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뺄셈 원리’

Based on “Consumer Evaluations of Sale Prices: Role of the Subtraction Principle” by Abhijit Biswas, Sandeep Bhowmick, Abhijit Guha, and Dhruv Grewal (2013, Journal of Marketing, 77(4), pp. 49~66)


연구 목적
그동안 가격이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마케팅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여기서 의미하는 ‘소비자 평가’는 소비자가 가격표에 붙은 정가(Original price)와 할인 가격(Sale price)의 차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 소비자가 가격 차이를 판단해 구매 의사가 강한지 약한지를 나타내는 척도를 의미한다.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뺄셈 원리’를 주제로 마케팅저널(Journal of Marketing)에 게재된 논문은 미국의 웨인주립대·인디애나주립대·뱁슨대 소속 연구진의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이 논문은 가격표에 붙은 정가와 할인 가격의 위치 변화가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 대상
이 연구는 할인 가격이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전제로 출발한다. 이와 함께 이 논문에서는 ‘뺄셈 원리’를 기본 전제로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뺄셈 원리는 우리가 초등학교 교육에서부터 접하는 기초 수학을 떠올리면 된다. 예를 들어 ‘100-75=?’의 수식과 ‘-75+100=?’의 수식을 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의 답을 더 쉽게 구한다. 이 논문에서는 이러한 간단한 뺄셈 원리를 가격표에 붙어 있는 정가와 할인 가격에 대입해 연구를 진행했다. 가령 가격표에 표시되는 정가와 할인 가격의 위치가 정가(예: 3만4000원)가 가격표의 왼쪽에, 할인 가격(예: 2만5000원)이 오른쪽에 표시되면 뺄셈 원리(3만4000원-2만5000원)에 따라 9000원 할인이라는 소비자 평가를 쉽게 도출하게 된다. 하지만 역으로 가격표의 할인 가격이 왼쪽에, 정가가 오른쪽에 표시되면 ‘-2만5000원+3만4000원=?’라는 뺄셈 원리에 의해 전자보다 더 어려운 소비자 평가에 봉착하게 된다.


연구 방법
이 논문에서 가격표에 표시된 정가와 할인 가격의 위치 및 할인율이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5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에서 실험 결과는 다양한 소비자군에 의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소비자군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첫째 실험과 둘째 실험은 미국의 중서부에서 공부하는 50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셋째 실험은 아마존닷컴의 구매자(164명)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넷째 실험은 대학생보다 구매력이 높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실험은 미국의 공립대 두 곳에서 228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조사에 의해 실시했다. 5가지 실험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한 변수는 가격표에 표시된 정가와 할인 가격의 위치 변화(왼쪽 vs 오른쪽), 할인율은 크게 2가지로 나눠 10%의 낮은 할인율과 30%의 적절한 할인율을 변수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첫째 실험과 둘째 실험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뺄셈 원리’와 할인율 폭이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논문의 전제 가설인 ‘뺄셈 원리’대로 첫째 실험에서 소비자들은 왼쪽에 정가가, 오른쪽에 할인 가격이 위치했을 때 소비자들이 가격 차이를 더 잘 인지했고 구매 의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소비자 평가의 척도가 높았다. 각기 다른 할인율이 적용된 둘째 실험에서 왼쪽에 정가가, 오른쪽에 할인 가격이 위치하고 동시에 적절한 할인율이 적용됐을 때 소비자 평가의 척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낮은 할인율에서 할인 가격의 위치는 소비자 평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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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실험은 수학적으로 계산이 쉬운 가격인지가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예를 들면 정가가 3만 원, 할인 가격이 2만 원일 때 정가와 할인 가격의 가격 차이가 1만 원이라는 결과가 가격표에서의 위치에 상관없이 쉽게 계산된다. 하지만 가격표에 붙은 정가가 3만7500원, 할인 가격이 2만9300원이라면 할인율을 계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셋째 실험 결과와 같이 정가와 할인 가격의 차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가격을 설정했을 때에는 가격표에 정가가 왼쪽에 붙어 있는지 또는 오른쪽에 붙어 있는지의 위치 여부가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학적으로 계산하기 쉬운 가격은 ‘뺄셈 원리’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실험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둘째 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는 대학생보다 구매력이 높은 일반 성인이 할인 가격의 위치와 각기 다른 할인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둘째 실험과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지만 일반 성인의 구매 의사나 가격 인지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째 실험은 기존 실험보다 할인율을 더 작게 혹은 보다 더 크게 적용해 할인율의 변동 폭이 소비자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다섯째 실험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 적절한 할인율에서 소비자는 뺄셈 원리에 따라 할인 가격이 오른쪽에 위치했을 때 더 높은 소비자 평가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작은 할인율 혹은 지나치게 큰 할인율에서는 오히려 왼쪽에 할인 가격이 위치했을 때 더 높은 소비자 평가 결과를 나타냈다. 이 논문에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원인으로 할인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소비자가 판매자의 신뢰도를 의심하는, 즉 소비자가 ‘판매자 기회주의(Retailer opportunism:판매자가 판매자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경향)’ 현상이 발생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소비자들은 판매 상품의 질을 의심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시사점
소비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고 생산자의 생산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다채로운 마케팅 기법과 전략이 개발되고 발전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에게 중요한 평가 요소로 인식되는 가격에 대한 연구도 적지 않은 학자와 기업인에 의해 진행된다. 이 논문은 소비자 평가 요소로 중요하게 인식되는 가격, 특히 할인 가격의 가격표에서의 위치와 할인율의 변화가 소비자 평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과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물론 가격표에 표시되는 할인 가격의 위치와 각기 다른 할인율이 모든 소비자 평가의 변수를 대변하거나 구매자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 밖의 다양한 마케팅 기법도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거시경제 지표나 수요와 공급 원리에 의해서도 소비자 평가는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격표에 붙어 있는 할인 가격의 위치나 할인율처럼 작은 부분도 소비자 평가를 변화시키기에는 충분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판매자는 이 연구를 통해 이런 작다고 여겨질 수 있는 부분도 마케팅 전략으로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가 상품의 가격 인지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보다 강한 구매 의사를 지닐 수 있도록 기업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또한 ‘뺄셈 원리’처럼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 우리가 무심결에 지나치는 사소한 부분까지도 놓치면 안 될 것이다.


박광빈 삼정KPMG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kwangbinpark@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