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금융 위기 이후 여전히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양극화에 따른 체감 경기의 악화 때문이지 경기가 나빠서라고 하기는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Fed)도 금리 인상을 미룰 수만은 없다. 거안사위(居安思危)라고 했다. Fed도 미래(불황)에 대비한 저축이 필요하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호황은 1990년대였다. 당시 미국은 119개월 동안 안정적 경제 성장을 구가한다. 현재 미국 경제는 2009년 이후 63개월째 호황이다. 역사적으로 여섯째로 길다. 경기변동에 대한 예측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숫자다. 갈 수 있는 길(최대 호황 기간)의 절반을 지난 만큼 남은 절반의 길을 준비할 때가 임박했다. Fed의 준비는 바로 금리 인상이다. 제로 금리에서는 불황 대응에 한계가 있다.
Fed는 불황 때 경기 부양 목적으로 금리를 2~4% 포인트 내리곤 했다. 바꿔 말하면 경기가 좋을 때 이만큼의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2% 포인트와 4% 포인트 중 어디에 가까울지는 미국 내에서도 논쟁거리다. Fed는 3~4% 포인트, 투자자들은 2% 포인트 인상(핌코의 주장이자 선물 시장 내 형성된 금리)을 예상하고 있다. 둘 간 차가 크지만 지금보다 높아진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Fed가 내년 2분기 중 기준 금리를 올린다고 생각하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내년 2분기 기준 금리 인상을 전망한 비율이 반을 넘었다(52%). 미국 고용 및 제조업 지표 호전 덕이다.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한 일은 금리 인상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야말로 금리 인상(출구전략)이 시작될 듯하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금리 인상기 때 주식시장은 거의 대부분이 좋았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믿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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