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질주’…일본차 ‘후진’


수입차의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때 부유층이 사는 강남 등의 지역에서나 보이던 외제차들이 이제 전국 도로마다 행렬을 이룰 정도다. 수입차 등록 수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수입차 시장이 형성된 1987년 이후 최초로 올해 연간 1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2년에는 올해 대비 약 12% 성장한 11만9000대까지 늘 것으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는 모두 23개 브랜드의 약 700종이다.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의 수입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고급차의 대명사인 유럽 브랜드의 독보적인 선두 뒤에 일본차와 미국차가 대중성을 표방하며 도전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수입차 수는 총 8만7928대로 지난해 동기(7만3957대)에 비해 18.9% 늘었다. 수입차 브랜드 중 톱 4는 단연 유럽차로 BMW·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아우디순이다.

BMW는 올해 10개월간 총 2만565대가 누적 판매돼 수입차 시장에서 23.39%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도 48.3%나 늘어난 수치로 BMW는 국내시장에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BMW의 효자 모델은 5시리즈 528i와 520d. 국내에서는 고급 중형 세단이 준중형이나 소형보다 많이 팔리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판매 대수나 업체별 전략 측면에서 모두 준중형인 BMW 3시리즈가 주력을 이루고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BMW코리아는 신형 3시리즈를 내년 2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수입차 브랜드별 신규 등록 수 베스트 20
일본차 빅3 사장 모두 방한

메르세데스벤츠(2위)·폭스바겐(3위)·아우디(4위)도 국내시장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각각 지난해에 비해 21.6%, 29.4%, 31.1% 판매량이 증가했다. BMW와 세기의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서 E300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0개월간 1만5892대를 판매, 18.0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신형 제타가 베스트 셀링 카로 자리매김해 폭스바겐은 2005년 1월 국내 법인 설립 이후 지난 5월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 10개월간 1만880대를 판매해 국내 수입차 점유율 12.37%를 차지하고 있다. 아우디는 현재 점유율이 9.92%인데, 올해 안에 10%를 넘어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0개월간 총 8722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6651대)에 비해 2000대 정도 늘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7년 만에 7세대 모델로 재탄생한 뉴 A6는 아우디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한편 엔화가치 급등 여파로 일본 수입차 빅3(도요타·혼다·닛산)의 한국 판매량이 주춤하다. 도요타(5위)는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2% 줄었고 혼다(10위)는 무려 마이너스 44%의 실적을 보였다. 닛산(11위)도 지난해에 비해 판매가 13.4% 줄었다. 이에 따라 최근 일본 빅3 사장들이 올해 모두 방한해 신차 발표회 등에 직접 발 벗고 나섰다. 혼다의 이토 다카노부 사장이 11월 9일 국내에서 열린 신형 시빅 출시 행사에 참석했고 지난 6월에는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9월에는 닛산 시가 도시유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방한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