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모 투자시장
브라질은 사모 투자(Private Equity)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시기는 1994년께로 채 20년도 되지 않았다. 모든 투자 분야가 그렇듯이 사모 투자시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해당 시장의 정치·경제적 안정, 금리 및 환율의 안정과 같은 요소가 구비돼야 한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이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에 대한 중·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해당 기업의 구조조정과 성장이 이뤄졌을 때 이익을 실현하는 투자의 특성 때문이다.
브라질 사모 투자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도 이와 같은 정치·경제적 안정의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1990년대 초반 페르난두 엔히크 카르도주 대통령은 기나긴 군부독재 시절을 마감하고 오늘날 브라질 경제성장의 서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때 시행된 헤알 계획(Plano Real)은 금리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환율을 고정시킴으로써 브라질 화폐인 헤알을 안정적인 통화로 정착시켰다. 이와 함께 시행된 자본자유화 조치는 외국으로부터의 자본 유입을 활발하게 해 줬고 1990년대 초반의 국영기업 민영화 조치는 사모 투자시장이 형성될 토양을 제공해 줬다. 1994년에 8개로 시작된 사모 투자 펀드 운용사는 2000년에 45개로 늘어나더니 2009년에 이르러서는 180개로 급증했다.
![[브라질]투자액 급증…복잡한 조세제도 걸림돌](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132.1.jpg)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브라질의 사모 투자시장은 그 어느 지역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010년에는 금융 위기 전인 2007년(52억8500만 달러)에 비해 투자 규모(105억4400만 달러)가 2배에 이른다. 2008년 이후로는 10억 달러 이상의 대형 사모 투자 펀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웠다.
빠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사모 투자시장에 대한 문제점들도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복잡한 조세제도는 브라질 경제의 문제점을 논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언급되는 사항이다. 연방정부·주정부·시정부가 별도로 조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데다 19가지에 이르는 조세 유형은 투자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항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의 역사로 인해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관행,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한 경제활동의 성행, 복잡한 사법 체계, 가족회사들이 주를 이루는 산업 구조에 따른 불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 등이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반면에 여전히 사모 투자의 비중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점, 거대한 경제 규모, 중산층의 성장, 자본시장 성숙에 따른 차익 실현의 가능성 증대 등은 브라질 사모 투자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 주는 요소들이다. 전문가들은 헬스케어·사회기반시설·소비재·교육산업·자원개발·농업·부동산·정보기술(IT) 등을 브라질에서의 유망한 투자처로 꼽고 있다.
정철 법무법인 지평지성 파트너 변호사, 중남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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