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이신


혜화동 작은 골목길에 있는 ‘알바이신’이다. 음식을 인생의 큰 기쁨이자 오락으로 여기며 하루에 다섯 끼 식사를 하는 스페인 사람들은 하루를 음식으로 시작해 음식으로 하루를 마감한다고 할 만큼 다양한 음식을 즐긴다. 그 음식들 중에서 파에야와 토르티야를 알바이신에서 만날 수 있다.
[맛집]스페인의 다양한 요리를 즐기다
파에야는 ‘바닥이 넓고 양손잡이가 있는 뚜껑 없는 팬’을 뜻하며 음식 이름 또한 파에야다. 스페인식 쌀 요리로 서민적이고 영양이 풍부한 발렌시아 지방 전통 음식이다. 지금은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대중적인 요리로 축제나 마을 행사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요리가 파에야다.

알바이신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각종 해산물을 볶아 화이트 와인으로 비린 맛을 없앤 뒤 채소와 쌀을 볶는다. 특유의 향이 나고 항암 성분을 가진 향신료인 사프란을 노랗게 우려낸 해산물 육수를 넣고 끓여 소금으로 간을 한다. 입 안에서 톡톡 터지며 씹히는 날치 알과 흰 살 생선·새우·오징어·홍합·모시조개와 각종 채소가 푸짐한 해산물 채소 볶음밥과 그 맛이 비슷하다.

게다가 매운맛을 살짝 더해 우리 입맛에 딱 맞는 매력적인 파에야다. 파에야를 다 먹은 후 팬 바닥에 눌어붙은 스페인어로 ‘소카라다’라는 누룽지를 긁어 먹는 것 또한 별미다. 식사나 간식, 와인에 곁들여 먹는 토르티야는 감자와 달걀로 만드는 서민적이고 평범한 감자 오믈렛이지만 알바이신의 토르티야는 그 맛이 특별하다.

스페인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한국에 돌아온 지 5개월 된 한국인 셰프 로사 씨의 솜씨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스페인 셰프보다 토르티야를 더 맛있게 요리한다고 해서 현지인들이 ‘로사의 토르티야’라고 불렀다고 한다. 흔히 삶은 감자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도톰하게 썬 감자를 올리브 오일에 튀겨 고소한 맛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튀긴 감자와 달걀을 섞어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저으면서 익혀 밑바닥을 노릇노릇하게 구운 후 뒤집어 다시 노릇노릇하게 굽는다. 마치 둥근 케이크 같다. 마요네즈와 마늘향이 나풀거리는 알리올리 소스를 곁들이면 그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 과연 ‘로사의 토르티야’라고 부를 만하다. 여기에 탄산수를 섞은 질 좋은 스페인 와인에 얇게 썬 레몬·오렌지·사과를 듬뿍 넣은 상그리아 한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와인 향과 달콤한 맛이 일품인 상그리아를 곁들여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스페인 여행의 추억이 있다면 더더욱 좋은 곳, 알바이신이다.
[맛집]스페인의 다양한 요리를 즐기다
영업시간: 18:00~23:00

메뉴:파에야 2인분 3만 원, 토르티야 7000원, 상그리아 8000원 위치:서울 종로구 혜화동 74-6
문의:(02)741-5841


백지원 푸드 칼럼니스트 bjwon9113@hanmail.net┃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