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 전도사로 돌아온 전 경제부총리, 임창열 킨텍스 대표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가 마이스(MICE:미팅·인센티브·컨벤션·전시) 산업 부흥에 팔을 걷어붙였다. 9월 4일 킨텍스 대표 취임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는 한편 취임 후 첫 프로젝트로 아시아 대표 모바일쇼 ‘글로벌 모바일 비전(GMV 2014)’을 치르면서 화려한 변신을 알렸다. 9월 17일 개막식을 한 시간 앞두고 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마이스 경쟁력이 세계 18위에 불과하다”며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을 중심으로 국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킨텍스를 유치한 주인공이 바로 나”라며 킨텍스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는 한편 마이스 산업이야말로 창조 경제 시대를 앞당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구원투수이자 핵심 경제 브레인의 경력을 입증하듯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은 일목요연하고 막힘이 없었다.


취임 후 첫 프로젝트로 GMV 2014를 치르게 됐습니다.
“GMV 2014는 국내 유일의 모바일 전시 상담회로 한국의 우수한 모바일 산업을 세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170여 개의 업체들이 세계로 나가기 위한 발걸음을 뗐습니다. 저 또한 킨텍스 대표로 처음 시작하는 행사여서 남다른 의미를 갖고 준비했어요. GMV에 참가한 기업들과 같은 스타트 지점에 섰다고 생각하고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무대로 도전하는 것처럼 저 역시도 세계에서 주목하는 마이스 행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GMV 2014가 이전과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GMV 2014는 2008년 이후 7회를 맞았습니다. 유명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B2B로 진행되던 예년과 달리 전시와 콘퍼런스, 스타트업 경진대회, 세미나 등 다양한 부대 행사와 함께 B2C로 진행됩니다. 이전에는 기업들이 직접 바이어를 찾아다녔다면 올해엔 유능한 기업과 다양한 볼거리와 내용을 한자리에 모아 바이어가 찾아오게 하는 데 역점을 뒀습니다. KOTRA와 킨텍스가 공동 주관하게 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GMV 2014는 2008년 개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매년 약 1000건의 수출 상담 실적을 달성했어요. 특히 2013년에는 수출 상담액 23억3800만 달러, 계약 가능액 7억500만 달러, 투자 유치 200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전시 기업과 초청 바이어가 늘어난 만큼 그 이상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의 전시와 콘퍼런스에 해외에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마이스 산업에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습니까.
“제가 킨텍스를 만든 사람입니다. 경기도 지사 때 인천과 치열하게 경쟁해 결국 고양시에 유치했지요. 99만1500㎡(30만 평)의 한류월드(관광 숙박 단지)를 조성해 마이스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고 파주 군사시설 보호구역 330만5000㎡(100만 평)를 규제 해제해 LG필립스와 같은 대규모 외자 유치를 이끌어 냈어요. 통상산업부 장관을 역임할 때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주도해 만들고 판교 벤처테크노밸리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에 대한 꿈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킨텍스가 창업 이후 계속 적자가 나고 있어요. 지난 3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마이스 산업 경쟁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 마이스 종합 경쟁력 지수가 100점 만점에 30.8점으로 21개국 중 18위에 머물러 있어요. 특히 한국이 IT 강국이지만 IT 분야 전시 행사 면에서는 강국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모바일 올림픽에 해당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018년까지 선점했어요. 스페인이 IT 강국이 아닌데 왜 모바일 박람회는 스페인에 밀릴까 자성해야 해요. 스페인은 이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총 35억 유로(약 5조3000억 원)로 예상해요. MWC는 2019년 이후 개최 도시를 새로 찾고 있죠. 동북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놀라운 사실은 한국의 마이스 경쟁력이 18위인데 비해 중국은 5위, 싱가포르는 6위라는 겁니다. 조선·자동차·전자 산업 모두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 경쟁력이 이렇게 뒤져 있습니다. 서비스를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중국은 20만㎥가 넘는 전시장이 여럿인데 한국은 킨텍스가 유일하게 10만㎥가 넘습니다. 동북아에서 싸우면 누가 승자가 되겠습니다. 중국은 거대한 소비 시장이 있고 중국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데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마이스 산업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지원 체계가 없어요. 대표적으로 킨텍스 근처에 비즈니스호텔이 없습니다. 세계 국제 전시장 옆에 비즈니스호텔이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국제 전시를 유치하겠습니까. 고양시가 부지를 가지고 있는데 제도가 걸림돌입니다.”


킨텍스의 적자 구조 탈피도 시급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큰 시설은 국가에 기부채납하게 돼 있어요. 감가상각을 20년간 하도록 돼 있는데, 20년 감가상각을 하니 무슨 수로 돈을 벌겠습니까.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선 민자 투자가 들어와 수익을 내는 툴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한류월드와 킨텍스를 연계하고 마이스 복합 단지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해 놓으셨습니까.
“마이스 산업 경쟁력을 세계 수준인 20만㎥ 이상으로 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킨텍스 제3 전시관을 지어야 합니다. 현재 킨텍스는 자동차가 없으면 오기 힘든 교통 인프라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GTX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완성해야 합니다. 마치 경부고속도로를 밤새워 깔았듯이 산업을 일으키는 대동맥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GTX를 연결함으로써 마이스 산업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킨텍스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0분 걸려요. 놀이 문화가 필요한데, 이곳엔 카지노가 없지만 삼성역 인근엔 카지노가 있고 호텔도 많고 쇼핑도 가능해요. 교통환승센터도 만들고 주차장도 더 넓혀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 임기 내 국가 기간산업으로 생각하고 마이스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이런 요소들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마이스 산업 인프라를 만들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청사진을 확실히 내놓을 수 있어요. 평창 올림픽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했잖아요. 현재 미래부가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와 IT 업계가 의지를 갖고 민간 협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움직여야 합니다.”


직함이 많으신데, 킨텍스에서 새 출발하는 기분은 어떻습니까.
“과거 외환위기 시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부도 위기에서 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은 아직 가능성이 있는 나라입니다. 잠재성장률이 4%밖에 안 돼 걱정하는데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출산 걱정하지 말고 이민 정책을 확 뜯어고쳐야 합니다. 고급 인력 시장을 대폭 개방해야 해요. 또 여성 인력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파트타임 제도를 많이 만들어 주고 어느 정도 육아가 끝나면 풀타임 기회를 줘야 합니다. 노동력이 부족한데 조기 은퇴는 왜 시킵니까. 제 나이가 지금 70인데 일하잖아요. 저는 워커홀릭이어서 일하지 않으면 병나는 사람이라 일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킨텍스는 옥동자에, 내가 낳은 아들이에요. 내가 만들었는데 10년 이상 적자가 나잖아요. 다시 한 번 나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 있는 마이스 산업을 육성할 겁니다. 미래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주려면 이러한 산업을 일으켜야 해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유치를 도와주는 게 창조 경제를 실제로 꽃 피우는 방법입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