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에서 장미 농장을 운영하는 조용성 대표는 “귀농 후 비로소 삶의 안정과 여유를 찾았다”고 말한다.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즐기고 겨울이면 시즌권을 구입해 스키를 타러 다닌다는 부농.
귀농이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조 대표의 사례는 농업을 꿈꾸는 이들의 로망이자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귀농으로 부를 일군 사람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듣고 귀농을 위한 기초 정보를 담았다. 남은 건 결심뿐이다.
“에이, 다 접고 시골 가서 농사나 지어야겠다.” 한때 농촌은 이것저것 해보다 안 될 때 선택되는 최후의 보루처럼 인식됐다. 정 할 것이 없을 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찾는 곳이 고향, 혹은 농촌이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이라면 “농사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힘든 노동의 강도는 차치하고라도 사전 준비나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농사일에 덤볐다가는 십중팔구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농업이다.
과거와 달리 농촌도 변하고 있다. 하염없이 비만 기다리거나 가뭄 탓을 하는 모습은 요즘엔 보기 힘들다. 태풍 같은 천재지변이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선진 영농 기법 도입, 고부가가치 특화 작물, 규모의 경영 등은 거스를 수 없는 농촌 경제의 화두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중심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귀농’이다.
통계청이 조사해 발표한 ‘2010년 국내 인구 이동 통계’ 자료를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인구 이동 조사는 말 그대로 각 지자체별·권역별 등의 인구 전·출입 관계를 정리한 통계를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인구 순유입은 최근 10년간 가장 작은 수준(3만1000명)을 기록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아예 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 오래다. 수도권의 순유입이 유출을 앞지른 건 경기 지역의 선전(?) 덕분이다. 충남·북 등 중부권, 인구 순유입
한편 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전입 인구가 많은 지역이 있다. 바로 중부권으로 분류되는 충청권이다. 지난해에는 순유입 2만2000명으로 2005년 이후 순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중부권을 제외한 호남과 영남권은 모두 인구가 줄어들었다. 중부권으로 이사를 가 정착한 이들이 모두 귀농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역 경제 특성상 상당수가 귀농자라는 것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런 분석은 귀농자 연령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40대의 인구 이동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구 이동한 40대가 가장 많이 정착한 곳은 충남으로 순이동률은 1.0%였다. 2위는 충북으로 0.6%의 순이동률을 나타냈다. 반면 40대가 가장 많이 빠져 나간 곳은 서울로 순이동률은 마이너스(-) 1.0%였다.
귀농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나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꿈이 아니다. 최근 들어 30~40대의 귀농 사례가 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 작물, 지자체의 영농 기술 교육, 인터넷 등을 이용한 방대한 정보 등을 이용한 성공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귀농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바뀌고 있다.
농촌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경제 활력을 잃은 지자체에서도 귀농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도나 시군구별로 귀농 교육과 정착 지원금, 영농 기술 교육, 심지어 빈집 정보까지 안내해 주고 있다.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농촌으로 내려가 생소한 농업에 종사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귀농 시 가장 먼저 챙겨할 할 것이 사전에 농업 관련 기관이나 단체, 농촌 지도자, 선배 귀농자를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2~3년에 이르는 충분한 여유를 두고 귀농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한 후 자신감과 확신이 생길 때 결심을 굳혀야 한다는 뜻이다. 취재=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이숙현 객원기자 deerbeer@nate.com
사진 제공= 농림수산식품부·샤우트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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