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Close Up]1500억 원 사회 환원…‘대선’ 본격화? 外
지난 11월 14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의 주식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다음 날인 15일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것을 실천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기부하기로 한 안철수연구소의 보유 지분은 372만 주로 전체의 37.1%에 해당한다. 안철수연구소 지분 중 가장 큰 비중으로, 이 중 절반인 186만 주는 1514억 원(11월 14일 종가 8만1400원 기준)에 이르는 거액이다.

안 원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앞서 안철수연구소의 직원들에게도 e메일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안 원장은 e메일을 통해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작은 결심’을 ‘나눔’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다”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이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안 원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선 물러나 있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배 구조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는 중대한 사실을 직원들에게 미리 알림으로써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Close Up]1500억 원 사회 환원…‘대선’ 본격화? 外
안철수연구소 주가도 연일 상한가

안 원장 자신은 순수한 의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하고 있지만 그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까지 순수하지만은 않다. 서울시장 보선 출마 선언을 계기로 촉발된 ‘안풍’이 이미 정치 지형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마 선언만으로도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기부 역시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청춘콘서트, 편지 정치, 시장 출마 양보, 박원순 후보 지지 회견, 거액의 재산 사회 환원 등으로 이어지는 행보는 기존의 여의도 정치권도 감탄할 만큼 지지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평이다.

안 원장 스스로의 언행도 이전까지와는 사뭇 달라졌다. 정치적 입장이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쳐 왔다면 최근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대체로 대권을 포함한 정치 진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잠재적 경쟁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경쟁 구도가 벌써부터 불붙고 있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경험과 연륜으로 사람의 갈등을 다루는 자리”라면서 “커서로 바이러스를 다루는 것과 일반 사람을 다루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안 원장의 주식 기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기부 발표 당일 8만1400원이었던 종가는 기부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폭등해 11월 17일 기준으로 9만5800원까지 상승했다.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이 해당 종목에 악재로 작용하는 일반적인 기준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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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