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조회 수로 본 2011 대한민국
해마다 연말이면 ‘10대 뉴스’나 ‘올해의 뉴스’ 등이 지면을 장식한다.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각종 뉴스와 정보를 일일이 찾아보고 되돌아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그렇다고 올 한 해 동안 독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뉴스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바로 ‘조회 수’다. 온라인 뉴스 환경이 발전하면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클릭해 본 경제 관련 뉴스를 살펴보면 한 해의 경제와 재테크 트렌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온라인 신문 ‘한경닷컴(www.hankyung.com)’의 기사 중 올 한 해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뉴스 10개를 선정했다.

엔터테인먼트 관련 뉴스는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답게 1위부터 4위를 휩쓸었다. 그중 1위는 지난 4월 22일에 보도된 ‘배용준, 막걸리로 번 15억 1주일 만에 까먹어’ 뉴스다. 배용준 씨는 잘 알려진 대로 연예인 출신 주식 부호다. 일본 주부들을 중심으로 한 한류스타 1세대인 그는 인기를 업고 여러 사업에 진출해 갑부 반열에 올랐다. 배 씨가 최대 주주인 소속사 ‘키이스트’의 주가는 4월 셋째 주 내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른바 ‘막걸리’ 테마주였다.
4월 15일 ‘막걸리의 항암효과가 뛰어나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배 씨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일본에 국순당 ‘고시레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는 키이스트의 주가도 덩달아 급등했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인 배 씨는 하루 만에 15억1100만 원의 평가 이익을 거두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1주일 만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과 소속 배우의 스캔들(서태지·이지아 결혼) 등으로 키이스트의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당시 배 씨는 키이스트 지분 34.6%(438만102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회 수 2위를 기록한 뉴스는 8월 29일에 나온 ‘이경규 꼬꼬면 벌써 800만 개·역발상 레시피로 입맛 잡았다’다. KBS의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라면 요리 콘테스트에서 개그맨 이경규 씨가 처음 선보인 꼬꼬면 돌풍을 보도한 기사다.
한국야쿠르트에서 정식 상품으로 개발한 꼬꼬면은 출시 한 달 만에 8000만 개가 팔려나가며 회사의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기사에선 독창적 아이디어라는 ‘후한 평가’와 연예인의 후광을 업은 ‘반짝 인기’라는 전망이 모두 소개됐다. 하지만 꼬꼬면은 경쟁사와 ‘하얀 국물’ 라면 경쟁을 이끌 정도로 지금까지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개발자인 이 씨는 제품 출시 후 10년간 출고가(600원대 후반)의 1%대를 로열티로 받는다. 한편 같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농심과 삼양식품은 꼬꼬면 상품화에 관심을 두지 않아 ‘대박’의 기회를 날렸다.
3위는 6월 12일에 보도된 ‘유럽 달군 K팝…글로벌·유튜브·맞춤 전략으로 대박’ 기사다. 아이돌 그룹을 위시한 K팝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확대된 성공 비결과 요인을 분석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 겸 프로듀서가 꼽은 3대 흥행 요소’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이 회장은 K팝 열풍의 성공 요인으로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유튜브·페이스북 등 뉴미디어’, ‘철저한 트레이닝 시스템’ 등을 꼽았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하는 해외 뮤지션은 300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 유럽 출신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6월 11일에도 유럽의 작곡가 70여 명을 모아 콘퍼런스를 가졌다. 매년 2~3차례 해외에서 열리는 행사다.
유튜브·페이스북 같은 뉴미디어의 출현도 K팝의 인기를 이끌었다. 노래와 공연은 물론 해당 가수들의 출입국·연습·리허설 등 다양한 장면을 올려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 조회 수는 지난해 6억 건을 기록했다.
철저한 트레이닝도 결정적 요인이다. 유럽에는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돌 그룹이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무대 장악력과 퍼포먼스 등 한국 가수들의 실력이 독보적일 수밖에 없다. 정식 데뷔 전까지 길게는 몇 년에 걸쳐 보컬·안무·연기·언어 등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트레이닝이 ‘맨투맨’의 맞춤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연예인 쇼핑몰 아이템 ‘먹거리’로 진화
조회 수 4위에 오른 기사는 ‘연예인 쇼핑몰 먹을거리 놓고 한판 승부’다. 너도나도 의류 사업에 뛰어들던 연예인들의 쇼핑몰 ‘대세’가 식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내용. 2000년대 중반 김수미·홍진경 씨 등이 시작한 간장게장과 김치 등이 시초로, 20대 신예부터 60대 중견 연예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식품 쇼핑몰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김치다. 올 들어서만 장윤정·오지호·에이미·김나운 씨 등이 저마다 다른 김치 브랜드를 들고 나왔다. 이 밖에 닭가슴살·돈가스 등 아이템도 다양해지고 있다.
