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업-제조업 부문 변대규 휴맥스 사장

[올해의 CEO] ‘한 우물’로 세계 1위… 새 먹거리 찾는다
약력:1960년생.
1983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졸업.
1989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박사.
1989년 휴맥스 창업(대표이사).
1999년 2000만 달러 수출 유공자 대통령상 수상.
2002년 세계경제포럼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선정.
2005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최연소).



지난 1월 초 휴맥스에서 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변대규 사장은 만감이 교차했다. 이유는 국내 ‘벤처 신화’를 대표해 온 휴맥스가 벤처 1세대로서는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음을 알리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휴맥스는 2010년 기준 연간 1조5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벤처 산업의 태동을 이끌며 1980~ 1990년대 초까지 창업했던 벤처 1세대 기업들 중에서 유일한 결과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나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등과 같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난히 부침이 많았던 한국의 벤처 산업사에서 이 같은 성과를 일궈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변 사장이 창업한 휴맥스는 ‘벤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우직한 회사’다. 창업 이후 21년 동안 디지털 셋톱박스라는 단일 품목에 매달려 왔다. 또 타 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전혀 없이 그것도 매출의 98%가 수출에서 이뤄지는 것에서 보듯 글로벌 시장만을 줄기차게 공략해 왔다.

실제로 휴맥스는 유럽 최대 방송 시장인 독일을 비롯해 영국과 중동 등 리테일 시장에서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의 평가도 좋다. 일례로 네덜란드 소비자협회가 발행하는 컨슈머가이드가 올해 유통 중인 케이블용 셋톱박스 10개의 모델을 비교 평가한 결과 휴맥스의 HD급(고화질) PVR 셋톱박스를 케이블용 셋톱박스 분야에서 1위 브랜드로 선정했다. 컨슈머가이드는 휴맥스의 셋톱박스에 케이블뿐만 아니라 지상파와 IPTV용 셋톱박스를 모두 합친 20개 모델 중에서도 최고 점수를 줬다. 휴맥스의 경쟁 상대는 미국의 시스코시스템즈, 유럽의 톰슨·필립스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었다.

이 같은 휴맥스의 성공 비결은 창업자 변 사장이 끝없이 강조하는 4가지 원칙 때문이다. 첫째, ‘변혁을 기회로’다. 휴맥스는 산업의 변혁기에 ‘셋톱박스’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둘째, ‘한 분야에 집중’이다. 휴맥스는 한 가지 분야에 집중했고 이 같은 집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셋째, ‘틈새시장 공략’이다. 휴맥스는 경쟁 기업이 관심을 덜 가지는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했다. 틈새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메인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뒀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현지화’다. 휴맥스는 진출한 시장에 현지법인을 세워 스스로 시장의 변화를 파악했다. 그 결과 현지의 목소리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올해의 CEO] ‘한 우물’로 세계 1위… 새 먹거리 찾는다
2015년까지 2조3000억 원 목표

변 사장은 앞으로의 먹거리에 대해서도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이다. 변 사장은 2015년까지 디지털 셋톱박스 사업에서 1조8000억 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 두 사업을 합쳐 2조3000억 원의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휴맥스는 올 4월부터 일본 시장에 자동차 내에서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량용 셋톱박스’를 판매 중이다. 휴맥스의 자체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이 제품은 도요타의 계열회사로 세계적인 차량용 부품 공급 업체인 덴소가 유통을 맡기로 했으며 자동차 용품점, 자동차 매장 및 중고차 판매소 등 덴소의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변 사장은 “현재 디지털 방송 시장은 HD 방송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기존의 위성, 케이블, 지상파 방송 플랫폼이 인터넷 기능과 융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 사장은 이에 따라 “휴맥스는 지난해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IP 하이브리드’ 시장을 이끌고 3~4년 내 가정 내 혹은 집 밖에서 사용하는 모든 멀티미디어 기기들을 제어·통제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홈 미디어 서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