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비디오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한 구매자 행위에 대한 사회적 영향 분석’

Video Tracking Data’ by Xiaoling Zhang, Shibo Li, Raymond R. Burke, and Alex Leykin(2014, Journal of Marketing, 78(5), pp. 24~41)


연구 목적
최근과 같은 스마트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소비자가 상품을 살 때 소비자를 둘러싼 점포 환경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구성할지 관심을 더욱 기울이고 있다. 점포 내 소비자의 쇼핑 경험은 1분 1초가 다르게 변화한다. 소비자는 점포에 들어서자마자 판매 직원과 대화를 나누게 될 수도 있고 휴대전화를 이용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으며 예전부터 봐 뒀던 상품을 테스트해 보거나 착용해보는 등 다양한 쇼핑 과정을 거친다. 이렇듯 일련의 쇼핑 과정에서 소비자가 마주하는 상황에 따라 소비자의 판단은 시시때때로 변화한다. 유통 점포는 소비자의 생각이 궁극적으로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소비자의 쇼핑 행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요인을 파악, 조절해야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소비자의 쇼핑 행위에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다.

샤오링 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와 시보 리, 레이몬드 벌크, 알렉스 레이킨 미국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 교수는 마케팅저널 최근호에 ‘비디오 트래킹 데이터를 활용한 구매자 행위에 대한 사회적 영향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저자들은 판매 직원과의 교류, 소비자 간의 대화와 같은 상호작용의 사회적 요인과 점포가 소비자로 붐비는 정도와 같은 비상호작용의 사회적 요인과 쇼핑 행위 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이 논문의 목적은 점포 환경에 내재된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구매자의 쇼핑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이 논문을 통해 유통 점포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환경 최적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연구 대상
연구진은 구매자의 쇼핑 행위를 크게 두 가지 행위로 나누고 이에 대한 사회적 영향을 분석했다. 하나는 제품과 접촉하는 행위, 다른 하나는 제품 구매 행위다.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제품 접촉 행위를 구매자와 제품 간의 물리적 터치 행위로 정의했다. 단,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로 들고 가는 행동은 제품 접촉 행위에서 제외했다. 연구진은 제품과의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구매자가 해당 상품을 구매할 의향이 더 높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많이 만져보고 살펴보고 착용해 보고 시범 사용해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저자들은 이러한 구매자 행위를 분석할 때 유통 환경에 가장 공통적인 세 가지의 사회적 요인을 적용해 분석했다. 점포 내 구매자 밀도, 친구·가족 등 동행자와의 대화, 판매 직원과의 교류가 그것이다. 점포 내 구매자 밀도는 주어진 공간 내 다수의 구매자가 얼마나 밀집해 있는지 그 정도를 의미한다. 한편 소비자는 점포를 친구·가족과 함께 동행하며 제품 구매와 관련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이들의 의견을 묻는다. 따라서 친구·가족 등 동행자와의 대화는 구매자 행위에 중요한 사회적 요인 중 하나가 된다. 또한 판매 직원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찾아주거나 신제품을 소개해 관심을 이끌어 내는 등의 역할을 하므로 쇼핑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이들 요소가 소비자의 제품 접촉 행위와 제품 구매 의사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 방법
저자들은 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첫째, 점포의 적정 수준의 구매자 밀도는 소비자의 제품 접촉 빈도를 높일 것이지만 점포가 일정 수준 이상 붐비게 된다면 제품 접촉 빈도는 감소할 것이며 소비자의 구매율 또한 낮아진다. 둘째, 구매자가 동행한 그룹의 친구 혹은 가족과 자주 대화할수록 제품 접촉 빈도가 높아질 것이고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셋째, 판매 직원과 교류한 소비자는 제품 접촉 빈도가 높아질 것이고 제품 구매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점포가 붐빌수록 판매 직원이 구매자의 제품 접촉 빈도 및 제품 구매 빈도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미국 중서부 지역 교외에 자리한 한 쇼핑몰에 3일간 비디오를 설치하고 구매자의 쇼핑 행위를 관찰했다. 쇼핑몰 고객을 인구통계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이 59%, 남성이 41%로 구성됐다. 또한 성인 67%, 10대 청소년 31%, 유아 2%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비디오 트래킹을 통해 점포의 군집 상황, 소비자와 판매 사원·친구 간의 접촉 내용, 휴대전화 대화 내용, 구매 전 제품 시범 사용 경험 등 구매자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인의 관련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 결과
연구진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품 접촉 행위와 제품 구매 행위 두 가지로 나눠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 결과 두 가지에서 모두 가설이 채택됐다. 즉, 앞서 언급한 구매자 밀도, 친구·가족 등 동행자와의 대화, 판매 직원과의 교류 등의 사회적 요인은 제품 접촉 행위와 제품 구매 행위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제품 접촉 행위에서 사회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추가적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쇼핑 그룹의 규모가 클수록 구매자의 제품 접촉 빈도는 낮았다. 이는 구성원이 많을수록 서로가 가진 취향의 차이가 커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진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쇼핑을 나온 소비자이기보다 친구 또는 가족을 따라 구경하러 나온 이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신제품과 할인 상품은 제품을 시험 착용해 보거나 하는 등 접촉 빈도가 높았고 액세서리 및 속옷류는 접촉 빈도가 낮게 나타나는 등 제품의 카테고리별 차이가 있었다. 신제품 및 할인 상품에 대한 제품 접촉 빈도가 높은 것은 구매자가 신제품의 인기도·품질·할인 상품의 가격 등과 같은 정보를 얻길 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액세서리 및 속옷류는 개인적인 제품군이고 사적인 공간이 필요하므로 제품 접촉 빈도가 낮았다.

