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노리카 코리아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중 가장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주류 소비를 따져 보는 판매 실적표다. 주류산업협회에서 월별·분기별로 발표하는 소주·맥주·위스키 등의 판매량을 비교하면 경기의 흐름이 어떤지, 또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가 어떤 주종의 매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류 소비의 트렌드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의 인기, 와인에서 막걸리로 이어지는 선호 주종의 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글로벌 경제 위기를 반영하듯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의 국내 위스키 총 누적 출고량은 2008년 196만1000(9리터) 상자에 비해 약 31만2000상자가 줄어든 164만9000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10년 173만5000상자로 호조를 보이다가 올해 같은 기간에는 158만7000상자로 다시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연산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층이 늘어 전체 위스키 시장의 매출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다”며 “소비 촉진을 위해 고품질의 위스키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과 업계의 마케팅이 활발해 그 어느 때보다 위스키 시장의 분위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고품질 위스키를 만들려는 업계의 노력은 최근 국제주류품평회(IWSC)의 위스키 부문 수상 실적을 보면 잘 나타난다.
‘임페리얼’ 국제무대서 ‘명품주’ 공인
임페리얼 IWSC 첫 출품, 전 제품 메달

세계 각지의 다양한 주류 품평회 중 1969년 영국에서 첫 개최된 국제주류품평회인 ‘IWSC(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IWSC는 전 세계 최고의 위스키와 와인, 리큐르 등을 대상으로 매해 각 부문별로 가장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선정해 소비자들이 양질의 제품을 거래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제품에는 골드(Gold)·실버(Silver)·브론즈(Bronze) 메달을 각각 수여한다. 또 각 부문별로 가장 우수한 단 하나의 제품에는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를 수여한다.

IWSC의 세계적인 권위는 전문 블라인드 테스트와 기술적 분석 평가를 통해 제품의 맛과 향, 생산 과정까지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계적인 마스터 블렌더로 구성된 정규 심사단, 전문성을 갖춘 소비자 심사단, 주류 제조업체에서 선발된 약 130명의 평가단이 직접 시음하고 평가한다.

또 영국에 있는 독립 연구소 코크와이즈(Corkwise)에서 화학적·미생물학적 분석 등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제품을 분석하는 ‘기술적 분석’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대회에서 추천한 제품이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소비자의 손에 들어갔을 때 심사위원 패널들이 시음했던 그대로의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올해 IWSC에 제품을 출품해 그 품질을 제대로 인정받은 브랜드는 페르노리카 코리아를 대표하는 임페리얼이다. 임페리얼은 국내 위스키의 역사와 함께한 브랜드다. 1994년 국내 최초로 12년산 프리미엄 위스키를 선보였는데, 당시 500ml 용량도 처음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2002년에는 국내 위스키 최초로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2003년에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 17’을, 2005년엔 울트라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 21’을 출시해 임페리얼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선보인 울트라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임페리얼 19 퀀텀’은 임페리얼의 라인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임페리얼 19 퀀텀’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19년산 위스키다. 2011 IWSC에서 임페리얼 19 퀀텀은 블렌디드 스카치위스키 중 최고의 점수를 받아 영예의 ‘골드 베스트 인 클래스(Gold Best in Class)’를 거머쥐었다. 이 상은 골드 메달을 받은 제품 중 가장 우수한 단 하나의 제품에만 수여된다.

심사평에 따르면 “임페리얼 19 퀀텀은 풍부한 몰트에 살짝 가미된 감귤과 바닐라, 향신료의 향이 매력적으로 어우러져 입 안에 전달되며 실크처럼 부드러운 텍스처가 경탄할 만하다. 또, 오크와 몰트 사이의 놀라운 상호작용과 함께 약간의 다크 초콜릿 향이 더해진다. 길고 매우 만족스러운 피니시를 지녔으며 일반적이지 않은 매우 매력적인 위스키”라고 격찬했다. 디자인 역시 “유리 절단면을 조합한 세련된 디자인이 매우 흥미롭다”는 극찬을 받았다.

IWSC는 매해 출품된 위스키들을 새로 평가한다. 와인처럼 위스키도 동일한 브랜드라고 할지라도 매해 그 브랜드를 대표하는 위스키의 품질을 그해 생산된 제품으로 새로 겨룬다. 각 브랜드가 갖는 품질을 얼마만큼 고유하게 유지하고, 또 다른 제품에 비해 우수하게 관리하는지를 겨루는 셈이다.

임페리얼의 IWSC 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가을 처음으로 임페리얼 클래식 12와 임페리얼 17을 동시에 리뉴얼하며 맛·향·디자인에 모두 변화를 꾀한 품질이 세계무대에서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갖춘 것인지 검증받기 위해서다.
‘임페리얼’ 국제무대서 ‘명품주’ 공인
브랜드별 마케팅전 ‘후끈’

임페리얼 19 퀀텀뿐만 아니라 임페리얼 17은 실버 중 최고인 ‘실버 베스트 인 클래스’를 수상했다. IWSC는 연산과 종류에 따라 카테고리를 구분해 심사하는데, 실버 베스트 인 클래스는 골드 메달이 없을 때만 부여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 부문에서도 그해 최고 점수를 받은 셈이다.

보통 심사 점수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90점 이상을 받지 못하면 골드를 받을 수 없지만 골드 메달 수상 제품이 없을 때는 실버 중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제품을 ‘실버 베스트 인 클래스’로 선정한다. 뛰어난 조화를 이룬 몰트와 오크의 향이 메달을 수여하는데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심사평에 따르면 “바닐라 향이 곁들어진 테이스팅 노트와 훌륭한 몰트 향이 입천장에 닿으면서 감귤류와 마멀레이드의 상큼함이 부드럽게 전달된다. 긴 여운을 남기는 만족스러운 피니시는 성숙하고 부드럽다”고 표현했다.

이 밖에 임페리얼 클래식 12와 임페리얼 21 그레이트 씰의 ‘실버(Silver)’ 수상으로, 임페리얼은 출품한 전 제품이 메달을 획득하며 우수한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IWSC에서 인정받은, 리뉴얼된 임페리얼의 변화 포인트는 국내 위스키 음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맛과 향의 ‘부드러움’을 최대한 살린 것이다. 국내 소비자의 이러한 기호가 국제무대에서도 품질 좋은 위스키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세계적 권위의 IWSC에는 과거 많은 국내 위스키들이 제품을 출품해 왔으나 한국의 프리미엄 위스키인 임페리얼이 공식 경쟁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출품 첫해에 임페리얼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최고의 위스키로 인정받음에 따라 고품격 위스키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IWSC에는 올해 임페리얼처럼 많은 브랜드들이 출품돼 우수한 품질을 겨루고 있다. 수상 결과와 성과를 통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건 물론이다. 싱글 몰트위스키 글렌피딕 역시 2011 IWSC에서 정규 연산 제품이 모두 금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또 킹덤은 12년산과 17년산이 실버(Silver), 21년산이 골드(Gold) 메달을 수상해 최근 IWSC 수상 기념 ‘킹덤과 함께하는 레이싱 모델 출사 이벤트’를 펼치는 중이다. 반면 2010년에 ‘골드 베스트 인 클래스’를 받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윈저 17년은 올해 대회에서 실버(Silver)를, 12년산은 브론즈(bronze) 메달을 수상하는데 그쳐 한 단계씩 내려왔다.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임페리얼과 윈저의 마케팅전도 업계의 큰 관전 포인트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