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에서는 많은 베트남 펀드가 나왔는데, 대부분의 펀드가 당시 베트남 지수 600~1000 사이에서 설정됐고 이후 베트남 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반 토막 펀드’ 또는 ‘미운 오리 새끼’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모든 펀드가 반 토막은 아니었지만 운용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펀드의 손실률이 높아지면서 그런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면 왜 베트남 증시가 떨어지고 펀드 수익률이 하락했을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펀드 투자 시기’와 ‘환차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베트남은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그리고 2006년을 전후해 유럽과 일본 등의 선진국으로부터 많은 원조와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제공받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섬유 업체들이 진출했고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전화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것도 그 시점인데, 이는 낮은 노동 임금과 물류 접근성 등을 고려한 투자였다.

하지만 사람이 갑자기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배탈이 나는 것처럼 베트남도 단기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물가가 상승하고 공장 설립을 위한 기계와 플랜트 수입이 늘면서 무역 적자가 심화됐고 외화보유액이 부족하게 되는 현상 등이 나타났다. 이후 미국발 금융 위기와 맞물리며 경제와 증시도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 외관상 투자 시기가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소화를 못한 베트남이 문제였던 것이다.
<YONHAP PHOTO-1415> Traders work on the floor of the Ho Chi Minh City Stock Exchange in Ho Chi Minh City, Vietnam, on Monday, Jan. 19, 2009. Vietnam's stock market was Asia's worst performer last year as the economy grew at its slowest pace since 1999, hurt by slumping demand for the country's exports. Photographer: Kevin German/Bloomberg News





/2009-01-19 17:44:38/
<저작권자 ⓒ 1980-200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Traders work on the floor of the Ho Chi Minh City Stock Exchange in Ho Chi Minh City, Vietnam, on Monday, Jan. 19, 2009. Vietnam's stock market was Asia's worst performer last year as the economy grew at its slowest pace since 1999, hurt by slumping demand for the country's exports. Photographer: Kevin German/Bloomberg News /2009-01-19 17:44:38/ <저작권자 ⓒ 1980-200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베트남은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훨씬 높아 환 헤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베트남 펀드가 환 헤지를 하지 않았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위기를 겪는 동안 베트남 동화도 30% 이상 평가절하(달러 대비 동화 가치 하락)되면서 펀드들도 고스란히 환차손을 입게 됐다.

그렇다면 현재의 베트남 상황은 어떤가. 사람과 비교하자면 반쪽은 수술을 끝내고 링거를 맞으면서 회복되고 있고 반쪽은 곪은 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이 진행되는 상황에 비유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4~5년간 공장 설립을 위해 기계 수입만을 진행했던 공장들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공장을 2011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고 인텔 역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런 효과로 베트남 수출 주력 품목이 기존 섬유·의류·원유·농수산물에서 휴대전화·전자제품으로 추가됐고 지난해는 20년 만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한마디로 그동안 공장 세우느라 고생하다가 이제 와 기지개를 펴고 공장 가동에 들어선 상황이다. 그러면 환율은 어떨까. 당연히 무역수지가 개선됐기 때문에 안정된 모습을 1년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베트남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트남 주식시장에 한 번 투자해 볼까?’를 고민한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먼저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베트남 직접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가까운 지점을 방문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직접 투자의 장점은 매매 시 거래 수수료와 세금만 발생될 뿐 기타 보수가 없으며 가능성 있는 종목을 집중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공모 펀드는 종목당 투자 한도가 10%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단점은 직접 투자한다면 당연히 종목도 직접 선택해야 한다.

한국과 산업구조가 현저히 다른 국가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전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에 종목 연구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베트남 호찌민 증시를 예로 들면 지난 5년간 300~350여 개 상장 기업 중 약 40여 개 기업이 상장폐지됐기 때문에 직접 투자를 선택한다면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해 대형주 중심의 투자를 권유한다.
[베트남 증시 투자 가이드] 고질적 문제 해소 중…‘ 상승세 이어진다’
펀드로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베트남에 투자하는 한국계 운용사들은 대부분 한국인 펀드매니저를 베트남 현지로 보내 시장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동양자산운용에서는 한국인 펀드매니저가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근무하고 있다.

펀드 투자의 장점은 ‘한국인이 한국인 투자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프런티어 마켓(frontier market)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상장된 베트남 대형주 중에서는 외국인 투자 한도(은행 30%, 일반 기업 49%) 제한으로 직접 투자할 때 실제 투자하기 힘든 종목이 많지만 펀드는 다른 펀드와의 블록(block) 거래 등을 통해 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반면 단점은 펀드별로 연 1.5~2.5% 수준의 펀드 보수가 있다. 또한 펀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3개월에서 1년 사이에 환매할 때 이익금의 일부분을 환매 수수료로 징수한다. 해외 펀드는 잦은 자금 입출금이 발생할수록 부과되는 수수료가 많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환매 수수료를 적용하게 된다.


기업 실적 개선될 듯

베트남 호찌민 지수는 올 들어 2월 27일 현재까지 약 13% 올랐다. 2월 최고점을 기준으로는 20% 정도 올랐지만 최근 조정을 받으며 상승 폭이 약간 줄어들고 있다. 현 상황에서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까.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베트남 증시가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친 이후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과거 5년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되던 물가와 환율 불안 그리고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부터 차츰 해소되면서 거시경제가 안정을 보이는 초기 단계로 진입했고 이러한 경제 안정을 기반으로 한 베트남 정부의 본격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발표되고 있고 정부의 경기 부양책 실시 이후 기업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베트남 정부가 현재 우선적으로 진행 중인 국영기업 구조조정 및 경기 부양책 실시 이후 예상되는 물가 상승 등의 거시경제 불안 요인이 100% 해소되지 않았지만 과거와 같은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가 베트남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베트남 증시 투자 가이드] 고질적 문제 해소 중…‘ 상승세 이어진다’
베트남 펀드 투자 팁(tip)
베트남 펀드에 가입하기 전 확인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해외 펀드는 환매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가입 전에 약관을 확인할 것.

둘째, 베트남 펀드는 많지만 가입할 수 있는 단독 베트남 펀드는 4개뿐이다.

셋째,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펀드매니저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넷째, 모든 증권사나 은행에서 베트남 펀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하는 곳이 어디인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 펀드 명에 ‘베트남’이 있지만 ‘아세안’ 혹은 ‘아시아’란 명칭이 함께 들어있는 펀드는 베트남 단독 펀드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정성문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