조회 수 5위에 오른 뉴스는 9월 15일 보도된 ‘파생상품 투자 달인 돌연 잠적’ 기사다. 선물·옵션 등에 투자해 19개월 만에 200배의 수익을 내며 ‘파생상품 투자 달인’으로 불린 최정현 신아투자자문 대표의 잠적 배경을 파헤친 기사다. 연세대 경영학과 86학번인 최 씨는 1998년 서울은행을 그만두면서 파생상품팀과 함께 나와 사설 투자회사를 만들었다. 1년 7개월 만에 200배를 벌어들이며 유명해진 그는 국내 1호 파생 투자 자문사인 신아투자자문을 세워 승승장구했다.
최 씨가 갑자기 종적을 감춘 건 지난 9월 초. 이후 1주일 정도가 지나 한 고객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며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무기명 채권(일명 묻지마 채권)’에 8600만 원을 투자했지만 회사를 방문했다가 이런 상품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것. 알고 보니 최 대표는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지수 폭락으로 큰 손실을 봤고 이를 돌려막기 위해 없는 상품을 만들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것이다. 최 대표는 당시 회사 관계자에게 “1년 정도 잠적할 테니 찾지 말아 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소셜 커머스 난립…부작용 ‘속출’
6위에 오른 기사는 소셜 커머스 열풍의 부작용을 소개한 11월 17일자 ‘받고 보니 가짜 … 국내 수선 안 돼, 소셜 커머스 주의보’다. 한 소셜 커머스 업체가 병행수입 업체의 할인쿠폰을 내걸었는데 엉뚱하게 ‘노스페이스’ 판매자인 영원무역에 항의 전화가 빗발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소셜 커머스 업체는 노스페이스 홈페이지 전면에 나온 사진을 내걸면서 할인 쿠폰을 판매했다. 하지만 병행수입 업체에서 수입한 물건의 수선을 영원무역 측이 거부하면서 사달이 난 것. 기사에는 이 밖에 아예 가짜(짝퉁) 상품을 진품인양 버젓이 판매하는 업체 등 난립하는 소셜 커머스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톱 10 중 7위는 ‘정부, 8000억 원 로또 승소서 승소’ 기사다. 6월 24일에 보도된 이 뉴스는 로또복권 1기 사업자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가 정부를 상대로 낸 7832억 원의 수수료 반환 소송을 다뤘다. 6월 24일 대법원 민사2부는 KLS가 2004년 정부를 상대로 낸 수수료 반환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사연은 이렇다. 로또 사업 시작 당시 KLS는 정부에 수수료율 9.5%를 제시했다. 하지만 사업 진행 중 수수료율은 3.1%로 낮아졌다. 로또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며 매출이 급증하자 ‘특정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과다 지급할 수 없다’는 정부의 결정 때문이었다. 이에 정부는 2004년 들어 수수료 최고 한도를 4.9%로 바꿔 고시했다.
7832억 원에 달하는 돈은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비용 중 최고액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정부에 수수료율 4.9%를 적용한 차액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4.9%는 애초 정부가 제시한 최고 한도였던 만큼 법원이 사실상 정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사업 수수료로 또 다른 ‘로또 대박’을 꿈꾼 KLS의 꿈이 물 건너가는 판결이었다.
8위는 ‘외식업의 기본은 청결 … 손님이 안 보더라도 원칙 지켜야’가 차지했다. 지난 9월 25일 허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이 기고한 창업 관련 칼럼이다. 몇 가지 ‘대박’과 ‘쪽박’ 사례를 통해 기본의 중요함을 강조한 내용이다. 특별한 성공 비결보다 식재료의 상태, 철저한 청결과 위생 관리 등이 외식업의 성공을 이끈다는 내용이 예비 창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지막 10위는 e스포츠 랭킹 1위 이영호 선수를 인터뷰한 ‘1인자 된 비결은 하루 14시간 연습’이다. 이 선수는 ‘스타크래프트1’ 리그에서 ‘최종병기’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더 이상 그를 능가할 실력을 갖춘 선수가 나오기 힘들다는 뜻이다. 2대 게임 방송이 주관하는 대회와 국제 e스포츠 대회인 WCG(World Cyber Gam es)에서 우승해 사상 처음으로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씨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끊임없는 연습 덕분”이라고 밝혔다. “샤워할 때나 밥을 먹을 때도 머릿속에서 계속 게임을 시뮬레이션한다”는 것. 그런 식으로 하루 연습 시간은 무려 14시간에 달한다. 나머지는 잠자는 시간이다. 올해 스무 살인 이 선수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1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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