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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빈 등 글로벌 커피 브랜드를 따돌리고 국내 점포 수 1위에 오른 토종 브랜드 카페베네가 여러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올 초 론칭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가 88개 매장을 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다.

잘나가는 카페베네가 구설에 오른 것은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내면서부터다. 상반기 매출 850억 원, 영업적자 6억5000만 원, 당기순손실 21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카페베네가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140억~17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초고속으로 성장해 온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물론 11월 중순 발표된 3분기 누적 실적에서 3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188억 원)의 2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카페베네는 KDB대우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올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해 왔지만 상반기 적자 기록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카페베네가 잇단 구설에 시달리는 까닭? 영업이익‘ 뚝’… 신사업 진출 ‘ 부담’
카페베네가 잇단 구설에 시달리는 까닭? 영업이익‘ 뚝’… 신사업 진출 ‘ 부담’
상반기 적자 기록해 불안감 노출

프랜차이즈 업계는 카페베네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로 3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매장 수가 800개를 넘어서면서 가맹점 증가 추세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카페베네는 커피 전문점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820개의 매장을 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306개의 카페베네가 오픈했다. 업계에서는 “하루에 1개꼴로 매장을 연다는 것인데 매장 오픈 후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사업 진출에도 투자비가 많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사업 론칭으로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해외 진출에서도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미국 뉴욕맨해튼에 직영 1호점을 개설한 데 이어 4월에는 중국에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하고 동남아 지역은 물론 중동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는 등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맨해튼에 문을 연 해외 1호점은 미국에서도 땅값이 가장 비싼 곳에 661㎡(약 200평) 규모의 점포를 내기 위해 6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9억 원. 한 해 이익의 절반가량을 쏟아 부은 것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신사업과 해외 진출, 물류 시설 투자로 일시적인 적자가 났던 것”이라며 “블랙스미스 가맹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카페베네가 구설에 오른 또 다른 이유는 카페베네 가맹 점주들이 대거 점포를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한 창업 컨설턴트는 “상권 보호 없는 무분별한 확장으로 매장 이익이 줄어들면서 비명을 지르는 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길 건너 베네’라는 말이 나돌 정도의 무분별 확장으로 인한 후유증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커피점별 500m 이내 중복 출점 비중을 보면 카페베네가 28.8%로 엔제리너스(30.7%)와 함께 가장 높다. 경쟁사인 할리스커피(20.4%)·탐앤탐스(20.5%)·투썸플레이스(22.3%) 등은 20% 초반대다.

점포 매매 업체의 한 매니저는 “카페베네는 지난 한 해 동안 100여 건의 양수·양도 물건이 나왔고 올 들어서는 70여 건으로 줄어들었지만 대형 커피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양도·양수 물건은 대부분 매출이 부진한 점포로 가맹 점주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시내에 ‘사설 창업 컨설팅’을 하는 영업 사원이 한 1만 명 있다”며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브랜드가 카페베네로, 수익성이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도 “관련된 모든 것이 루머”라며 “실제 점주들의 매각 움직임은 거의 없다”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주인이 바뀐 매장 수가“10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가맹점 개설 시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는 계약직 영업 사원인 ‘오더맨(Order Man)’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 카페베네로 알려져 있다. 오더맨은 경영상의 고려 없이 무조건적인 창업만 권하기 때문에 가맹점 피해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공정위가 발표한 커피 전문점 5곳에 대한 ‘모범 거래 기준’도 카페베네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가 제시한 모범 거래 기준의 핵심 내용은 기존 가맹점에서 ‘500m 이내’의 신규 출점을 제한하고 리뉴얼 비용의 20~40%를 가맹본부가 지원한다는 것이다.

영업 개시 후 5년 이내의 리뉴얼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 공사를 노린 가맹본부의 리뉴얼 강요가 불가능해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1년 카페베네의 가맹점에 대한 인테리어 공사, 설비 집기 판매 매출액은 843억 원(전체 매출 1679억 원의 50.2%)이다. 공사, 설비 집기 판매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249억 원이다.
카페베네가 잇단 구설에 시달리는 까닭? 영업이익‘ 뚝’… 신사업 진출 ‘ 부담’
“지난해 주인 바뀐 곳 10곳 미만”

마지막으로 카페베네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기존 보유 브랜드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창업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랙스미스를 기존 카페베네 법인에서 론칭하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블랙스미스에 올인 하게 되면 카페베네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법인을 설립해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카페베네 김선권 회장은 행복추풍령감자탕으로 돈을 벌어 카페베네 사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을 프랜차이즈 업계의 스타로 만들어 준 감자탕 프랜차이즈 ‘행복추풍령감자탕’에서 60억 원을 빌려 카페베네 초기 투자금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창업한 행복추풍령감자탕은 창업 4년 만에 300곳까지 늘어났지만 현재 행복추풍령감자탕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매장 수는 72개에 불과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가맹점 신규 개설보다 기존 가맹점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관계자는 펄쩍 뛴다. 카페베네는 올해도 100여개의 가맹점이 늘어날 정도로 아직도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고 가맹점과의 ‘윈-윈’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물류를 강화하는 등 내실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카페베네 신용 등급을 ‘BBB’로 부여했다. ‘BBB’는 채무 상환 능력은 인정되지만 장래의 환경 변화에 따라 저하될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카페베네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카페베네의 성공 이후 경기 침체기에 신규 브랜드인 블랙스미스가 론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88개 가맹점을 개설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는 것이다. 스타 마케팅을 기본으로 하는 김 회장의 능력을 높이 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고속 성장은 동전의 양면이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가맹점주의 성공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의무가 있다. 그런 면에서 카페베네가 카페베네에 이어 블랙스미스로 다시 한 번 오른 도약대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기본을 준수하는 시험대이도 한 셈이다.


사장급 이상이 6명?

카페베네 임원 현황을 보면 총 21명의 임원 중 회장 1명, 부회장 1명을 비롯해 4명의 사장을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나와 있는 9월 분기 보고서를 보면 신규 사업 관리를 하는 김철증 사장, 인테리어 관리를 맡은 김인선 사장과 한정안 사장(물류관리), 김선열 사장(생산관리), 김선기 사장(해외사업관리) 등이 있다.

사장단 규모로 보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페베네 관계자에 따르면 본부장에게 사장 직급을 준다는 설명이다. 21명의 임원 중 7명이 행복추풍령감자탕 출신이다. 카페베네는 행복한추풍령감자탕 인맥이 주축이 돼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