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구조 재편하는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자력발전소 사고 발생 후 6개월이 지난 현재 일본에서는 에너지 구조 재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취임 직후 “원전의 신·증설은 어려우며 수명이 다된 원전은 폐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래 일본 정부의 에너지 기본 계획에 따르면 향후 9기의 원전을 증설, 2008년에 약 60%였던 원전설비 이용률을 2020년까지 85%로 끌어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사업의 전면 중지 및 재검토로 현재 일본 내 원자로 54기 중 43기가 가동 중지된 상태다.

이에 따른 에너지 공급난은 일차적으로 국민들의 생활에 큰 불편을 끼치고 있지만 일본 정부로서도 대단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 상태가 이어진다면 부족한 에너지를 화력발전을 통해 공급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를 위해 석유와 석탄 등 원료의 수입 비용 및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급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일본 내 전력 공급 부족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일본 정부는 개발이 어느 정도 진척돼 있는 태양광 에너지를 중심으로 각종 지원과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정부가 정한 고정 단가로 일정 기간 전력 회사가 사들이도록 의무화한 재생에너지 전량 매입 제도를 2012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대규모 태양광발전소의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공장 입지법의 기준을 완화해 부지 면적에서 차지하는 태양광발전 패널 등 발전 시설의 비율 기준을 현행 50%에서 75%로 확대하는 방침을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시책에 따라 일본에서는 전력 회사와 지자체, 기업 등이 대규모 태양광발전 시설 건설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가와사키에 최대 출력 2만kWh로 일본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의 가동을 이미 일부 시작했고 오카야마현에서는 염전 적지를 포함한 유휴지 20곳을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후보지로 공모해 전국 각지로부터 부지를 확보하려는 사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용 태양광발전 산업도 호조세다. 일본의 태양광발전협회가 지난 11월 발표한 2011년도 상반기(4~9월) 태양전지의 국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고 주택용은 약 40%나 늘어났다.
<YONHAP PHOTO-1245> Nozomi Sabanai (R) together with her sister looks at catamaran sightseeing boat that was thrown by the tsunami onto a two story building, at Otsuchi town, Iwate prefecture on April 16, 2011.  Japan is considering issuing special bonds to fund reconstruction following last month's massive earthquake and tsunami, and imposing a new tax to repay the debt, a report said.   AFP PHOTO / YASUYOSHI CHIBA
/2011-04-16 19:02:38/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Nozomi Sabanai (R) together with her sister looks at catamaran sightseeing boat that was thrown by the tsunami onto a two story building, at Otsuchi town, Iwate prefecture on April 16, 2011. Japan is considering issuing special bonds to fund reconstruction following last month's massive earthquake and tsunami, and imposing a new tax to repay the debt, a report said. AFP PHOTO / YASUYOSHI CHIBA /2011-04-16 19:02:38/ <저작권자 ⓒ 1980-201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렇게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본의 에너지 자급률은 현재 18% 정도다. 그나마 원전을 제외하고 나면 4%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원전 가동 차질에 따른 에너지의 부족분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화석연료보다 훨씬 높은 발전 비용과 기후 여건에 따른 입지적 제한 등과 같은 기본적 제약 및 고품질의 전력 생산이 어렵다는 기술적 제약 등도 여전히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요한 문제점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의 재생에너지의 확대 기조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태양광발전 비용이 화석연료에 비해 4배 정도 비싼 점을 고려해 그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열과 풍력발전 시설 확충을 위한 규제 완화와 함께 에너지 보급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 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 법무법인 지평지성 대표변호사, 일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