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샘 멘데스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하비에르 바르뎀, 주디 덴치, 레이프 파인즈, 나오미 해리스, 벤 위쇼 제임스 본드가 ‘죽었다’. 23번째 007 시리즈 ‘007 스카이폴’은 본드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상관 M(주디 덴치 분)의 지시에 따라 현장 요원 이브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제임스 본드는 열차 위에서 적과 치열한 결투를 벌이다 이브가 쏜 총에 잘못 맞고 죽는다. 물론 본드는 ‘부활’한다. 문제는 본드가 사망(실종)한 동안 MI6가 일대 혼란에 빠진다는 점이다.
혼란을 틈타 이번 시리즈의 새로운 악당 진영이 정체를 드러낸다. 냉전 시대에 007의 적이 구소련이었다면 냉전이 종식된 후 제작진은 끊임없이 새로운 악의 대상을 찾아내 시리즈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그렇게 해를 거듭한 본드가 1962년 ‘007 살인 번호’를 시작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문레이커’는 우주에 대한 동경을, ‘007 뷰 투 어 킬’은 컴퓨터와 제조업 수송 체계를 둘러싼 1980년대 분위기를 반영했고 ‘007 살인 면허’는 국제문제로 부상한 남미의 마약 밀매 조직을, ‘007 퀀텀 오브 솔라스’는 친환경적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다국적 물 기업’의 이권 다툼을 그렸다. 2013년의 본드가 해결해야 할 악(惡)은 현재 가장 첨예한 문제인 사이버 테러다.
본드의 탄생을 알린 숀 코너리, 로저 무어, 티머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현재 다니엘 크레이그까지 지난 시간 동안 본드 역시 시대에 맞춰 변화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버 영역까지 넘본다는 건 분명 무리일 수 있다.
이번만큼은 본드 걸 외에 본드를 도와줄 조력자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본드의 무기를 담당하는 천재 물리학자 Q를 연기하는 젊고 귀여운 벤 위쇼의 출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악당 실바 역에 칸영화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연기파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선택된 것 또한 시리즈의 변화를 단박에 보여주는 예다. 007 시리즈는 이제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캐릭터가 아니라 본드와 대적할 매력적인 또 한 명의 주요 인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악당이 더 이상 ‘악’으로 구축되지 않는 현재의 블록버스터의 분위기를 십분 반영한 결과다.
이쯤에서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 등 주로 사회상을 반영한 드라마를 만들어 온 샘 멘데스가 ‘007 스카이폴’의 연출을 맡았다는 점을 되짚어 봐야 한다. 자그마치 50세에,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부활’한 본드를 만나게 될 것이다.
물론 런던·중국·터키를 잇는 로케이션, 속도감 있는 액션 장면 같은 물량 공세 등 우리가 007에 기대하는 그 모든 것은 여전히 건재하다.
바비
감독 이상우
출연 이천희, 김새론, 김아론, 조용석 강제적인 해외 입양을 강요받게 된 두 자매의 비극적 운명을 다룬 영화. 지금까지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 암암리에 이뤄지는 충격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아저씨’의 소녀 김새론과 실제 동생 김아론이 영화 속 자매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언 스카이
감독 티모 부오렌솔라
출연 줄리아 디에체, 페타 서긴트, 우도 키에르 2018년, 지구를 침략하러 온 그들이 외계인이 아닌 인간이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우주인의 지구 침공을 빌미로 재선을 노린다는 독특한 설정을 토대로 한 신개념 SF 블록버스터. 최초 흑인 우주 조종사 역의 배우 크리스토퍼 커비가 코믹 연기로 주목을 끈다.
퍼스트 포지션
감독 베스 카그맨
출연 신하균(내레이션), 아란 벨, 미코 포카티 6명의 어린 발레 댄서들이 세계 최고 발레 대회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에서 단 5분 동안 주어지는 무대에 오르기 위해 전 세계 도전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신하균의 따뜻하고도 감성적인 내레이션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리얼 발레 다큐멘터리.
이화정 씨네21기자 zzaa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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