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도비라

연봉 협상이나 이직 시 ‘희망 연봉’ 기재란을 마주하게 된다. 여기에 자신 있게 금액을 써 넣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업계 평균과 자기의 몸값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많은 기업들은 연봉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직장인들은 적극적으로 협상하기보다 그냥 회사의 방침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설문 조사 결과를 봐도 직장인의 63%가 자신의 연봉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직장인들에게 연봉은 바로 능력·가치뿐만 아니라 생활수준과도 직결된다.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은 연봉 협상에도 유효하다. 한경비즈니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법인 527개사의 연봉 정보를 심층 분석해 공개한다. 또한 연봉 점프 비결도 살펴본다.
일만 잘하면 연봉이 알아서 올라갈까. 직장인이면 누구나 공감하듯이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물론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는 일을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에 상응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현재 속한 회사나 자기를 필요로 할 것 같은 회사에 끊임없이 성과와 기여도를 알려야 한다. 자기 홍보다. 그래서 연봉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봉 협상 테이블에 자신의 경력 관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준비하지도 않고 직종에 대한 평균 연봉도 조사하지 않고 협상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결과를 갖고 온다. 일하는 능력의 유무를 떠나 저평가된 임금으로 책정될 것이다. 연봉은 각 업종별·회사별·직급별로 천차만별이다. 이에 따라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능력 및 경력에 상응하는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적정 연봉 수준을 알아보고 자신의 연봉을 가늠해 봐야 한다. 그래야 어느 정도 객관성 있고 타당한 연봉을 제시할 수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527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직원과 임원의 평균 연봉 정보를 수집했다. 직원 평균 연봉은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평직원의 1인당 평균 연간 지급액을 의미한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연간 급여 총액을 총직원 수로 나눈 값이다. 상장사 중 최고 평균 연봉은 9800만 원으로 신한금융지주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사, 정보기술(IT)·방송·교육·미디어 등이 총망라된 서비스업이 높은 연봉군에 속했고 반대로 섬유의복, 유통업, 식음료업 등은 낮은 연봉군으로 분류됐다.

임원 평균 연봉은 사외이사를 제외하고 회사의 대표이사·회장·오너 등 등기 이사가 한 해 받는 연봉을 뜻한다. 임원 평균 연봉 최고액은 109억 원으로, 주인공은 삼성전자 임원들이다. 2위인 SK이노베이션 임원 연봉(46억4733만원)의 2배가 넘는다. 반면 제일 적은 것은 2000만 원으로 대기업 직원 연봉에도 못 미치는 액수도 있었다.
직원들의 근속 연수가 긴 기업도 연봉이 높은 기업만큼이나 좋은 기업이다. 고연봉으로 5년 이하 근무하는 것보다 연봉은 좀 적더라도 수십 년 일하는 것이 결국 따져보면 남는 장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에서 S&T중공업 직원들의 근속 연수는 평균 21년으로 가장 길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연봉을 높이기 위해 처절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어떤 방법이 있는지 막막해 하는 이가 많다고 전문 커리어 컨설턴트는 말한다. 커리어케어의 강연희 이사는 “그 회사에 꼭 필요한 업무 경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아야 기대 이상의 연봉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를 위해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들을 수치화하고 자신의 업무 역량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추천인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편 연봉과 관련한 트렌드를 살펴보면, 최근 연봉 책정과 관련한 기준의 합리성이 중요하게 대두하고 있다. 연봉제가 정착되면서 해당 분야 연봉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 연봉제는 연공서열제와 달리 구조적으로 그 기준을 명확히 세우기 어렵다. 근속 연수가 아니라 성과와 실적을 중심으로 연봉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유능하고 성실한 인재라도 연봉 책정의 기준이 합리적으로 제시되지 않는다면 연봉에 불만을 가질 수 있고 결국 조직을 떠나기도 한다. 연봉제가 능력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급여체계일 수 있지만 직원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취재=이진원·우종국·이현주 기자
전문가 기고=강연희 커리어케어 이사
사진=서범세·김기남·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