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에세이] ‘관광 한국’의 업그레이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466054.1.jpg)
1995년 호주 골드코스트대 호스피탤리티학과 졸업. 나운건설 기획실. 2001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이사(현).
외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에 이어 이제 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는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2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와 함께 한국 관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최근 코스모진이 운영하는 관광 연구·개발(R&D) 연구소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은 ‘한류’ 관광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뉴스·방송 프로그램 등의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실제 관광 현장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관광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관광 대국 한국을 만들겠다는 비전이 무색하게 실제로 국내 관광 산업 발전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하는 현상은 왜 계속되는 것일까.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현재까지 한국의 관광 산업이 ‘숫자’에 너무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 해 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총 몇 명 방문했고 각 국가별 관광객은 몇 명이고 한국에서 얼마나 큰 금액의 소비를 하고 갔는지 등 우리는 그동안 눈에 보이는 숫자에 신경을 쓰며 외형적 몸집 불리기에 치중해 왔다.
문제는 내실이다. 진정한 관광 대국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에만 치중하기보다 한국 관광 산업의 질과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단계다. 잘된 부분은 더욱 강화하고 취약한 부분은 빠르게 보강해 세계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관광 서비스를 제공해야 다음 또 그다음의 길이 열릴 것이다.
지난 9월 서울시 7개 관광특구에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대상으로 운영됐던 ‘외국인 관광객 확대 주간’은 서울을 찾는 이들에게 ‘관광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었다. 또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집밥 체험 프로그램’도 외국인들이 진짜 한국을 체험하며 한국의 매력도를 높일 수 있었던 관광 콘텐츠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관광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확대, 시행해야 한다.
반면 계속 제기되는 문제점들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특히 개별 자유 여행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 시스템 부족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확한 외국어로 표기된 표지판과 대중교통 안내 시스템은 물론 한국 입국 전부터 외국인들이 한국 관광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종합 정보 서비스 시스템 또한 구축해야 한다. 이 밖에 언어권별 전문 가이드 부족, 숙박 시설 부족 문제 등 기본적인 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 써야 한다. 관광 선진국들의 우수 사례를 끊임없이 벤치마킹하고 한국의 실정에 맞게 변화·발전시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한국 관광 산업 속에서 ‘질적’인 성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동안 우리의 관광 산업이 양적 성장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물론 한국 관광 만족도와 질적 성장을 모두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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