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서 ‘히트텍(발열 내의) 대란’이 일어났다. 유니클로 매장에는 손님들이 수백m 줄을 섰고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마비 사태까지 빚었다.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히트텍 제품을 정상가(1만2900~1만9900원)보다 최대 50% 할인한 9900원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외에 자라·갭 등은 유명 백화점 일층 수입 화장품 매장을 밀어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글로벌 메이커들이다. 일명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는 SPA 브랜드로 패스트푸드처럼 유행에 따라 빠르게 새 제품을 내놓는데 상품을 직접 기획·생산하고 유통비용을 줄여 가격이 저렴하다.

이런 상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경제적이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경향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 시장에서는 60g짜리 소형 컵라면보다 한 끼 식사용으로 손색이 없는 100g짜리 대용량 컵라면의 인기도 꾸준하다.

이 같은 현상은 1인 가구 증가의 영향이 크다. 2000년까지 가구 구성원 수가 4인>3인>2인>1인순이었던 반면 현재는 1인>2인>3인>4인의 역순으로 바뀌었다. 불황기에 비싼 식품·외식 물가도 부담이 돼 결국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도시락 등으로 한 끼를 때우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

불황의 그림자가 도시락을 히트 상품으로 만들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 판매액이 크게 늘어나는가 하면 호텔에서는 1만~2만 원대 저가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삼각김밥에 밀리고 ‘싼 게 비지떡’이란 편견 속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도시락이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편의점 도시락을 주로 소비하는 고객들은 20~30대 직장인·학생 등이다. 가격대도 2000~3000원으로 일반 식당가의 절반 수준이다. 특급 호텔들도 잇달아 1만~2만 원대 저렴한 도시락 메뉴를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호텔에서 판매하는 저녁 메뉴는 10만~15만 원, 점심 메뉴는 5만~7만 원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파격적인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8일 관악구 신림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2010.04.28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28일 관악구 신림동의 도시형 생활주택 2010.04.28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분양 중인 저렴한 오피스텔과 도시형 주택에 관심 가질만

마찬가지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수익형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집값 하락,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실제 소액으로 투자하는 상가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공급하는 상가 낙찰가를 보면 1억 원대나 1억 원 미만의 상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공급된 경주 외동의 신규 LH단지 내 상가 중 101호는 9400만 원대에 낙찰됐다. 낙찰된 점포는 지상 1층 물건이다.

또한 올해 1~10월 LH에서 신규 공급한 LH상가 중 1억 원 미만 금액으로 낙찰된 점포는 모두 10개였다. 게다가 같은 기간 1억~2억 원 사이의 낙찰가를 기록한 신규 LH 점포도 29개에 달했다. 지난 4월 한화건설이 분양한 상암지구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 오피스텔도 3.3㎡당 1060만 원의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해 전용 19㎡는 1억 원대 초반에 투자가 가능했다.

그 결과 평균 5.3 대 1, 최고 52.8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또 지난 6월 청약을 마친 강남보금자리지구 내 ‘강남 푸르지오 시티’도 강남권임에도 불구하고 전용 23~24㎡가 다른 강남 지역에 분양된 오피스텔보다 30% 이상 저렴한 1억 원 중반대에 선을 보이면서 평균 23.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주택은 아파트처럼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분양가가 일부 차이는 있지만 월 임대료는 큰 차이가 없다. 이왕이면 저렴하게 매입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더 유리하다. 아무리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좋더라도 매입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되고 되팔 때 환금성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1억 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를 내세운 오피스텔과 도시형 주택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점검해 볼 때 내년 부동산 시장도 올해처럼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으로 임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1억 원 안팎에 분양 중인 저가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분양 중인 오피스텔과 도시형 주택은 신규 분양보다 혜택이 많은 만큼 꼼꼼히 따져 접근해 볼만하다.

우선 요진건설산업이 서울 강동구 길동 414의 1에 분양 중인 ‘강동 와이시티’는 1억 원 초반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전용 13~18㎡ 규모의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의 결합 상품으로, 전 주택형을 1억3000만 원 이내에 분양받을 수 있다.

또한 대우건설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수유역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 중이다. 현대산업개발과 아이앤콘스는 서울 은평뉴타운 내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를 공급 중이다.

현대BS&C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 34의 13 일대에서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총 325가구의 ‘현대썬앤빌구로’를 분양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면적 14㎡ 192가구, 17㎡ 8가구 등 총 200가구이며 오피스텔 16㎡ 120실, 20㎡ 5실 등 총 125실로 모두 초소형으로 구성된다.

끝으로 신대방역 601 일대에서 회사 보유분으로 마지막 정리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초 분양가에서 대폭 할인해 분양하는 후분양 도시형 주택으로, 분양가는 9000만~1억 원대로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률(연 9%대)이 장점이다. 오피스텔형 풀 옵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28가구(전용 16~19 ㎡)다.

한국토지신탁이 광교신도시 도시 지원 시설 용지 4-3블록에 공급 중인 ‘광교 코아루S’ 오피스텔 전용 24㎡ 소형 타입은 1억 원 초반대에 분양받을 수 있다. 지하 1층~지상 15층 전용 24~43㎡ 총 250실로 구성됐다. 2016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경기도청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광교 테크노밸리, 에듀타운, 비즈니스파크 등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배후 수요도 풍부해질 전망이다.

또한 대우건설도 광교신도시 4-1-1블록 일대에 공급 중인 ‘광교 2차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을 1억 원 초반대에 분양 중이다. 단지 규모는 지하 5층~지상 10층, 4개동, 전용 21~26㎡ 786실 규모다.

태울림종합건설이 광교신도시 신분당선 신대역 인근에 공급 중인 ‘광교 유타워’ 오피스텔은 전용 15~16㎡를 9000만 원대에, 전용 17㎡를 1억200만~1억900만 원 선에 분양받을 수 있다. 지하 4층~지상 8층, 전용 11~17㎡ 총 384실로 구성됐다.
[부동산 포커스] 산업계에 불어닥친 ‘저렴이’ 열풍, 가격 싼 오피스텔·도시형 주택 인기
경기·인천 지역 분양 중인 물량들

GS계열사인 코스모건설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939의 6 일대에서 초소형 도시형 생활주택 ‘코스모골드’ 266가구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6층 1개 동으로 전용면적 13㎡ 140가구, 14㎡ 98가구, 15㎡ 28가구 등이다. 삼성전자·삼성생명·LG유플러스 등 기업체가 밀집해 있으며 아주대 등도 가까워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로 대출해 주며 분양가는 1억 원이 채 안 되는 7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으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투자 주의보가 내려진 만큼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009년 1035실에서 2010년 5089실, 2011년 1만775실, 2012년 1만4719실(계획 물량 포함)로 급증했다.

경기도도 2009년 902실에서 2010년 3639실, 2011년 9697실, 2012년 1만1929실 늘었다. 도시형 주택도 공급과잉 우려로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9년 5월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전국에서 공급(인허가 기준)된 도시형 생활주택은 총 19만2490가구에 이를 정도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