩의 임대율이 안정화되고 있다.
미술품 경매시장 회복세
뉴타운·재개발 시장은 혼란이 예고된다. 지난 10월 뉴타운(재개발 정비구역·재정비촉진지구) 10개 구역이 해제되는 등 뉴타운 출구전략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조가 유지되면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 꿋꿋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왕십리·한남·흑석뉴타운 등의 사업지는 몸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뉴타운·재개발 사업에서 해제된 곳이라도 무조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마포구·동대문구는 뉴타운 구역에서 해제되고 최근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면서 오히려 중소형 빌딩 거래가 급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경매시장이다. 인기 매물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거 부동산이다. 특히 재건축 규제 완화로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낙찰가율이 90%로 급등해 경매시장이 더욱 활발해졌다. 2015년 경매의 관건은 호재성 물건을 선점, 재매각해 확실한 수익을 내는 것이다.
2015년 토지 시장은 2014년의 시장과 유사한 형태를 띨 전망이다. 정부 기관 이주를 통한 지역 도시 기반 시설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강세를 보인 부산·대구·원주·진주·진천·음성·안동신도시·김해·나주·제주 등 정부 기관 이전 지역인 혁신도시와 세종시 토지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일 지역다.
2015년 해외 부동산은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을 제외한 미국이나 영국 등 유럽, 중국의 집값 상승세는 2014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있는 미술과 금시장을 보자. 최근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 9월 발표한 정부의 미술 시장 확대 정책(미술 진흥 중·장기 계획), 국내 작가들에 대한 해외 미술 시장의 관심, 온라인 마켓의 활성화 등으로 2015년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예상된다. 금 투자는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경기 회복으로 위험 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한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만 과거 10년의 상승을 잃어버릴 만큼 급락하는 장세는 연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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