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부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올해의 CEO] 위기에 더 강한 글로벌 톱 CEO
약력:1951년생.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92년 삼성전자 메모리수출 담당 사업부장.
93년 회장비서실 전략1팀장.
2000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2003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부사장.
2009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현).



“밖에서 뭐라고 하든 삼성은 제 갈 길을 간다.” 지난 9월 말 열린 ‘2011 삼성전자·협성회(삼성전자 협력사 모임) 동반 성장 워크숍’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삼성만의 ‘마이 웨이’ 전략은 올해 제대로 ‘통’했다.

2011년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국내외 사업장을 합한 연결 기준으로 매출 41조 2700억 원, 영업이익 4조2500억 원, 순이익 3조440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3분기 누적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 117조4200억 원, 영업 이익 10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글로벌 경기 악화라는 ‘악재’ 속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호실적을 이끈 것은 통신과 반도체였다. 통신에선 지난 3분기 매출 14조9000억 원, 영업이익 2조5200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올랐고 영업이익은 무려 117%나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S2의 본격적인 글로벌 확산과 보급형 모델 판매 확대로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약 300% 수준의 고성장을 달성하며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라섰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애플을 1000만 대 이상 격차로 물리친 2780만 대였다.

반도체 사업은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3분기 매출 9조4800억 원, 영업이익 1조5900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4분기에는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넥서스, 갤럭시탭 8.9 LTE 등 신제품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실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의 CEO] 위기에 더 강한 글로벌 톱 CEO
스마트폰 세계 1위 ‘신화’ 달성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뒤에는 최지성 부회장의 행보가 있었다. 선한 인상 뒤에 숨은 최 부회장의 강인한 리더십이 온갖 위기 속에서도 강한 삼성전자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다. 최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타고난 장사꾼’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아닌 게 아니라 최 부회장이 말하면 그대로 ‘현실’이 되곤 했다.

TV 사업부 사장 시절 ‘보르도 TV’로 소니를 제치고 삼성 TV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으며 ‘한국 TV 1등 신화’를 이뤄냈던 최 부사장은 정보통신총괄 사장 취임 첫 일성으로 ‘타도 노키아’를 내세웠는데, 드디어 올해 2분기 매출에서 노키아를 처음 앞지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TV·휴대전화·전사경영 등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둔 최 부회장의 2012년 행보는 그런 의미에서 더욱 기대감을 모은다. 최근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 따라 최 부회장이 전사를 관장하는 체제에서 완제품은 최 부회장, 부품은 권오현 부회장이 각각 관장하는 ‘투 톱 체제’로 재편됨에 따라 최 부회장이 집중력을 발휘, 보다 과감한 공격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2년 최 부회장이 또 어떤 신화를 써내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