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 수상자를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감독들만 해도 페드로 알모도바르, 다르덴 형제, 테렌스 말릭, 라스 폰 트리에 등을 아울렀다. 그런데 세계적인 거장들을 제치고 할리우드산 액션 스릴러 ‘드라이브’ 감독, 그것도 상대적으로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덴마크의 젊은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그때부터 이 낯선 영화 ‘드라이브’에 대한 관심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영화]드라이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44.1.jpg)
‘드라이브’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액션 스릴러와도 다른 영화다. 굳이 비교하자면 할리우드적이라기보다는 유럽적인 느낌이다. 그것도 1960~1970년대 영국과 프랑스에서 배출됐던 차갑고도 낭만적인 느낌의 느와르 범죄물들, 예를 들어 장 피에르 멜빌이 연출하고 알랭 들롱이 주연을 맡은 ‘사무라이(1967)’ 같은 분위기다.
‘드라이브’에서 묘사하는 로스앤제렐스(LA)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LA가 아니다. 색기 넘치는 대낮의 메인 스트리트가 아닌, 대담한 강도와 살인이 순식간에 끝나버리는 밤거리는 황무지에 가깝다. 유일하게 화려한 공간, 드라이버가 망치를 들고 클럽 분장실에 난입하는 장면은 뜻밖의 사태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벌거벗은 댄서들의 무표정한 얼굴 때문에 거의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줄 정도다.
드라이버가 범죄에 가담하는 장면의 숨 가쁜 속도감과 일상에서 유일하게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었던 아일린과의 데이트 장면의 느릿한 무드는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며 어느 순간에든 이 말없는 사내의 절절한 고독을 웅변한다. 1980년대 스타일 몽환적인 전자 키보드 음이 충만한 삽입곡 ‘어 리얼 히어로(A Real Hero)’라든가 ‘나이트콜(Nightcall)’을 배경으로 고독한 안티 히어로가 벌이는 사투는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그 잔상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다.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감독 세스 고든 출연 케빈 스페이시, 제니퍼 애니스톤, 콜린 파렐, 제이슨 베이트먼
![[영화]드라이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46.1.jpg)
타워 하이스트
감독 브랫 레트너 출연 벤 스틸러, 에디 머피, 매튜 브로데릭, 케이시 애플렉, 앨런 알다
![[영화]드라이브 外](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47.1.jpg)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al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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