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뉴엘 고메즈 바르베로 유럽바이오산업협회 규제담당
“생명공학 작물 기술은 현재 적용 가능성이 방대한 기술입니다. 경제·환경적으로 그 혜택이 입증됐고 이와 함께 안전성 또한 다양한 연구 결과 검증됐습니다. 한국 농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작은 면적에서 생산성을 늘리고 환경 친화 기술을 이용하고 싶다면 목소리를 높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한·유럽연합(EU)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농업 부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마뉴엘 고메즈 바르베로 유럽바이오산업협회(Europa Bio) 규제담당은 교역 상대국에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한국에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의 여러 국가 농민들은 현재 미국·캐나다·중국·브라질 등 생명공학 작물 재배가 승인된 나라들의 사례를 보면서 그들처럼 이 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권리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 엄격한 규제 ‘당연’
지난 12월 1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열린 ‘LMO 포럼·세미나’ 참석 차 내한한 바르베로 박사는 현재 유럽바이오산업협회에서 규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바르베로 박사는 농업 관련 생명공학에 대한 EU의 규제를 해석하고 이를 관련 단체에 전달, 이해시키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생명공학 작물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 규제를 이행하는 데는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관련 규제 시스템이 적용 가능한 방식으로 현실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생명공학 작물을 수입하는데 승인 기간이 오래 걸립니다. 유럽에서는 45개월이나 걸리죠. 수입 승인이 지연되는 결과로 교역에 차질이 발생하고 축산 사료 업체들은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됩니다.”
그가 LMO 포럼·세미나에서 발표한 ‘생명공학 작물에 대한 10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생명공학 기술을 전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29개국 1540만 명의 농민이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경작 면적으로는 148만㎢에 해당된다. 그리고 그 규모는 매년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유럽바이오산업협회는 지난 25년간 EU의 기금 후원으로 생명공학 작물의 환경 영향, 식품의 안전성, 위해성 관리 등에 대해 유럽 15개 국가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바르베로 박사는 지난 수십 년의 연구 결과와 각국의 엄격한 규제에 비춰 봤을 때 생명공학 작물이 전통적인 작물보다 더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계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 등과 관련해 세계 식량 안보와 환경보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어떠한 새로운 상업적 형질이 도입될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래 식량 안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지만 생명공학 작물의 형질이 다양해질수록 기회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그는 최근 중국과 인도를 위시한 아시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생명공학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자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막대한 규모의 작물 재배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고 인도는 규제 완화와 상용화에서 많은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한국도 생명공학 기술을 통해 농업 기술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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