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가 사랑하는 ‘국민 브랜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노스페이스 재킷은 대한민국 중고생들 사이에서 제2의 교복으로 통한다. 대다수의 10대 학생이 한 개 이상의 제품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됐다. 10대뿐만이 아니다. 10대에서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선호하는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매출 성장 곡선도 가파르다. 2003년부터 매년 20~30%씩 고성장을 거듭해 왔다. 2004년 11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5300억 원으로 매출 50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노스페이스(NORTHFACE)’는 등반가가 오르기 힘든 북반구에 있는 산의 북쪽 면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프스 아이거·마테호른·그랑조라스를 칭한다.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간다는 의미로 노스페이스만의 독특한 아웃도어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산악인 해외 원정 100여 회 지원
노스페이스가 국내 부동의 1위를 달리는 비결은 뭘까. 스포츠 전문가와 산악인을 지원함으로써 스포츠 정신을 실천해 왔고,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연예인 모델을 기용해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섰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노스페이스는 1997년 국내 론칭 초기부터 산악인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히말라야·에베레스트·극지 탐험 등 각종 해외 원정을 지원하는 동시에 대중에게 아웃도어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대회와 프로모션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왔다. 지난 13년간 박영석 대장, 정승권·박정헌 등 노스페이스가 지원한 국내 산악인들의 해외 원정 횟수가 100여 회에 이른다.
얼마 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대장은 노스페이스의 후원을 받아 해외 원정을 해오며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 세계적인 산악인으로서 이름을 떨쳤다. 노스페이스는 자체 클라이밍팀을 창설해 김자인·박희용·신윤선·김자하 등 국내 산악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주자를 육성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노스페이스는 2009년 광고 모델로 탤런트 공효진을 기용했다. 업계에서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은 처음이었다. 공효진은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으로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주목받는 배우다. 2010년에는 영화배우 하정우와 함께 광고 및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공효진을 통해 여성 아웃도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면 하정우는 남성 캐주얼 라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2011년 영화배우 이연희와 아이돌 스타 빅뱅을 내세워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다. 대형화를 추구한 매장 전략도 노스페이스 성공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노스페이스는 165㎡(50평) 이상 되는 매장을 엑스라지 스토어로 분류한다. 처음 엑스라지 스토어로 오픈한 매장은 안동점으로 2005년 9월 선보였다.
현재 노스페이스 전문점 120여 개 가운데 100여 개 매장이 엑스라지 스토어다. 엑스라지 스토어는 크게 산행을 위한 아웃도어존과 가방, 선글라스 등의 용품존 그리고 신발로 나뉘어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등산복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트레일 러닝, 스노 스포츠, 레저 및 여행 분야로 아웃도어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기능성 캐주얼 아웃도어 ‘화이트 라벨’이 대표적이다.
‘화이트 라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능성 캐주얼 아웃도어 라인으로 캠핑·트레킹·트래블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사랑하는 감각적인 세대를 위한 브랜드다.
>>>빈폴
토종 자존심 세운 캐주얼 ‘지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빈폴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1989년 첫선을 보인 빈폴은 지난해 국내 브랜드 최초로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며 다시 한 번 그 위상을 입증했다.
빈폴은 패션 시장의 변화를 미리 간파한 블루오션 브랜드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미리 읽고 고급 캐주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며 매출 규모로는 폴로·헤지스·라코스떼 등 경쟁 브랜드를 제치며 캐주얼 브랜드 시장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제일모직은 빈폴의 1위 비결로 ‘디자인 중심 경영’과 ‘패밀리 브랜드 전략’ 등을 꼽았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에만 전념하는 동안 바이어(MD)가 시장을 분석하는 등 업무를 분담한 것이다. 그 결과 빈폴의 ‘퍼스트 플레이어(1st Player)’ 로고가 탄생했고 남성용 제품들에 적용,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퍼스트 플레이어 제품 라인은 2008년 여름용 반소매 티셔츠, 겨울용 다운패딩을 선보였고 각각 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빈폴은 영국의 감성을 기반으로 패밀리 브랜드 전략을 썼다. 멘즈·레이디스·키즈·골프 등 서브 브랜드를 하나씩 내놓은 것이다. 타깃 고객의 연령과 성별에 맞춘 제품을 내놓아 온 가족이 입을 수 있는 브랜드로 키웠다.
다양한 브랜드·디자이너·아티스트와의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해 온 것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2010년 초 선보인 디자이너 준지와 컬래버레이션 트렌치코트는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됐고 세계적 권위의 골프대회인 브리티시 오픈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빈폴골프의 ‘더오픈(The Open)’ 라인은 트래디셔널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가미한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빈폴은 올 들어 젊은층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2011년 TV 광고 모델로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을 선정한 것이나 20대의 관심을 끈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3’를 공식 후원한 것도 젊은층에 다가서기 위한 것이었다.
빈폴 아웃도어로 해외 진출 강화
젊은층으로 구성된 품평단도 운영하고 있다. 20대 초·중반 남자 대학생으로 구성된 빈폴 멘즈 소비자 품평단 프렙(PREP)은 출시 전 샘플 단계에서부터 품평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빈폴 매장을 방문해 고객 편에서 느낀 상품의 장단점을 평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빈폴은 내년 봄 7번째 서브 브랜드인 ‘빈폴 아웃도어’를 론칭,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기능성을 강조한 기존 아웃도어 브랜드와 차별화해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표방한다. 2016년에는 매출 3000억 원을 달성하고 2018년에는 국내 1위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빈폴 아웃도어 출범을 계기로 빈폴 전체 브랜드의 해외 사업을 활성화할 전망이다. 빈폴은 지난가을 미국 뉴욕의 유명 편집 매장 ‘오프닝 세레모니’에 진입한데 이어 내년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편집 매장 ‘바니스 코옵’에 입점할 예정이며 1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중국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빈폴 브랜드가 올해 매출 6000억 원 돌파에 이어 2015년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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