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셋값이 올라 경매로 집을 마련하려던 A 씨는 경매 정보를 보다가 기간입찰이라고 쓰여 있는 물건이 눈에 띄었다. 상세 정보를 보니 보통 경매 물건과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다만 10월 4~11일 동안이 입찰 기간이라는 점이 다른 경매 물건과 달랐다. A 씨는 개찰을 왜 10월 11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경매 방법에는 기일입찰제·기간입찰제·호가입찰제가 있다. 기일입찰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입찰 방법이다. 특정 기일의 특정된 장소와 시간에 실시하는 입찰을 말한다. 기간입찰제는 어느 특정한 시점부터 어느 시점까지 그 사이의 시간을 말하므로 입찰 기일을 특정한 날에 실시하지 않고 며칠간의 기간을 정해 입찰표의 접수를 받아 특정 기일에 개찰하는 제도다.

호가 경매는 경매 기일(매각 기일) 당일 매각되는 경매 부동산에 대해 응찰하고자 하는 자들이 집행관 앞에서 가격을 서로 올려서 불러가며 최고가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식의 입찰로, 1991년까지 이런 방식의 입찰이 이뤄졌지만 브로커의 양산 등 부작용이 있어 폐지됐다.

현재는 대부분이 기일입찰 방식으로 경매를 진행하고 서부지방법원 등 일부 법원에서 기간입찰제를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기간입찰제에 대해 알아보면 입찰 기간은 민사 집행 규칙의 규정에 따라 1주일 이상 1개월 이하의 범위에서 사안별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매각 기일(경매 기일)은 입찰 기간이 끝난 후 1주일 안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기간입찰에서는 우편에 의한 입찰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배송 기간을 고려해 적어도 1주일 이상 입찰 기간을 두고 있다. 매각 기일(개찰 기일)은 입찰 기간이 끝난 후 1주 안의 날로 정해진다.
[경매] 또 다른 경매 ‘기간입찰’ 경쟁률 낮아 유리…우편 입찰 인정
입찰 방법은 기일입찰에서는 매각 기일에 입찰표를 집행관에게 제출하는 한 가지 방법만 있지만 기간입찰에서는 입찰표를 기재해 봉투에 넣고 봉함한 봉투에 이미 공고된 매각 기일(개찰)을 겉면에 적어 지정된 집행관에게 직접 제출하거나 집행관에게 그 봉투를 등기우편으로 부치는 방법이 있다.

우편으로도 입찰표를 제출할 수 있어 법원에 오기 힘들거나 멀리 사는 사람들에게는 편리한 입찰 방법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기간입찰에서는 입찰표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비밀 유지와 개찰의 편의를 위해 입찰표를 봉투에 넣어 봉함해야 하므로 봉투의 표지에 매각 기일을 적어야 한다. 또한 우편으로 입찰표를 제출할 때는 입찰 기간 안에 우편이 도착해야 하며 일찍 도착한 것은 유효하다.

입찰(매수) 보증금은 입찰표와 같은 봉투에 넣어 집행관 등에게 직접 제출하거나 등기우편으로 부치면 된다. 단, 일반적인 입찰과 달리 현금이나 유가증권으로는 기간입찰에서 유효한 보증금으로 활용될 수 없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법원의 예금 계좌에 일정액(입찰 보증금)의 금전을 입금했다는 내용으로 해당 금융회사가 발행한 증명서나 은행 등이 보증한 지급 보증 위탁 계약서(은행 등이 매수 신청하려는 사람을 위해 일정액의 금전까지는 법원의 납부 독촉에 따라 지급한다는 취지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지급 보증 위탁 계약)가 매수 신청을 하려는 사람과 은행 등 사이에 맺어진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가 기간입찰제 보증금으로 사용된다. 최고가 매수인이 안 됐을 때에는 보증금은 입찰자 계좌로 법원이 입금해 준다.

과거 호가 경매 시절의 경매 브로커의 폐해와 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기일입찰 방식을 도입했지만 매각 기일에 법원에 가 입찰표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기간입찰제를 병행해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기간입찰제를 허용하고 있는 법원이 많지는 않지만 기일입찰제보다 경쟁률이 다소 낮은 점을 감안해 관심 있는 물건이 있다면 입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