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5000억 달러 달성

한국 수출이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 해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선 여덟 번째 나라가 됐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는 조만간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5087억25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글로벌 재정 위기 등 대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선박과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선전 덕분이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독일·중국·일본·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에 이어 한 해 5000억 달러 이상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앞선 7개국은 수출 1000억 달러 달성 이후 5000억 달러까지 평균 20.1년이 걸렸다. 한국은 이보다 4년 짧은 1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출은 선박·석유제품·반도체 등이 주도했다. 올해 1~11월의 품목별 수출을 보면 선박이 522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석유제품 471억 달러, 반도체 459억 달러, 자동차 409억 달러, 액정 디바이스 255억 달러순이었다.
세계 여덟 번째 기록…선박·자동차 선전
세계 여덟 번째 기록…선박·자동차 선전
조만간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수출은 역시 우리 경제의 기둥이었다. 22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470억 달러, 수입은 11.3% 증가한 431억 달러였다. 무역수지는 39억 달러 흑자로 작년 2월 이후 2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석유제품(46.2%)·자동차(30.4%)·철강(21.7%)·일반기계(19.3%)·섬유(16.2%)·석유화학(10.9%)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부품(8.4%)·선박(7.0%)·가전(1.8%) 등도 비교적 선전했다.

반면 반도체(-0.8%)·액정디바이스(-5.6%)·무선통신기기(-29.7%) 등 정보기술(IT) 품목은 전달에 이어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동(23.3%)과 아세안(16.5%) 등 신흥 지역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12월도 연말 특수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와 무역 흑자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조선 시황 악화에 따른 선박 수출 감소와 선진 시장에 대한 IT 수출 부진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 1조 달러 클럽’도 눈앞에 두게 됐다. 11월 말 기준 올해 교역 규모는 9876억 달러로 무역 1조 달러 달성까지 124억 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무역 1조 달러 돌파는 세계 9번째 기록이다. 한국 교역액이 1억 달러를 넘었던 게 1947년이다. 이후 64년 만에 1만 배로 늘어난 셈이다. 1조 달러는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35개국의 전체 교역액과 맞먹는 규모다.

정부는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30일 가졌던 무역의 날 기념식을 연기, 12월 12일 코엑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무역 1조 달러 달성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