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업가 A 씨의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요즘처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금융시장에서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자산 관리에도 존재한다면 우리는 한결 편안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있더라도 목적지를 모른다면 단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출발은 할 수 있지만 얼마 가지 못해 방향을 잃고 헤매게 될 것이다. 목적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첨단 내비게이션이 없더라도 작은 나침반 하나로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자산 관리에서 목적지는 ‘미래의 자금이 사용될 용도’, 나침반은 ‘목표 수익률’이다. 이 두 가지만 결정한다면 생각보다 자산 관리는 힘들지 않다. 투자 목표를 고려해 운용 기간을 결정하고 목표 수익률에 따라 투자 상품을 결정한다.

개인 사업가인 A(51) 씨는 10년 후 은퇴 자금을 마련하고 싶어 한다. 현재 은행예금과 국내외 펀드에 투자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몇 년째 제자리다. 지금까지 목적은 있었지만 목표 수익률이 없었기 때문에 펀드 리밸런싱을 하지 못한 까닭이다. 지난 4년 동안 펀드에 투자하면서 수익률이 좋았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계속 두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매번 수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A 씨가 기대하는 10년 후 은퇴 자금은 약 10억 원이다. 현재의 금융자산 3억 원과 매월 200만 원의 여윳돈으로 1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지 고민 중이다.


월 분배금은 ‘컨슈머 펀드’에 재투자
초기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23년물 ‘브라질 국채’에 1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12월 4일 결제 기준 23년물은 연 11.8% 정도의 수익률로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비과세라는 장점도 있다. 물론 환율의 영향으로 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재의 환율이라면 충분한 투자 가치가 있다. 향후 환율이 추가 하락한다면 이자를 동일 채권에 재투자하고 환율이 상승한다면 이자를 수령해 다른 상품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월지급식 지수형 ELS’에 1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코스피200, 홍콩H, 유로스탁스50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펀드는 지수가 상승해야만 수익이 발생하지만 이 상품은 3년간 현 지수에서 4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확정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대 수익률 대비 안정성이 좋은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자는 매월 연 8.5%로 지급된다. 만약 만기에 원금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매월 수령한 이자가 손실률을 줄이는 장점도 있다.
[新 자산 배분 전략] 예금·펀드 대신ELS·ETF에 분산투자
그리고 남은 1억 원은 미래에셋증권 ‘멀티랩’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분할 매매를 하기로 했다. 한 번에 3%씩 분할 매수한 후 3~5% 정도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으로 연 10% 정도의 수익이 기대된다. 특히 ETF 매매에서 발생한 수익은 비과세로 절세 효과도 있다.

‘브라질 국채’와 ‘월지급식 ELS’에서 발생한 월 분배금은 ‘컨슈머 펀드’에 적립식으로 재투자하기로 했다. 전 세계 일류 소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 회복과 신흥 국가의 소비 증가에 주목한 판단이다. 상품도 선진국 기업 중심의 ‘글로벌 컨슈머’와 신흥 시장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아시아 컨슈머’로 분산투자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자산 관리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다. 투자 중간에 높은 수익률이 달성되더라도 목표 수익률에 기반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하지 않으면 지나가는 수익률에 불과할 것이다. 나만의 기준인 목표 수익률만 있다면 자산 관리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나머지 반은 투자자와 웰스매니저의 몫이다.


손순도 미래에셋증권 대구지점 에셋매니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