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일본의 유행어

일본인에게 2011년은 ‘절대 공포 속 희망 모색’의 해였다. 잃어버린 연대 가치를 되찾고 성공 경험을 공유하며 돌파 의지를 부활시켰다. 2011년 유행어 톱 10은 이를 함축, 설명한다.

1위는 ‘나데시코재팬(なでしこジャパン)’이다. 축구 여자 대표팀의 애칭으로 절망 속 희망을 안겨줬다. 나데시코는 패랭이꽃이다. 예의 바르고 강인한 여성미를 일컫는다. 이들이 7월 17일 여자 월드컵 대회에서 드라마틱한 승리 스토리를 써냈다. 2 대 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을 3 대 1로 물리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 대회에서는 남녀 통산 일본 최초의 우승이다.
[일본] 공포 속 성공과 희망을 노래하다
나데시코재팬·귀가난민·미꾸라지 내각 등 포함돼

‘키즈나(絆)’는 공동체 의식에 근거한 연대 가치를 뜻한다. 수상자는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일본 국민과 해외 응원자다. 사람과 사람의 끈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해 이후 확인된 결과다. 신속 복구 대신 추억 사진을 찾는데 배려한 당국의 판단과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복구 응원이 그래도 살아갈 맛을 안겨줬다.

‘3·11(도호쿠 대지진)’은 2001년 9·11 테러 사건에 견줘 그만큼 공포·충격적이었다는 점에서 유행어에 꼽혔다. 대지진에 이은 쓰나미 엄습과 원전 후속 사고가 9·11 동시다발 테러와 필적할 정도였다는 공감대다. ‘귀가난민’은 지진 이후 집에 돌아가지 못한 500만 명이 수상자다. 지진 당일 교통망이 대혼란을 빚으면서 퇴근하지 못한 샐러리맨이 많았기에 탄생했다. 이후 비상시에 대비한 휴대 신발과 지도 등도 히트를 쳤다.

‘풍평피해(風評被害)’는 방사능 오염 관련 2차 피해를 의미한다. 근거 없는 소문과 음모가 확산되면서 피폭 여부와 상관없는 농수산물까지 덩달아 소외된 경우다. ‘메아리인가요(こだまでしょうか)’는 시의 제목이다. 여류 동요 시인(가네코 미스즈)이 만든 시로 지진 직후 공익광고에 실리며 주목을 받았다.

‘미꾸라지 내각’은 정치권의 히트 단어다. 성실하고 진실한 정치 모토를 내건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만들어낸 말이다. 취임 일성에서 “금붕어가 아니라 미꾸라지처럼 흙탕물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발언이 그렇다. 덩달아 미꾸라지 관련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됐다. 미꾸라지 과자·요리 등이 유행했다. 제품 중에선 유일하게 스마트폰이 톱 10에 들었다. ‘스마호(スマホ)’는 스마트폰의 일본식 발음이다. 컴퓨터의 확장성과 인터넷의 연결성을 체화한 휴대전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등의 단어도 덩달아 유행했다.

연예가 유행어도 있다. ‘자신만만 얼굴(どや顔)’은 ‘멋지다(どや)’라는 뉘앙스의 사투리에서 유래했다.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득의양양한 모습을 뜻한다. 코미디 그룹(다운타운)이 TV에 등장해 이 말을 자주 쓴 게 확산 신호탄이 됐다. ‘사랑 주입(ラブ注入)’은 올 한 해 큰 인기를 모은 코미디언(타노신고)의 유행어다. 마사지 전문가이자 연예인인 그의 독특한 몸짓과 함께 선보인 손동작이다. 특이한 건 그의 캐릭터다. 남자인데 여성화된 말과 몸짓을 고집한다. 일종의 게이 연예인으로, 이는 최근의 ‘언니 붐’과 연결된다. 여장 남자 연예인을 둘러싼 관심과 주목이다.
[일본] 공포 속 성공과 희망을 노래하다
2011년 일본 사회 유행어 톱 10

나데시코재팬(なでしこジャパン): 축구 여자 대표팀 애칭

키즈나(絆): 사람과의 연결고리. 연대 강화 붐

스마호(スマホ): 스마트폰 급성장 반영

미꾸라지내각(どじょう內閣): 열심히 일하겠다는 정부

자신만만 얼굴(どや顔): 코미디언 유행어

귀가난민: 지진 이후 귀가 곤란

메아리인가요(こだまでしょうか): 공익광고 채택 시

3·11(도호쿠 대지진): 충격적인 지진 공포

풍평피해(風評被害): 피폭 우려 무차별 피해

사랑 주입(ラブ注入): 코미디언 유행어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