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에세이-가족 창업 성공 전략



3D 업종 기피 현상 때문에 외식업 분야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족 창업을 통해 인력난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 창업은 인건비 등 점포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고 상호 신뢰가 바탕이 되므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 발휘는 물론 공동체의 힘을 십분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 노동집약적 업종인 외식업은 가족이 합심해 성공한 사례가 더욱 많다.
[창업]신뢰와 역할 분담이 시너지 낸다
안산시 와동 주택가에 66㎡(20평) 규모의 치킨카페(베리치킨 안산와동점, www.verichicken.com)를 여동생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정연선(39) 씨. 함께 커온 자매이기에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정 씨는 각자의 성격과 장점들을 살려 현재 일평균 30수 이상의 닭을 판매, 한 달 2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종과 창업 아이템을 정하기까지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는 정 씨는 하루에 서로 다른 치킨을 6번씩 먹어가며 사진을 찍고 맛의 특징을 적어 인테리어 관련 정보를 취합한 동생과 서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그녀는 각 점수별로 치킨 브랜드를 정리해 최종적으로 지금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결정했다.

현재 정 씨의 점포에서 내놓는 치킨은 20여 가지의 야채와 과일로 24시간 숙성한 1만5000원 선의 이색 웰빙 치킨이다. 닭 표면에 아주 얇은 튀김옷만 입혀 바삭하지만 느끼함이 없고 속살은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고 쫄깃한 맛이 특징으로 무엇보다 치킨에서 나는 은은한 야채의 향이 식감을 돋운다. 여기에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커피 전문점과도 견줄만한 고급스럽고 예쁜 인테리어 또한 ‘자매 치킨카페’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고 있다.

자매의 매장 운영 철칙 또한 성공 요소 중 하나다. 작년 10월 매장 오픈 후 지금까지 주방 조리 업무는 정 씨가, 홀 서빙 업무와 고객 응대는 동생이 맡아 서로 분담한 역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일정한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과 달리 그녀들은 새벽 1시에 모든 영업이 끝나면 그날 방문했던 고객들의 사는 곳, 인상착의, 주로 찾는 메뉴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 둔 메모를 서로 공유하면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이처럼 고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은 단골손님 장사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정 씨 자매는 주 고객인 반월공업단지 직장인들과 와동 주민들에게 재방문 시 감사의 말과 함께 음료와 생맥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그녀의 점포를 주 3회 이상 찾는 충성 고객들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족 창업에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 창업은 투입되는 가족 수 만큼 기회비용에 따른 위험부담이 있게 마련이다. 취업 가능성이 높은 가족이 창업에 뛰어든 만큼 각자의 인건비가 수익에 반영돼야 한다.
[창업]신뢰와 역할 분담이 시너지 낸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ksbi@chol.com│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