한편 소비자의 제품 구매 행위와 사회적 요인간의 상관관계 분석 과정에서 가설 외에 발견한 사실이 있다. 첫째, 소비자의 구매 행위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제품 접촉 빈도’다. 점포 방문 기간 동안 탈의실을 방문하는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제품을 만지는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살펴보면 소비자의 구매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둘째, 구매 행위에서도 역시 제품의 카테고리에 따른 차이가 보였는데, ‘할인 상품 및 액세서리 제품 코너에서 높은 구매율’이 기록됐다. 이는 할인 상품과 액세서리류는 가격이 저렴해 비교적 금전적 부담이 적고 액세서리류는 계산대로부터 가까이에 자리한다는 장점 때문이다.


시사점
연구진은 이 논문을 통해 크게 점포 외적 요인인 적정 수준의 구매자 확보, 점포 내적 요인인 점포 내 환경 최적화를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저자들은 반드시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는 의사가 없고 단순히 점포를 둘러볼 목적의 소비자라도 점포 안으로 유인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들 소비자는 점포 내 고객 밀도를 높여 다른 잠재 구매자를 점포 안으로 이끄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빈 공간에서 판매 직원의 주목을 받으며 홀로 쇼핑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점포가 비어 있다면 지나가는 소비자를 점포로 끌어들여 점포를 일정 다수의 소비자로 채울 것을 제시한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듯이 점포가 너무 붐빌 때 소비자의 구매율이 하락하는 경향 있다. 이에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연휴 쇼핑 시즌에는 이러한 사실을 특히 염두에 둬야 한다.

한편 이 논문의 연구진은 유통 점포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유통 점포 내 손님의 흐름인 스토어 트래픽과 점포 내 구매자 밀도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비자의 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점포 외관이나 효과적인 광고, 프로모션 등은 구매자를 점포 안으로 유인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를 실질적인 구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점포 환경을 효과적으로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손님이 끊임없이 오가지만 너무 붐비지 않는 점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점포의 통로 폭을 여유 있게 확보하고 판매 직원·탈의실·계산대·상품 재고 등을 충분히 갖춰 점포 과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제품을 만지고 살펴보고 시범 착용해 보는 등 충분한 접촉 행위가 가능해지며, 이는 결국 구매로 이어져 점포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경 삼정KPMG 경제연구원 연구원 sookyungkim@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