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하 녹색인증심의위원회 위원


국내 친환경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인 ‘녹색인증제도’를 설명하기 위해 김재하 서울예술대학 교수가 나온 것은 다소 의외였다. 더구나 그는 방송연예과 교수 출신으로 지금은 디지털아트학부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9명의 위원 중 한 명이자 녹색인증심의위원회 심의위원 17명 중 한 명이다.

미디어공학을 전공한 그는 녹색인증 중에서도 주로 정보기술(IT) 및 콘텐츠 관련 부문의 심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미디어와 친숙하고 인터뷰도 많이 하다 보니 녹색인증과 관련해서는 대변인처럼 되어 버렸다”며 웃었다.
“차세대 성장 동력, 녹색기술이 주도”
녹색인증제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녹색인증제도는 크게 ‘녹색기술’, ‘녹색전문기업’, ‘녹색사업’을 국가가 인증하는 것입니다. 전 지구적인 자원 위기, 환경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국가 비전을 만들자는 것이 그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인증을 받은 기업들에 금융 및 세제 지원과 기술 지원을 통해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시장을 형성하게 되면 일자리까지 창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 이노비즈 인증, 벤처기업 인증처럼 검증을 받은 기업이 정체성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벤처 인증은 창업 기업의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녹색인증은 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유도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무 부처는 어디입니까.

총괄은 지식경제부입니다만 기획재정부 등 8개 부처가 합동으로 운영합니다(그림 참조). 실무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전담하고 부처별 평가 기관이 인증 대상을 선별하고 추천합니다.

녹색 기술은 어떤 것을 뜻하는 겁니까.

구체적으로 ‘녹색기술’은 10대 분야(①신·재생에너지 ②탄소 저감 ③첨단 수자원 ④그린 IT ⑤그린 차량 ⑥첨단 그린 주택 도시 ⑦신소재 ⑧청정 생산 ⑨친환경 농업 식품 ⑩환경보호 및 보전)에 걸쳐 온실가스 감축 기술, 에너지 이용 효율화 기술, 청정 생산 기술, 청정에너지 기술, 자원 순화 및 친환경 기술 등 사회·경제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및 오염 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녹색전문기업’은 창업 1년이 경과된 기업으로 인증 받은 녹색기술에 의한 매출액이 전체의 30%가 넘는 경우를 말합니다.

심사한 것 중 인상적인 기술이 있었다면 하나만 예를 들어 주십시오.

심사를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미를 활용해 만든 용기(容器)가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릇은 다 쌀로 만들 수 있는데, 그냥 봐선 쌀로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강도도 강하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유해 물질이 녹지 않아요. 자연에서 부패됩니다. 획기적이지 않습니까. 이런 기업은 기술은 있는데 디자인이나 마케팅 능력이 떨어져요. 이런 것을 보완해 주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차세대 성장 동력, 녹색기술이 주도”
녹색인증제도로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각종 인증 제도의 정부 지원은 크게 저금리 융자·세제 혜택 등의 간접 지원이 많았는데요, 그보다 직접적으로 기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군요.

정부 주도로 한다기보다 동기를 부여하는 마중물(지하수를 퍼 올리기 위해 처음 펌프에 붓는 물)의 역할이 되어야 합니다.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뛰어들기 힘들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하도록 지원을 먼저 해 주고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생기면서 활성화되도록 하는 데까지가 정부의 역할입니다.

녹색인증을 받은 기업은 얼마나 됩니까.

인증은 크게 녹색기술, 녹색전문기업, 녹색사업의 3가지로 나눠 진행되는데요, 녹색기술은 올해 11월 11일 현재 1119건이 신청해 456건이 인증을 받았고 녹색전문기업은 86건이 신청해 57건, 녹색사업은 91건이 신청해 12건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기업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이 20.3%, 중소기업이 77.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기술의 향후 성장성은 어떻습니까.

친환경은 이제 전 지구적인 지상 과업입니다. 미국과 유럽만 봐도 금융 위기 이후 국가 위기관리 차원에서 녹색기술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 국내총생산(GDP)은 3배지만 녹색기술은 10배, 이런 식입니다. 몇 년 내 몇% 성장을 단언하긴 힘들지만 잠재성 면에서는 성장성이 확실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내 녹색인증제도를 좀 더 많이 알리고 지원도 강화해야 합니다.

녹색기술과 창조성의 융합을 강조하는 편인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융합은 어려운 영역이죠. 기술은 이성적·논리적·객관적인데 창조성은 관념적·직관적·주관적인 영업입니다. 그리고 융합은 소비자 편에서 이뤄지고 공급자 편에서는 기술의 발달에 의해 이뤄집니다. 게임은 ‘콘솔→PC→온라인→모바일’ 기반으로 기술이 발달하고 그 바탕에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술이 발달하면 이를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창조성이 필요해지는 거죠.
“차세대 성장 동력, 녹색기술이 주도”
김재하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

1963년생. 숭실대 미디어공학박사. 93~98년 미국 IT 기업 DEC(HP에 합병) 수석 컨설턴트. 99년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과 교수. 2003년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학부 교수(현 학부장). 2010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현). 녹색인증심의위원회 위원(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