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대니얼 김이 창업한 릿 모터스, 한 번 충전으로 320km 주행

[실리콘밸리 통신] 넥슨 김정주 회장 사로잡은 ‘전기 이륜차’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는 분야를 꼽으면 단연 전기차다. 그중에서도 한국인 창업자 대니얼 김이 대표로 있는 릿 모터스가 최근 화제다. 실리콘밸리에서 전기차는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테슬라·닛산·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생산, 판매하면서 생기 변화다.

전기차의 장점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편한 점이 남아 있다. 특히 한 사람이 통근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고 비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자동차보다 편의성이나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모델이 릿 모터스의 C1이다. 언뜻 보기에는 자동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 바퀴로 가는 오토바이다. 여기에 자이로스코프가 달려 있어 무게중심을 잡아 줄 뿐만 아니라 절대 넘어질 위험이 없다. 오토바이보다 안정성이 훨씬 뛰어나며 시간당 180km를 달릴 수 있다. 한 번의 충전으로 약 320km를 갈 수 있다고 한다. 현재 C1 모델은 1인용이긴 하지만 한 명을 더 태울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 통신] 넥슨 김정주 회장 사로잡은 ‘전기 이륜차’
징가 창업자도 투자 동참
미국에서 한정판으로 1000대가 먼저 판매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격은 약 2만4000달러, 약 2400만 원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 3월에는 약 20억 원에 해당하는 엔젤 펀딩 소식이 화제를 모았다. 이 금액은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펀딩에 참여한 사람이 넥슨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정주 회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미국의 대표적 소셜 게임 회사인 징가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마크 핑커스 등도 참여하고 있다.

펀딩 이후 현재까지 직원이 20여 명으로 늘어났고 C1 이외에 쿠보 스쿠터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현재는 스쿠터 프로젝트보다 C1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회사의 성장 정책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릿 모터스 이전에도 앱테라와 피스커가 3바퀴로 된 전기자동차를 시도했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은 모델을 선보이는 바람에 실패한 적이 있다. 이를 교훈 삼아 릿 모터스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릿 모터스 웹 사이트에는 창업자인 대니얼 김의 개인 스토리가 재미있게 소개돼 있다. 김 대표는 3년 정도 직장생활 후 1년간 세계 여행을 함으로써 인생의 시야를 넓히고 그것을 계기로 이륜구동의 이동 수단이 사륜구동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현재 사업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미 앞서 앱테라와 피스커 등이 3바퀴 전기자동차로 비슷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릿 모터스의 성공 여부를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마크 핑커스 회장과 김정주 회장 같은 ‘거물’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향후 자금 확보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C1은 제작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약 1000개의 선주문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정직한 객원기자·전 갈라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