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2·7 주택 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 안정 지원방안 발표에 이어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의 종상향이 확정됐다. 서울시가 11월 8일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의 용도 지역을 기존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높이는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는 둔촌주공 등도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혀 종상향 요구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6600가구로 단일 단지로는 서울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은 당초 2008년 4월 사업 시행 인가가 났던 곳이다.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 265%를 적용, 8106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지만 조합이 사업성 개선을 목표로 3종 종상향을 추진해 왔다.

이번 종상향으로 가락시영은 용적률 285.98%를 적용받아 최고 35층 규모의 아파트 8903가구가 들어선다. 8903가구 중 조합분이 7724가구, 임대주택이 1179가구다. 기존 재건축안보다 임대주택은 959가구, 조합분은 583가구가 늘었다. 용적률은 반포·잠실 등 재건축 사업이 끝난 저층 아파트 단지를 감안해 최고치인 300% 이하보다 낮게 결정했다. 아동 보육 시설과 도서관, 시니어센터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2만1443㎡ 규모의 문화 복지 시설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조합은 건축 심의를 준비하는 한편 내년 2월께 총회를 열어 이주 시기 등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종상향 발표 직후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전 주택형의 호가가 하루 만에 최고 3500만 원이나 치솟는 등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종상향의 물꼬가 터지자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과 주택 건설 물량을 늘리려는 강동구 둔촌주공 등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기대감에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오르고 있다.
조합원의 지위양도 금지가 풀린 가락 시영아파트에는 조합원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2010.04.07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조합원의 지위양도 금지가 풀린 가락 시영아파트에는 조합원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2010.04.07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발표 후 하루 만에 호가 치솟아

가락시영 종상향 통과로 둔촌주공·잠실주공5단지·대치은마 등 다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의 종상향 요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11월 8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2종 일반 주거 용도의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주요 단지는 강남구에서 ▷개포주공1~4단지(1만440가구) ▷개포시영 아파트(1970가구), 강동구에서 ▷둔촌주공1~4단지(5930가구) ▷고덕주공2~7단지(8250가구) 등이다. 이 중에는 사업 시행 인가를 마친 고덕주공 4·7단지, 조합 설립 인가까지 완료된 개포동 주공1단지, 길동 신동아 2차 등 비교적 재건축 사업이 많이 진척된 곳들도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조합 설립 인가까지 마친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는 3종 상향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가락시영 아파트 결과에 따라 종상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모양새다. 장기 전세 주택(시프트) 등 소형 임대주택이 일부 들어서더라도 용적률 상향으로 재건축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종상향이 추진된 주요 배경이다. 또 현재 법령은 지난 7월부터 확정됐지만 아직 입법 예고 단계로 서울시 조례로는 확정되지 않은 층수 제한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점도 언급됐다. 이와 함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일부 지역을 상업 지역으로 용도 변경·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종상향을 추진하는 재건축 단지들은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대주택 8만 가구 공약을 채우는데 종상향 결정이 임대 아파트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가 소형 주택 공급과 주거 복지를 위한 편의 시설을 확충하는 재건축 단지에 대해 지원할 방침이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용어 설명>

종(種)상향 : 1·2종 일반주거지역을 2·3종으로 높이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일반주거지역 1·2·3종의 용적률(바닥면적 대비 건축 총면적 비율)은 각각 150%·200%·250% 이하다. 종상향이 이뤄지면 용적률과 층수가 높아져 아파트를 더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개선된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