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하이마트 어떤 회사


국내 최대 전자제품 판매 업체 하이마트가 내홍에 빠졌다. 최대 주주인 유진그룹과 2대 주주이자 창업자 선종구 회장 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둘 간의 분쟁은 지난 11월 23일 유진그룹에서 ‘11월 30일 주주총회에 앞서 열리는 하이마트 이사회에서 선종구 회장을 퇴진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이유는 선 회장이 무리하게 경영권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마트 측은 “선 회장이 해임되면 선 회장을 포함한 하이마트 경영진과 우리사주조합 직원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마트의 지분은 유진기업이 31.4%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 회장 및 우호 지분의 합은 27% 내외로 관측된다.
규모·수익성 두루 갖춘 ‘알짜 기업’
주가 추이는 ‘오리무중’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이마트를 놓고 다툼을 벌이게 된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하이마트가 훌륭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 1위의 알짜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소매 업체다. 여러 가전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파는 양판점으로 전국적인 체인점을 통해 국내외 가정용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0년 기준 한국 전자제품 유통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7.5% 늘어난 25조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증권 남옥진 애널리스트는 “전자제품의 유통시장은 향후 3년간 약 5~7%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마트와 같은 전문 유통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주요 가전제품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비교 구매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전자제품 유통 업계 내 시장점유율은 35%로 업계 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30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수직적으로 통합된 물류 운영을 바탕으로 전국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을 높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의 높은 수익성이다. 하이마트는 2010년 실적 기준으로 매출 3조467억 원, 영업이익 2149억 원을 올렸다. 영업 이익률은 7%가 넘는다. 대신증권의 정연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대표적 가전 양판 업체 베스트바이가 영업 이익률 4.5%를 기록한다는 점을 따져보면 눈에 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강력한 경쟁자가 있느냐 하면, 딱히 눈에 띄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같은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는 전자랜드·리빙프라자·하이프라자를 모두 합쳐야 그나마 하이마트와 상대할 수 있을 정도다. 또 삼성리빙프라자와 LG하이프라자가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사 제품 중심으로 판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하이마트를 위협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편 대주주 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대부분 해당 기업의 주가는 크게 오른다. 각 주체 간의 지분 사 모으기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유진기업과 선종구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기사화된 11월 24일 하이마트의 주가는 12.76% 폭락한 7만5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양측 모두 지분을 사 모을 만큼 자금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진기업은 주가가 가격 제한 폭까지 치솟았다. 유진기업이 하이마트를 직접 경영하면 배당 등을 통해 재무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예상돼서다. 유진기업은 시가총액이 1565억 원에 불과하며 하이마트는 시가총액이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1조7918억 원에 달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