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걸그룹 소녀시대

아이돌 그룹 팬들 사이에는 공공연히 ‘소부심’이라는 말이 떠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팬이라는 자부심 혹은 언제나 1위만 차지하는 소녀시대에 대한 자부심을 줄인 말로, 소녀시대의 대세급 인기를 증명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8월 싱글 1집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이후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던 원더걸스의 기세에 눌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소녀시대는 2009년 1월 내놓은 미니 1집 ‘지(GEE)’의 메가 히트 이후 그야말로 가수는 물론 광고 모델로서도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며 승승장구해 왔다.

2010년 일본에서 데뷔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2011년 세계 각국에서 케이팝의 열풍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만큼 과연 최고 인기 걸그룹인 소녀시대가 얼마나 버는지에 대한 관심은 늘 뜨거웠다. 소녀시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그동안 매출액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설’만 있었을 뿐 뚜렷한 수치가 공개된 적이 없어 온갖 ‘설’들만 무성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3월 12일 SM이 유상증자 목적의 투자 설명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전자 공시 시스템(DART)을 통해 처음으로 소녀시대의 매출액이 세상에 알려졌다.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소녀시대는 2011년 1분기에서 3분기까지 9개월 동안에 무려 217억37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행사 및 광고 수익을 포함한 매니지먼트 매출이 137억4200만 원, 음반·음원 매출이 79억9500만 원이다.

그렇다면 소녀시대의 행사비용은 얼마나 될까. 업계에 알려진 바로는 소녀시대의 이른바 ‘행사비’는 3곡 기준(15~20분 정도)에 4000만~5000만 원 선이라고 한다.

대학 축제는 그보다 적은 2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발을 넓힌 케이팝의 열풍 덕분에 유난히 국외 활동이 잦아 수익 부분에서 행사 금액은 그리 맣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F 한 편당 7억~8억 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바로 광고 수익이다. 2007년 데뷔한 해에 고작 3개 정도에 불과했던 광고 수는 해마다 크게 늘어 2011년에는 무려 20여 개 회사의 광고 모델로 활동했다. 이는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전 분야의 모델을 통틀어도 광고 킹 ‘이승기’에 버금간다. 2011년에 소녀시대가 찍은 광고들은 분야도 다양한데 프랜차이즈(굽네치킨·도미노피자 등), 음료(비타500), 의류(SPAO·아이더 등), 주얼리(제이에스티나), 화장품(이니스프리·클린&클리어·에이솔루션·더페이스샵·디올 등), 컴퓨터 프로세싱(인텔), 인터넷(DAUM), 정수기(웅진코웨이), 전자통신(LG U+), 게임(프리스타일 스포츠) 등이다.

냉장고·세탁기 등의 가전부문과 아파트 광고 분야를 제외한 거의 전 분야를 휩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고 모델료는 대부분 대외비로 진행돼 그 실체를 알 수 없지만 광고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멤버 개인 모델일 때는 아이더와 이니스프리 광고를 찍은 윤아가 가장 높은 몸값인 4억 원 정도이고 클린&클리어와 더페이스샵 광고를 찍은 서현이 2억 원, 나머지 멤버들이 각기 1억5000만~2억 원 정도다. 소녀시대 단체 광고일 때에는 프로모션 규모나 세부 계약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7억~8억 원 정도로 몸값이 책정돼 있다. 즉, 최소 금액으로만 따져봐도 한 해에 ‘소녀시대’의 이름으로 벌어들이는 광고 매출이 110억 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음반·음원 매출은 행사와 광고 매출인 매니지먼트 매출에 비해 58억 원 정도 적은 79억9500만 원이지만 실상 이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그리 크지 않다. 이유는 2011년 10월에 발매된 소녀시대의 3집 앨범 ‘더 보이즈(The Boys)’가 2011년 3분기까지의 매출에 전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 보이즈’ 앨범은 38만 장 이상 팔려 나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기록돼 있다. 그렇다면 80억 원에 달하는 음반·음원 매출액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더 보이즈’ 외에는 2011년에 발매한 음반이 없는 만큼 대부분 일본 및 국외 음반·음원 수익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2011년 한 해 동안 카라·장근석과 함께 일본 내 ‘한류’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 약 40억4900만 엔(약 601억4000만 원, 이상 일본 오리콘 집계 결과)을 벌어들였다.

이는 2011년 4월에 발매해 16만5000여 장 이상을 판 일본 싱글 3집 ‘미스터 택시(MR.Taxi)’, ‘런 데빌 런(Run Devil Run)’과 80만 장 이상을 판매한 일본 정규 1집 앨범인 ‘걸스 제너레이션(Girl’s Generation)’ 등의 성적이 합쳐진 결과다. 물론 600억 원 중 상당 부분은 배분 계약에 따라 일본 내 소속사 및 유통사 부분으로 할애되고 소녀시대와 소속사 몫으로 얼마나 떼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투자 설명서에 나타난 매출만 해도 단 한 팀의 걸그룹이 9개월 만에 기록한 매출로는 기록적인 금액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소녀시대가 벌어들이는 금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례로 이번 투자 설명서에는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총 175억 원의 티켓 매출액을 기록한 일본 내 아레나 투어(총 14회) 및 관련 기념품 판매 수익, 티켓 수익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2011년 7월부터 시작한 21회에 달하는 대규모 아시아 투어, 기타 SM 타운 해외 콘서트 및 프로젝트 관련 매출, 편당 4000만 엔 정도의 일본 CF(e-ma목캔디·립튼·세븐일레븐 등) 모델료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녀시대의 진짜 가치는 밝혀진 것보다 몇 배는 될 수 있다.

특히 콘서트 관련 매출과 기념품 관련 수익은 공연 준비를 위한 기본 소요 금액이 크지만 소속사와 아티스트의 몫으로 배분되는 몫이 큰 만큼 국외 음반이나 음원 수익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소녀시대의 황금시대, 언제까지 계속될까

이처럼 케이팝 열풍의 선두 주자로서 소녀시대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음반·음원·공연·기념품 판매 등으로 막대한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케이팝의 열풍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얼마나 더 벌어들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다. 물론 소녀시대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얘기도 있다.

지금까지의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 대부분 5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데뷔 6년 차 소녀시대의 미래가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뚜렷하게 식어가고 있는 일본 내의 ‘한류’ 붐도 장밋빛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하지만 9명의 멤버가 아직 20세에서 23세에 이르는 20대 초반이라는 점, 그리고 각각의 멤버들이 가수뿐만 아니라 뮤지컬·드라마·MC 등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만큼 한동안 소녀시대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2012년에도 롯데백화점, LG시네마 3DTV 등 굵직굵직한 광고들을 연거푸 따내며 광고 모델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고 아직도 일본에서의 프로모션이 공연 이외에 적극적으로 펼쳐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소녀시대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분명한 것은 매출이든 국내외 인기든 소녀시대를 넘어서는 아이돌 그룹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