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메가 트렌드의 맥을 잡아라


연말을 맞아 이런저런 트렌드 예측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트렌드’가 트렌드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책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실장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메가 트렌드’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글로벌 기업들을 취재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시장 변화에 한 발 앞서 대응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비전을 마련해 두고 있고 그것들이 대부분 메가 트렌드에 대한 예측에 기초해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의 사업 내용 설명은 매우 간결하고 단순하다. 메가 트렌드에서 현재 사업 구조까지 일관성을 갖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미래 사업,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사건과 이벤트를 종합해 미래의 산업 지형에 영향을 줄 큰 메가 트렌드를 3가지로 요약한다. 첫 번째는 인구구조의 변화다. 인구는 곧 시장이며 모든 변화를 만드는 기본 변수다. 두 번째는 도시화다. 도시화가 우리 생활과 그에 따른 산업 지형을 크게 바꿀 것이다. 세 번째는 기후변화다. 기후변화 자체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기후변화는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에 큰 변화를 미칠 것이 분명하다.
[Book] ‘더 체인지’ 外
이 3가지 메가 트렌드에서 파생되는 신사업이 바로 에너지와 헬스케어, 인프라스트럭처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유망 분야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렇게 보면 미래 유망 사업은 이미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들만 아는 숨겨진 비밀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밖으로 나타난 결과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변화의 원인과 본질이다.

20세기 초반 자동차가 상용화되자 기업들은 앞다퉈 자동차 관련 사업에 투자했다. 자동차와 각종 부품과 타이어 등 연관 산업의 붐을 예상했다. 하지만 칼 피셔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도로에 눈을 돌렸다. 자동차가 발명되면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도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피셔는 자동차 붐이라는 결과만이 아니라 그 현상의 전반적인 의미와 파급효과를 생각했던 것이다.


더 체인지
김재윤 지음┃272쪽┃삼성경제연구소┃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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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의 독서 노트

누가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고 말하는가

필자는 얼마 전 예술의 전당에 클래식 공연을 ‘들으러’ 갔다. 그러나 사실 ‘보러’ 갔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필자에겐 좋은 음악을 들을 소양 있는 귀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이런 표현을 쓴다.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듣기는 처음인 곡이었다. 동행 중에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있어 오늘 공연의 수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줬다. 그런데 필자는 그 의미를 잘 알 수 없었다. 나의 부족함을 탓할 수밖에. 아는 만큼 보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는 만큼 들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나의 서양음악 순례’에서 저자인 서경식은 “음악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감정에 달려있다. … 내가 좋다면 그만이다”며 필자와 같은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 요컨대 음악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 좋다고 말해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고 다른 사람이 싫다고 해도 내가 좋으면 좋다는 말이다.

서경식은 재일 조선인으로 가난하게 살았기에 음악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 다만 관심이 있었기에 들으려고 애를 썼고 또 음악을 잘 아는 아내가 있었기에 음악적 소양을 키울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항상 아내에게 콤플렉스가 있었다. 공연을 들은 후 ‘이 음악 어땠어?’라는 아내의 질문에 항상 긴장할 정도로 주눅이 들어 있었다.

예컨대 저자는 음악을 들은 후 느낌이 가벼웠는지 혹은 가뿐함을 주었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다만 “가벼움이란 경박하다는 것이고, 가뿐함이란 경쾌하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렇게라도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오랜 기간 유럽에서 직접 음악제에 참석한 내공 때문이리라.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를 모국어로 배운 사람이다. 조선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다. 일본에서는 조선인으로 차별 받고 한국에서는 ‘반쪽발이’로 취급받는 것에 큰 상처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고 있는 그를 끌어당긴 음악가가 있다. 바로 구스타프 말러였다. 유대인이지만 보헤미아에서 태어났고, 또 고향이 아닌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했던 말러도 저자와 같은 경우였다.

서경식은 말러의 이런 상황을 알아야 그의 음악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보았다. 저자는 말러의 음악을 오스트리아에서 직접 들어보고 짙은 죽음의 이미지를 느낀다. 그렇지만 저자도 지휘자마다 달라지는 음악에 대한 느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음악이란 참으로 불가사의하다”며 그 어려움을 토로한다.

서경식은 “음향이 귀에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직접 피부를 통해 척추로 울리며 들어온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라는 필자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해 준다.
[Book] ‘더 체인지’ 外
나의 서양음악 순례
서경식 지음┃한승동 옮김┃348쪽┃창비┃1만5000원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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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존 캐서디 지음┃이경남 옮김┃468쪽┃민음사┃2만5000원
[Book] ‘더 체인지’ 外
무모한 유토피아 경제학이 어떻게 금융 위기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탐구다. 저자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의 핵심, 즉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알아서 최적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비현실적인’ 이론의 흥망사를 흥미진진하게 추적한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애덤 스미스의 이 명제를 철통같이 신봉해 왔다. 하이에크, 케네스 애로, 하이먼 민스키, 그리고 2008년 주택 버블의 붕괴에 이르러 오래된 환상이 드라마틱하게 무너졌다.



>>커넥팅
데이비드 건틀릿 지음┃이수영 옮김┃344쪽┃삼천리┃1만6000원
[Book] ‘더 체인지’ 外
‘만들기’를 키워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몰고 온 새로운 변화를 분석한다. 대중들은 더 이상 시청자나 독자에 머무르지 않고 전달자·생산자로 등장했다. 대규모 기관과 전문가들이 정보와 지식, 문화 예술의 생산을 독점하던 시대를 넘어 소비자들이 스스로 창조하고 연결하고 소통하는 ‘커넥팅’의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저자의 분석은 아날로그 시대의 사상자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 등의 철학적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계승범 지음┃304쪽┃역사의아침┃1만4000원
[Book] ‘더 체인지’ 外
조선시대 사대부 선비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조선 왕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선비에 대해서만큼은 칭송 일색이다. 어떤 이는 선비의 그림에 매료돼 선비에 감탄하고, 어떤 이는 선비의 시문에 빠져들어 선비를 음미한다. 어떤 이는 선비의 의리와 지조에 감동해 선비를 흠모하고, 어떤 이는 선비의 안빈낙도에서 인생의 맛을 느끼고 선비를 치켜세운다. 하지만 이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일면적인 평가에 불과하다.



>>행운이 항상 따르는 사람들의 7가지 비밀
마크 마이어스 지음┃김선형 옮김┃264쪽┃페이퍼스토리┃1만3000원
[Book] ‘더 체인지’ 外
전직 뉴욕타임스 기자가 ‘운 좋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는 행운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행운은 행동의 결과물, 즉 온 우주가 그를 돕게 만드는 생활 태도와 습관에서 기인한다. 이 때문에 기회를 만났을 때 더 나은 행운으로 키우고, 불행을 만났을 때조차 금세 회복해 다시 행운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람도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완성할 수는 없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