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나 그린란드 등 자원 보고의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이들 지역에서는 자원 쟁탈전이 전개되고 있다.


태국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각국의 비즈니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 방콕 주변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동차·전기전자·기계 등의 일본계 기업도 공장 가동 중단, 생산량 감축 등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용 소형 모터에서 세계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전산의 공장도 타격을 받고 있으며 노트북PC, 녹화 및 재생기기, 내비게이션 등 HDD를 탑재하는 제품에 대한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애플도 HDD 부족 사태를 걱정할 정도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방콕 상류 지역의 이상 호우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빈발하고 있는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 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제 더 이상 이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환경으로 인식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 생태계의 복원 능력을 넘어선 온난화의 충격으로 각 지역의 기후 자체가 변하고, 이에 따른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여름에 서울에서 발생한 게릴라성 호우는 아열대기후와 같은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기존의 도시 인프라 구조는 이에 대응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지구온난화는 여러 시나리오로 이미 예측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따라 각 지역의 기후 조건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단계적인 충격을 예상하고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나 공업 지대의 비즈니스 인프라도 기존의 기후 조건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 전제 조건 자체가 변해 버리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에 맞는 비즈니스 인프라를 재구축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자연재해가 빈발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이미 도시 게릴라성 호우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건설 중인 대형 타워인 스카이쓰리 주변에 2635톤의 빗물을 회수해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지하 탱크를 건설 중이며 이와 함께 도쿄도는 주요 거점 역 주변에도 지하에 대형 물탱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온난화 시대의 비즈니스
기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각 지역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자사 공급망을 비롯한 비즈니스 인프라의 재구축을 검토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충격이 크거나 재해 방지 인프라 재구축이 미진한 지역에 생산 및 물류 거점을 집중시키면 공급 및 물류 차질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온난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이기도 하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 아시아·미국·유럽 등을 연결하는 새로운 항로를 개발,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으로선 새로운 물류망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북극해나 그린란드 등 자원 보고의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이들 지역에서는 자원 쟁탈전이 전개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비즈니스 환경에도 중·장기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우리 기업은 이에 따른 재해 리스크의 확대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물류망 혁신, 자원 개발 등의 기회 요인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