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앤더슨 지음|윤태경 옮김|356쪽|알에이치코리아|1만6000원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카를 마르크스는 생산수단이 권력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통찰했다. 20세기 산업 모델은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이 최고의 ‘갑(甲)’이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공장과 기계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제품을 대량생산해 시장에 내놓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미국에서 주목받는 ‘제조자 운동’은 이와 전혀 다른 모델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누구나 기업가나 제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생산도구를 민주화하고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인터넷 창업에서 장벽은 오직 자신의 재능뿐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1세대 창업자들은 집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해 기업을 크게 키우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대학 기숙사에서 사업을 시작해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기업을 크게 키울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잠재력을 크게 확장하는 컴퓨터 덕분에 가능하다. 공장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비트 세계에서 웹이 혁신을 민주화한 것처럼 원자 세계에서는 3차원 프린터, 레이저 커터를 비롯한 쾌속 조형 기술이 혁신을 민주화하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3차원 프린터의 작은 트레이가 거대한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대신한다.

인간은 제조 본능을 타고났다. 모든 사람이 타고난 제조자, 즉 메이커다. 어린이들은 그림이나 레고 장난감, 찰흙놀이에 몰두한다. 작업장이나 차고뿐만 아니라 부엌도 제조의 현장이다.

20세기 산업구조에 이들이 설 자리는 없었다. 인터넷과 3차원 프린터가 ‘DIY(Do It Yourself)’ 정신의 산업화를 예고하고 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감정을 흔들어라
디니엣 샤피로 외 지음|이진원 옮김|287쪽|한국경제신문사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하버드협상연구소 부책임자이자 정신의학 교수인 저자가 실용적인 협상 방법을 제시한다. 비밀은 단순하다. 긍정적 감정을 자극하라는 것이다. 협상에서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정반대 전략이다. 협상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당신의 관심사를 알리고 상대의 관심사에 대해 배우면 서로가 만족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5가지 보편적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잘나가는 선배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21가지 비밀
김대원 지음|220쪽|청림출판|1만3000원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상위 1% 직장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활 성공 비밀이다. 현직 언론인인 저자가 대기업 전문 경영인, 정부 고위 관련 등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신화 같은 인물들을 100여 명 만났다. 이들은 1000만 샐러리맨들이 겪고 있는 수많은 고민 속에서 좌충우돌하던 시절을 허심탄회하게 들려준다. 위에서 내려오는 어처구니없는 지시 때문에 가슴앓이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부하 직원을 볼 때마다 부글부글 뚜껑이 열린다. 성공한 선배 직장인들의 디테일한 조언이 재미있다.






만리장성 중국
홍은택 지음|376쪽|문학동네|1만5800원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자전거를 타고 중국 대륙을 60일 동안 종횡무진 누볐다. 사람의 눈높이와 가장 비슷한 자전거 안장에 앉아 바라본 중국의 어제와 오늘, 도시와 농촌, 라오바이싱의 이야기다. 중국은 국토 면적에서 세계 3~4위를 다투는 나라다. 5000년 역사 동안 이 대륙에서 흥하고 쇠했던 국가와 민족은 한둘이 아니다. 그들이 남김 문화 또한 다종다양하다. 저자는 횡단 대신 중국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 상하이에서 출발해 난징·시안 등을 연결하는 삼각 코스를 그렸다.





우리 안의 우주
닐 투록 지음|이강환 옮김|340쪽|시공사|1만8000원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거의 모든 물리학의 역사와 주목할 만한 이론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빛을 통합한 맥스웰의 이론, 세상에 대한 고전적인 관점을 완전히 붕괴시킨 양자역학, 우주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고대 그리스인들의 관점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모든 물리학 법칙을 통합하는 이론으로 가장 유망한 M이론, 완전히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양자 컴퓨터 등이 흥미로운 언어로 펼쳐진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이론 물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저자는 균형 잡힌 서술보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어제까지의 세계 전통사회에서 답을 찾아라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744쪽|김영사|2만9000원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세계화 시대이건만 아직도 자신들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인들로선 그들의 삶이 무척이나 불편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혜로운 부분이 많다. 그들은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고 그 해결책은 우리가 채택한 방법과 많이 다르다. 그들의 방법이 좋은 이유는 우리의 몸과 관습에 적응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적인 삶은 인간의 몸과 마음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양복을 입은 구석기 시대 사람이다.’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신간 ‘어제까지의 세계’에서 자신이 지난 50년 동안 전통사회 사람들과 같이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9가지를 이 책에 풀어냈다. 분쟁 해결 방법에서부터 육아와 노인의 대우, 종교와 건강 등이 있다. 이 속에서 우리 현대인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의 대우에 대한 부분을 한번 살펴보자. 현대인의 삶에서 노인의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사회에서 대접 받기는커녕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일부 전통사회에서도 노인을 버리고 심지어 죽이기도 한다. 반면에 서구화된 사회보다 노인에게 더 만족스럽게 생산적 삶을 제공하는 전통사회도 있다. 이런 차이가 있는 이유는 환경적인 조건이나 노인의 효용성과 힘, 해당 사회의 가치관과 관습 같은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노인은 공경의 대상이었고 집안의 큰 어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 그런가.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면서 노인의 수는 많아졌지만 노인의 효용성이 줄어든 탓이 크다. 그렇지만 전통사회에서는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잘 활용하고 있으며 노인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기도 한다.

저자가 뉴기니에서 지역민들과 인터뷰할 때 그들은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으면 “잠깐만요. 노인에게 물어봅시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전통사회에서는 노인의 지혜가 해당 부족의 생사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노인은 ‘수구 꼴통’ 같은 존재가 아니라 오랫동안 삶의 경험을 통해 지혜로 뭉쳐진 존경받을 만한 존재다.
[Book] 메이커스, 마르크스도 놀랄 ‘생산수단의 민주화’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