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순위 - 외교·안보


한국은 분단국가다. 지난해 12월 일어났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항상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들의 입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사자인 한국·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참여하는 6자회담을 여는 것이 단적인 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외교·안보 부문 싱크탱크 조사는 국내 26개의 관련 연구소를 대상으로 했다. 영향력과 연구의 질, 연구 역량 등의 부문으로 나눠 점수를 산정했고 이를 종합해 순위를 매겼다. 외교안보연구원·세종연구소·통일연구원 등 ‘빅3’가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결과 외교안보연구원이 종합 점수 553점을 얻어 지난해에 이어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외교안보연구원은 국책 연구 기관이다. 1963년 설립된 외교통상부 직속 기관이다. 처음엔 외무 공무원의 교육 목적이었으나 1965년 외교 문제에 대한 연구 기능을 보강하면서 외교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그러다가 1977년 국제 문제로 연구 분야를 넓히면서 다시 외교안보연구원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한국 100대 싱크탱크] 외교안보硏, 연구 역량·품질 ‘으뜸’
연구원의 기능은 크게 외교·안보 관련 정책 연구와 교육 훈련, 역량 평가 등 3가지로 나뉜다. 정책 연구에서는 외교 현안에 대한 중·장기 정책 수립과 비전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국 연구 기관과의 지속적인 학술 교류를 통한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을 다른 연구소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다. 해마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호주 등의 연구소가 참여하는 국제 학술 회의를 10여 회 개최한다. 내부 세미나도 연 50회 정도 연다. 연구원 안에 중국연구센터·외교사연구센터·비확산핵안보센터 등 3개의 센터를 두고 있으며 주 1회 발간하는 ‘주요 국제 문제 분석’ 등 8종의 발간물을 내고 있다.

교육 훈련에서는 외교관 양성 연수 프로그램이 유명하다. 2008년부터 각 부처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리더십(Global Leadership) 과정도 개설했다. 최근에는 외교 인력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준의 외교 역량 평가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외교안보연구원에 이어 2위에 오른 세종연구소는 안보·통일·외교 분야의 중·장기 국가 전략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민간 연구소다. 1986년 문을 연 이 연구소는 한반도 안보 정책을 다루는 안보전략연구실, 대북정책과 한반도 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통일전략연구실, 주변 4강에 대한 기초 연구와 정책 연구를 병행하는 지역연구실,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이슈를 분석하는 국제정치경제연구실 등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국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10개월짜리 ‘세종 국가 전략 연수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여 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세종연구소는 월간지 ‘정세와 정책’, 계간지 ‘국가전략’ 등을 출간하고 있고, 상시적으로 논평과 정책 보고서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연 1~2회 세종국가전략포럼과 연 4회 세종국가전략조찬 포럼 등을 개최한다.

3위는 국책 연구 기관인 통일연구원이다. 1991년 설립된 통일연구원은 ‘남북 관계’ 연구에 특화된 싱크탱크다. 통일 정책의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별 통일 대비 연구를 추진한다. 30여 명의 박사급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학인권백서’, ‘통일정책연구시리즈’, ‘통일정세분석’ 등의 단행본을 매년 40~ 50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이 밖에 올해 샤이오 인권포럼을 출범시켰으며 대학생·고등학생,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통일광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일광장’은 통일의 가치와 비전을 알리겠다는 취지의 행사로 주로 전문가들의 강연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세종硏, 2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상승

4위에 오른 한국국방연구원은 국방 연구의 본산이다. 정부 출연 연구 기관으로 국방 정책을 제안하는 것은 물론 안보 환경 분석, 군사력 건설 방안, 국방 정보화 방안 등 매년 100여 개의 연구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 밖에도 주간지 ‘주간국방논단’, 국방 전문 학술지 ‘국방정책연구’, 영문 학술지 ‘코리아 저널 오브 디펜스 애널리시스(Korea Journal of Defense Analysis) 등을 발간한다.
[한국 100대 싱크탱크] 외교안보硏, 연구 역량·품질 ‘으뜸’
5위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북한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정통한 연구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번 조사에서 대학 싱크탱크 중 최고 순위에 올랐다. 1972년 문을 연 이 연구소는 기획실·연구실·대외협력실 등 3개의 실과 북한연구실·동북아연구실·사이버교육센터·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 등 4개의 분과 연구실로 구성돼 있다. ‘아시안 퍼스펙티브(Asian Perspective)’, ‘한국과 국제정치’, ‘동북아연구’ 등의 정기간행물을 발간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 회의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동아시아연구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등이다.

이 중 동아시아연구원은 동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이슈를 분석하고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연구소다. 동아시아연구원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 프로그램(Think Tanks and Civil Societies Program)’이 올 초 발표한 세계 싱크탱크 순위(2010 Global Go-To Think Tanks Rankings)에서 25대 아시아 싱크탱크 중 12위에 선정됐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는 1957년 설립된 한국 최초 대학 부설 연구소다. 1950~1960년대 국내 최고의 공산권 연구 기관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 후 중국·일본·동남아 등으로 연구 영역을 넓혀 왔다. 1958년 창간한 계간 학술지 ‘아세아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연구 총서와 자료 총서를 간행해 왔다. 매년 국제 학술 회의 및 세미나를 열고 있다.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는 1972년부터 국방부의 정책 및 전략 자문을 맡고 있는 연구소다. ‘안보총서’, ‘주요안보 현안 분석’, ‘안보 정책 자료 시리즈’, ‘안보정세종합분석’ 등의 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전문 학술지로는 ‘국방연구’와 ‘KJSA’가 있다.

10위권 밖에서는 아산정책연구원(11위)과 제주평화연구원(12위) 등이 주목받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설립한 연구소다. 연구소 측은 “한국·동아시아·지구촌의 중요 이슈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 담론을 주도하는 독립 싱크탱크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외교·안보·공공정책·환경·에너지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밖에 외교 분야 전문가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주평화연구원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 협력을 위한 정책적 방안을 제시하고 이론적으로 탐구하는 연구원이다. 연구원에서 매년 주최하는 제주 평화포럼은 세계 유수의 지도자·전문가·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 100대 싱크탱크] 외교안보硏, 연구 역량·품질 ‘으뜸’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